촌놈이 내 배길 거는 이런 거 빼끼 없당깨...
촌놈이 내 배길 거는 이런 거 빼끼 없당깨...
꼬들빼기 짐치 맹글기.
아직 짐장을 헐라먼 가실 한 철이 남았제마는 뭐덩간에 제철에 흔헌 걸로 맹글아 묵어야 제맛도 나는겅깨 미리 한본 맹글아서 자랑 좀 허고 마침 배추지 찾는 사람들도 있고 헝깨 맛도 좀 배기고 해서 가실에 짐치장사나 좀 해 보자고 각시를 꼬시서 공판장까지 달리 갔는디, 파장에 갔더마는 다 떨어져 뿔고 없어서 뒷날 아직에 나딴에는 일찍허니 간다고 갔는디도 다 나가 뿔고 여나무 뭇 빼끼 안 남았더마.
그거나따나 맹글아 보자고 패랑 사 와서 꼬들빼기는 꼬빡 하리를 몰강물 갈아 감서 우롸내 건지서 물 빼 놓고...
패도 넉단이나 사 와서 이삐개 따듬았는디, 이걸 꼬들빼기랑 항꾸내 버무를랑갑다 했더마는 다 옇는 거시 아니라 짐치속으로 쬠 쓰고 남치기는 따로 패짐치를 당근다는그마.
거년에 제복 패를 숭거서 담더마는 해도 각시가 하도 패짐치를 좋아헝깨 나 밭에서 나는 거 갖고는 금새 바닥이 나삐린당깨...
올해는 우리밭에 꼬치가 제복 달링 거 봉깨 꼬치 풍년은 풍년인갑는디, 모른꼬치랑 양파랑 마늘, 생강에 쌔비젖허고 씩은밥 한 덩거리까지 보탠디다가 멜따구젖까지 챙기 논 거 봉깨 이것도 솔찮허니 들어가는 거시 많네 이~!
아매 촌집서 요런 기계 사다 놓코 우리만큼 본전 챙기는 집도 없쓰껀디, 맨날 쓴다고 크개 다라질 것도 없씅깨 동내 방앗간이 따로 없당깨...
기왕지사 무치는 짐에 담근다고 알타리무시까지 항꾸내 닐이 놔 농깨 짐치공장이 따로 없네...
암튼 시집 옴서부터 20년이 넘는 세월을 하도 주물라 댄 거시라 농깨 인자 손에 맛이 배있는지 각시 손이 간 거는 안 맛낸 거시 없는디, 아매 나 주뎅이가 각시 손에 질이 들어서 글 것제?
어찌나 손이 큰지 양념 안 애끼고 호빡 쌔리 영깨 이리 옇코도 맛이 안난다먼 말도 안 되는 거것제.
기냥 창고에 여 갖고 배추지 맹키로 맛이 언능 안들먼 사달낭깨 하릿밤을 난장에서 살쩨기 익하 갖고 맛을 좀 딜이서 인자 창고 안에다가 여 놓코 가실 내 묵어도실 참인디, 이리 맹글아 논 놈을 이 참에 묵은지 보내 주란디 맛배기로 좀 여서 보내고 이거 보고 눈독 딜이는 사람도 좀 달개고, 촌놈이 내 놀 거시 없씽깨 이런걸로나따나 인사도 때우고 허는거제 뭐~!
첨에 이걸 맹글 직애는 민들레랑 여서 당글라고 했었는디, 맨날 풀을 쳐 뿔고해서 민들레가 아직 에리서 담에 맹글 직애나 왕고들빼기랑 항꾸내 여서 맹글아 봐야 쓰것그마.
본래는 이 꼬들빼기짐치를 딴디서는 잘 안 묵던 거라서 과냥읍내 한약방집 아들로 큰 술동우 성님이 예전에 광주서 핵괴 댕길 직애 가 가서 인삼으로 맹근 짐치라 해 농깨 싹쓸이를 해 뿔더라는 이약도 허고 허던건디, 요새는 늦개 배운 사람들이 더 좋아라 해 쌓터랑깨... 해나라도 맛 보고 자부먼 기벨허이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