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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입니다.(15일째-서울)

농부2 2007. 12. 3. 13:45
이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네요(15일째-서울)

이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네요(15일째-서울)

시련이 클수록 이겨낸 보람도 크겠지요.

 

 

한강 다리를 건너니 정말 서울로 들어선다는 기분이 실감납니다.

 

홍익대학교 앞 걷고 싶은 거리를 찾아 드니,

 

촌놈 왔다고 이렇게 환영해 주는 님들이 있어서 그 동안 겪었던 고통과 어려움이 말끔히 씻어지네요.

 

서울에 사시는 향우님들도 나와 주시고,

 

미리 도착해서 준비를 마친 행사장에는 손님들이 찾아 드네요.

 

수시로 텃밭도서관에 책을 보내 주시고 출발 때부터 함께 하신 동화작가 임정진님이 이렇게 직접 만든 책까지 준비해 와서 행사를 도와 주시고,

청주 공연에 이어 한양 행사장까지 따라 와 준 오동팔품바는 추위를 몰아내고 판을 만들어 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힘든 하루 공연을 마치고 들어 온 판돈까지 다 털어 넣는데... 정말 가슴이 복받치네요.

 

이렇게 많은 책을 들고 와서 다른 도서관에 보내 달라는 분들도 있어 힘을 내게 하고,

 

말없는 성원이 가슴을 뜨겁게 해 줍니다.

 

이번 행사 기간 내내 정말 몸으로 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신 회원님들...

 

이런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 속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하여 보람을 찾고 희망을 봅니다.

 

정말 일당백의 역군들입니다.

 

서울 사는 형제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지난 보름 동안의 모든 것을 잊고 실컷 먹고 마셨네요.

 

서울 행사를 마치고 뒷날(2일) 늦은 시간에 아침겸 점심을 먹고 나섰는데,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가 촌놈 마음을 착잡하게 하더니 덕유산자락으로 접어드니 아예 발목을 잡는군요.

 

텃밭도서관의 미래를 보는 것처럼 막막하기만한 길을 달리는 기분을 하늘도 아는건지...

 

뒷꼭지가 부끄러워 밝은 대낮에 못 들어서고 늦은 밤까지 시내에서 한 잔 걸치고 들어 왔더니, 밤늦게까지 기다리다가 돌아 간 아우님들이 남기고 간 정성이 눈시울을 뜨겁게 하네요.

 

오랜만에 내 집에서 편한 밤을 보내고 둘러 본 축사에는 쥔이야 있던 없던 건강하게 낳아서 뛰어 다니는 염소새끼들이 여나무 마리나 되네요.

정말 보름동안 지금까지 살면서도 몰랐던 세상을 보고 배웠고, 세상이 촌놈 마음 먹은 대로 움직일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시작부터 쫒기는 상황이라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고, 선거철과 맞 물려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 했지만 시골의 작은 도서관이 전국을 누비며 어느 누구도 해 보지 못했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 봅니다.

이제 텃밭도서관을 지키기에는 불가항력이라는 행정의 힘을 절실하게 깨닳은 만큼 앞으로 텃밭도서관이 가야할 새로운 길을 찾은셈이니까요...

유랑도서관.. 부평초도서관.. 어떤 이름으로 나설지는 모르지만 어느 한 곳에 얶매이지 않고 도서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다니며 함께 웃고 놀며 아이들에게 작은 꿈이라도 심어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을 꿈꾸어 봅니다.

이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더 이상 공장이 들어 서는 것을 막을 명분도 없고 능력도 없으니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겠지요.

다음 토요일(12월 8일)은 부산에서, 일요일(12월 9일)은 대구에서, 12월 15일(토요일)은 광주에서, 12월 16일(일요일)은 광양에서 도서 교환 행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행사는 공장을 막을 목적도 아니고 모금이 목적도 아닙니다.

다만 이번 행사를 마치고 남은 책도 아깝고 기왕 전국순회를 나섰는데 이런 도시들이라도 거쳐야 전국을 돌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책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고 새로운 이동 도서관에 대한 시험 무대이기도 합니다.

각 지역과 연고가 있고 이런 행사 진행에 경험이 있는 분들이 장소 선정에 앞장 서 주시면 이 추운 겨울을 녹일 수 있는 좋은 문화 행사로 기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텃밭도서관이 제대로 된 문화의 텃밭이라면 몇 번 밟는다고 사라지고 말지는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