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농부네 텃밭도서관 생활문화 큰잔치 후기(1)
잔치날을 잡아 놓고 행사일이 가까워지니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군요,.
전날까지 날씨가 맑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쾌청! 그 자체네요.
하늘은 한없이 높고 푸르고..
옥상에서 넘겨다 본 백운산 봉우리가 어느 때보다 가깝게 느껴 지더군요.
미쳐 준비가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축하 화환도 들어 오고,
대충 급한대로 행사 준비도 틀을 갖추어 갑니다.
행사안내와 방명록 접수도 준비되고,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었네요.
텃밭에서 생산된 농산물 판매장도 생기고,
농사체험장도 급하게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후 2시 10분, 예정 시간보다 10분 늦게 개회를 알리는 사회자의 안내가 있었고,
주인으로서 환영의 인사를 드리라고 해서 한 말씀 올리네요.
서울서 달려 오신 어울림님이 축하의 인사말을 마치고,
진상초등학교 학동들의 풍물놀이공연이 서막을 엽니다.
고시리같은 손으로 장단을 맞추는 재롱에 많은 분들이 흥겨워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켠에서는 벌써 성질 급한 아이들이 타작체험을 시작하는군요.
우리들까지만 해도 지긋지긋하던 일들이 어느새 아이들에게는 놀잇감으로나 보게 되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네요.
다음 순서로는 구례서 연수 중인 장애리님과 학생들이 가야금을 연주하며 흥을 돋우어 줍니다.
흥겨운 가락이 가을 하늘에 널리 퍼지는데...
청중둘이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못 이겨서 저마다 그늘 밑으로 파고 드는 바람에 앞자리가 좀 허전하네요.
대신 불나는 곳이 따로 있네요.
호떡집에 불난다더마는 마당 한 켠에 마련한 호떡만들기 체험장이 대박이 났네요.
호떡 재료를 한 상자(150장 분)를 준비해 두었는데 두 시간도 안 되어 바닥이 나 버리고 마네요.
먹는 것보다 신기한 것을 찾아 노는 아이들도 있고,
먹거리 장터에서는 일찍 온 손님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 장소를 옮겨 시작을 하니 준비하는라 정신이 없네요.
묵은지 빈대떡 1장에 1천원, 장터국수 2천원으로 텃밭도서관 행사에서는 처음 장터를 운영해 보는데 밀려드는 손님들을 감당하기가 힘드네요.
한 켠에서는 전어구이도 판을 벌리네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이수자이신 박정선명창께서 제자들과 함께 귀한 걸음을 하여 소리를 들려 주시니 어르신들이 무척 즐거워 하시더군요.
낭랑하게 울러퍼지는 판소리가락이 가을타는 남정네들 가슴을 훼집고 지나갑니다.
좋은 소리가 있는데 그냥 있을 수가 없지요.
먹거리장터가 붐비기 시작하네요.
풍물로 솜씨자랑을 한 친구들은 무조건 무료구요.
사진촬영에 재주가 있는 친구들이 마을 어른들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마련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미쳐 준비하지도 않았던 아주머니들이 젊었을 때 만들어 두는 것이 좋더라고 다투어 나섭니다.
어느 자리에나 웃음은 넘쳐나네요...
어른들이 무슨 일을 하던지 상관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아이들은 신바람이 났습니다.
우물에서 두레박질도 해 보고, 작두샘으로 펌프질도 해 보고...
감나무밑 잔디밭에서 풍금을 쳐 보는 재미도 색다릅니다.
엉덩이에 불이 나거나 말거나... 이 미끄럼틀의 인기가 얼마나 좋았던지 하룻만에 이 그물망이 다 닳았더군요...
이 북새통 속에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끌어 들이지 못하는군요.
찾아드는 사람들도 끊임이 없고,
뒤늦게 홍보를 해서 혹시나 했던 도서교환전도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더군요.
헌 책 두 권을 가져오면 새 책 한 권으로 바꾸어 주는 교환전을 지난 겨울에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아직 새 책이 많이 남아 다시 시작해 본 것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이제 주말마다 언제나 교환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읍내 청년회 친구들이 텃밭도서관 행사 때마다 달려 와서 고생을 도맡아 주네요.
이번 행사에는 솜사탕 기계를 가져 오기로 했었는데 미쳐 챙겨 두지를 앟았더니 다른 곳에서 먼저 가져가 버렸다고 달고나 만들기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네요.
어떤 것이든지 아이들이 좋아하기는 마찬가지네요.
마을 골목은 물론 큰 길까지 늘어선 차량 행렬도 동네 생기고는 아마 기록일 것 같네요.
술상이 따로 필요가 없고 누구든지 편한 자리를 찾으면 그 곳이 술상도 되고 휴식터도 되는 어찌보면 개판인 잔치고 어찌보면 참 재미난 잔치판인데 제마다 찾아서 즐기지 못하면 아무 재미도 없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남은 이야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