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인생..
돌고 도는 인생
들깨 한살이를 봄서...
이런 들깨씨를 초봄부터 모종 맹글아 엥기 숭거서,
여름내내 잎싹을 따 내도 용심도 안 부리는 거 봄서 어찌 보먼 나가 묵고 살 것다고 참 무던허니도 못 헐 짓 헌다 허는 생각이 안 든 거는 아니제마는 이거이 즈그들 팔자니 어쩔 수 없제 뭐~!
도야지괴기를 꿉던지, 누가 회평이라도 허자고 물 것들을 들고 들어서먼 덜렁덜렁 오살나개도 많이 따다가 싸 묵기도 했는디, 그래도 모툴 것이 남더랑깨..
밭 가상자리에다가 쬐끔씩 숭거 논 거라서 한참에 많이 나오는 거는 아닝깨 쬐깐헌 도가지에다가 모탔는디,
그것도 여름 내 모퉁깨 솔찮허그마 이~!
이리 소금물에다가 푹 당가 갖고 여름 넹기고 가실까지 다 보내고 난 담에 짐장 다 끝내고 나먼 든내 갖고 양념 버물라 묵으껀디, 거년에는 일찍 떨어져 삐리서 올해는 많이 해야것다 했는디도 두 도가지 갖고는 베랑 양이 안차는그마..
여지껏 잎싹을 따 묵었는디도 뭐시 남았다고 마지막 남은 가실거지를 허는디, 그래도 꿈지럭기린 만큼은 뭐시 나오더마.
각시는 이 때 딴 잎싹이 삭하노먼 더 맛내다고 마지막 남은 거 하나까지 다 훑터 대는디,
난중에 일 허기 술허라고 이리 잘잘허니 다발다발로 뭉끄는 것도 일이그마.
가실해 남은 거 한테기까지 다 끄다가 꼬타리 안으로 끄딜이서 속살을 채우는디,
각시도 촌구석에 제복 살다 봉깨 인자 할무니헌티 물리 받은 쳉이질도 솔찮허니 잘 허는디, 기껏 큰소리치고 용 쓰고 해 봤짜 내나 할무니 허던 거 어무니 허던 거 그대로 험서 사는 거시 인생이더마 이~!
야들도 봄부터 찬 바람이 쌀랑해지는 입동까지 바람 맞고 비 맞고 가뭄에 목까지 타 감서 버둥기리고 살아 봤짜 내나 첨이나 마찬가진디, 그래도 또 명년을 지달림서 살아야제.
어차피 오만 생물들은 젝제금 목심을 부지허고 살라먼 딴 생명을 안 건드리고는 못 사는 건디, 짐승들은 쥑이니 살리니 험서 난리를 침서도 야들 목심은 하나 둘도 아니고 수천 개씩 한 아구지에 주 여도 암말도 안 허는 거 보먼 야들은 죽은 목심으로 아는갑제.
시상살이가 다 지 눈으로 배기는대로 보고 허고 자분 지서리 험서 사는 겅깨 이런 디서 넘이 어쩌니저쩌니 허고 자씨고비씨고 헐 거는 없는디, 이리 잔잔헌 놈들을 개리다 놓코 봉깨 한 해가 또 저물아 가는구나 시퍼서 군담 좀 해 보는 겅깨 기냥 넹기 뿌이다 이~!
이 놈들을 물에 당가 일어서 다시 몰라 갖고 들지름도 짜 묵고 들깨가리도 맹글아 묵고 허껀디, 이것 갖고 한 해 넹구기는 택도 없제마는 다 사다가 묵는 거 보담은 낫것지다 이~!
인자 담에 들깻잎싹 다 삭으먼 다시 봅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