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농촌마을의 달집놀이
달집 맹근 이약.
정월 대 보름 달집놀이를 허기는 해야것는디, 노인네들만 드글드글헌 동내다 봉깨 솔낭구 비 나를 일이 걱정이었는디...
마침 솔낭구 간벌작업을 해서 재 논디가 있씅깨 차로 실고 오라고 갤차 주는 분이 있어서 여개를 내 갖고 달리 갔더마는 아닌게 아니라 질 갓에다가 이삐개도 비 재 놨그마.
어무니 49제 땜시 이것저것 일이 바뿌기는 했제마는 제 지내로 온 막둥이 동숭이랑 작은 놈허고 세 본을 실어다 날라 놓코 낭깨 인자 한 시름이 가시는그마.
솔낭구를 챙기다 놓코 대낭구는 동네서 알아서 장만허라고 했더마는 사람들이 없어서 일이 안된다는 이장님 전화에 바뿐 일을 밀차 놓코 나강깨 그새 아짐씨들이 좀 나와서 대낭구 끄다 나르는 일은 얼쭈 다 마칬더마.
동내 앞 빈 논에다가 달집을 세우기 시작허는디, 예전에는 삼발이를 몬춤 세우고 달집을 맹글았는디 이 참에는 크댐헌 통낭구를 실고 온 거시 있어서 거그다가 뭉꺼 시웅깨 상구 술터마.
우리 동내는 할매들이 보물이랑깨...
어찌 허꺼나 싶던 일도 쥐 소금 묵덲끼 시나부로 끄 나르다 봉깨 실실 틀이 잽히는그마.
높은 디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줄도 매서 영끄고 대낭구 솔낭구를 쑤시 옇코 험서 달집을 맹그는디,
밑불이 잘 붙어야헝깨 불쏘시개로 짚도 넉넉허니 여야제...
쉰 넘은 나가 동내서는 질로 막둥잉깨 여그서 꿈지럭기리는 양반들은 한갑 안 넹긴 사람은 하나도 없그마...
그래도 외지서 벌어 묵는 후배가 와서 거들아 중깨 그나마 심이 되는그마.
인자 준비 끝!
다 맹글아 놓코 사진을 못 박았더마는 제대로 된 모냥이 안 나와서 아쉽당깨..
달집 앞에 있는 지댐헌 솔낭구는 청룡산서 거년에 재수없이 걸리서 나자빠진 솔낭군디, 다시는 못된 일이 안 생기고로 해 주십사 허는 맘에서 나가 산 욱에까지 올라가서 짊어지고 왔그마.
더 이상 이런 꼴이 안 생기고로 잘 막아 줍시사 허고 온 동민들이 빌었씅깨 인자 더 궂은 일은 안생기것제 이~!
매구패들이 와서 북치고 장구치고 고사도 지내고..
뭐던 간에 잘 되기를 빌고 또 비는디...
예전에는 매구도 치고 춤도 춤서 씽씽 날라댕기던 모습들이 눈에 선헌디, 인자 논두덕이나 지키고 앙것는 걸 봉깨 넘의 일이 아니다 시푸네...
오만 액운 다 꼬시라 뿔고 재수 존 일만 생기개 하 주소서...
노인네들 백끼 안 배기던 동내에 아그들이 버글버글헝깨 온 동내가 싱글벙글헌디, 이리 찾아 주는 사람들을 봐서라도 심은 들제마는 달집놀이를 안 허먼 안되것지다 이~!
실제로 설날이야 이녘들 집안이나 찾아 보고 히딱 가 뿔먼 그만이제마는 보름날 이런 지서리라도 험서 온 동민들이 한 자리에 못치서 술도 한잔씩 갈라 묵고 춤도 추고 노는 날잉깨 갈수록 더 소중허니 챙기고 이서 가야헐 풍습이랑깨요...
명년 보름은 굉일날에 걸린당깨 시방 겉으먼 참말로 재미난 굿판을 맹글아 봐야것다 시푼디, 그 때 가 봐야것지다 뭐~!
암튼 신나는 달집놀이가 저녁때까지만 해도 꾸정허던 하늘이 개임서 달까지 훤허니 내달아 옹깨 올해 운수대통은 맡아 논 거더만요.
이걸로 끝이 아니고 이약이 꺼꿀로 됬제마는 텃밭도서관서 이서진 2부가 더 신났당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