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봉깨 달팽이헌티 술 칠 일도 생기네 이~!
살다 봉깨 달팽이헌티 술 칠 일도 생기네~!
느그들이 술 맛을 아냐?

상추밭에다가 약을 안 허고 키워 묵는 일이 쉬분 일은 아니제마는 여지껏 묵하 놨던 땅이라 새 땅이고 삼동농사다 봉깨 딴 놈들은 베랑 안 달라 들어서 삼동 내 잘 뜯어 묵었었는디, 날이 쪼까니 풀림서부터 달팽이들이 설치고 댕기는 꼴을 못 봐 주것그마 이~!
몇 마리가 뜯고 댕길 직애야 느그들이 묵으먼 얼매나 묵것냐 허고 이리 키운 걸 아는 사람들도 이런 걸 티제기 안 잡고 맛나다고 잘 묵어 중깨 괘않았는디, 상추가 잘 커서 좀 폴아 묵을라다 봉깨 기냥 놔 노먼 안 되것네.
근다고 약으로 조재길 수도 없는 일이라 하우스농사를 오래 진 사람들헌티 물어 봤더마는 야들이 맥주를 좋아헌다는그마.
이걸로 되까.. 허는 생각이 들기는 허는디, 그래도 허파 삼아서 냉장고에 누가 사다 여 논 놈이 있어서 들고 가서 술을 붓는디, 살다살다 나 가 달팽이헌티 술 칠줄은 꿈에도 몰랐그마 이~!
야들이 몰리든다먼 시방 나가 허는 지서리가 달팽이 저승질에 잔술 붓는 거나 마찬가진디, 이런 자리서 술 애끼서 뭣 허것능가?
기왕이먼 호빡 묵고 가라고 홀랑허니 불랑깨 한 병 갖고는 모지래는그마.
술 좋아허다가 살림 망해서 패가망신 당허는 사람은 제복 봤제마는 달팽이가 주색에 빠져서 한평생 종 쳤다는 소리는 못 들어 봤는디, 야들을 봉깨 무대뽀로 술 퍼 묵고 좋아헐 일만은 아니다 시푸네.

야들 몇 이파리 주고도 나 모가치가 많응깨 크개 걱정헐 일도 아니고 나 묵을 술도 모지랜디 맨날 달팽이들헌티 술이나 치고 앙것을 수도 없는 일인디, 야들 땜시가 아니라 꼬치 모종 부 논 것이 커서 언능 엥기 주라 쌍깨 이리 한참 신나개 크는 놈들을 정리헐랑깨 아까 죽것네.

아까라 해 봤짜 사람도 가는디 이걸 보듬고 앙것을 수도 없는 일이고 갈 때 되먼 미련없이 보내야제...
그래서 막팍에 인심 한본 크개 쓸 판인디, 이번 주말(3. 21일, 22일)까지는 벗타 놨다가 상추 좋아허시는 분들이 와서 맙대로 뜯어 가는 날로 맹글아야 것네요.
근다고 한둘이 와 갖고 싹쓸이를 허라는 소리가 아니라 아그들 덲고 와서 채소농사 짓는 것도 젺어 보개 허고 약도 안 허고 비료도 안 헌 상추 맛이 어찡고 맛이나 좀 보라는 겅깨 너무 큰 보따리 챙기 오먼 안 된당깨요.
암튼 많이 오먼 반타서 가 가고 쬐끔 오먼 한 보따리 챙기 가 지껀디, 꽃귀경도 허고 상추도 챙기는 일이 날이먼 날마다 오는 거시 아닝깨 잘 맞차 보이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