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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막살이집 한 채(제20화)

농부2 2009. 10. 2. 00:15
오막살이집 한 채(제20화)

오막살이집 한 채(제20화)

이제 얼어 죽지는 않겠네..

 

 

지난 주말까지 진행 되었던 모습이고,

 

 

빙빙 돌아서 내벽 미장을 다 하고,

 

방바닥을 골라 돌 놓을 기초 작업에는 모래랑 시멘트를 배합해서 대충 바닥을 골라 준다.

 

아궁이를 만들 곳을 먼저 만들어 놓아야 구들자리도 아궁이부터 맞추어 놓을 수가 있으니 시작을 하는데 처음에는 크고 작은 솥을 두 개를 걸 예정이었지만 사정이 생겨 하나 밖에 못 올렸다.

 

이 구들돌이 워낙 크고 좋아서 아주 힘들게 놓기는 했는데 다 놓고나니 구경하러 오신 이장님이 "이 돌은 청석인디?" 하신다.

청석이라면 불을 때면 튄다는 소리는 들어서 아는데 도대체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모르니 심사숙고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빼 낼려면 깨 내는 수밖에 없고 덩치가 크고 아까우니까 그냥 사용하기로 하고 대신 내열처리를 해 보기로 했다.

 

친구가 가져다 준 내화시멘트를 발라서 다시 엎어 놓기는 했지만 살다가 이 것 때문에 구들장 뜯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이 남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들장 놓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구들장은 지난 해에 사서 준비해 둔 것이 있어서 끌어다 놓고,

 

구들장을 다 펼쳐 놓은 다음에 두꺼운 것부터 골라서 아랫목부터 놓아가는 것이 순서다.

불이 바로 닫는 부분에는 주변에서 주워다 놓은 두꺼운 돌들을 놓는데,

 

 

넙적하다 싶은 것들은 다 써 먹어야겠다하고 들어 나르는데 이 정도되는 돌을 움직일 수 없으면 집 짓겠다는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해 본다.

 

대충 놓아 가는 걸 보니 사다 놓은 구들장이 훨씬 부족해 보인다.

사다 놓을 때 큰 방을 하나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해서 가져다 놓은 것인데 명색이 방 두 개 면적을 놓으니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30여년 전에 아랫채를 뜯어 지으면서 그 방에서 나온 구들장을 뒤안에 쌓아 놓은 것이 생각나서 찾아 보니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남아 있다.

 

 

 

 

 

요즘은 매일 이렇게 돌을 나르며 운동을 무척 많이해서 몸이 아플 여가가 안 난다.

 

이것저것 합쳐서 겨우 바닥을 다 채울 수 있어 다행이다.

 

잔돌로 틈새를 메우고 황토를 이겨서 덮어 가는데 좀 어설프다 싶을 정도로 수월케 넘어간다.

 

아무튼 이제 겨우 온돌 작업은 마쳐졌는데,

 

이제 방과 부엌 사이의 내벽을 만들 차례다.

여기는 처음에 옆에 화장실이 있어 타일 작업을 해야하니 블록으로 쌓자했던 것인데 구태어 타일은 안 붙여도 되니 황토로 쌓아도 됐었는데... 황토로 마감을 하기는 하겠지마는 후회가 남는 곳이다.

 

이제 부엌을 만들기 시작한다.

 

솥단지를 걸 아궁이 자리를 만들고,

 

아궁이 바닥은 자주 재를 긁어 내어야 하니 시멘트를 이용하여 단단하게 처리한다.

 

부엌바닥을 만드는데까지 쓰고나니 그렇게 많아 보이던 황토도 거의 바닥이 났다.

지붕에까지 올리려고 장만한 것이었는데 지붕에 올렸더라면 먼저 만든 것만큼 더 만들었어야 했을 것이다.

 

이제 부엌도 대충 마무리 되었는데 따로 큰 부엌이 있으니 여기는 요리를 할 곳이 아니고 불만 땔 곳이라고 자리를 좁게 잡았더니 너무 좁아서 불이나 제대로 때어 질 것인지 이것도 걱정스럽다.

 

이제 온돌방 바닥을 돋우는 성토작업이다.

 

 

 

 

 

일하기가 쉽지 않아 지게로 져 날라야겠다 생각하고 지게를 챙기다 보니 도저히 져다 나른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이렇게 다리를 만들고 조금씩 실어다 넣으니 좀 수월하기는 한데 온돌 두께가 아랫목쪽은 30cm나 되고 웃목은 15cm정도 되는 높이라 구둘장 두께를 뺀다해도 엄청난 황토가 들어가서 한나잘 동안 다 넣고나니 완전히 기진맥진이다.

 

이제 방하고 부엌도 제대로 나누어지고,

 

 

실어다 나른 바닥에다가 고르게 깔고 흙을 이렇게 다지는 일을 흙다짐이라고 하는데 나무망치로 다져야 하는 것인데 이걸보고 따로 망치를 만들 수도 없고 해서 서까래 쓰고 남은 나무토막으로 절구질 하듯이 다져 가는데 이것도 장난이 아니다.

아무튼 이제 온돌바닥 작업도 마쳐졌고 아궁이에 시멘트만 대충 양생이 되면 저녁에라도 불을 넣을 수 있게 되었는데 급할 것은 없으니 내일 아침에나 불을 지펴 보아야겠다.

결국 추석 명절에 방을 이용할 수는 없게 되었는데 이만큼 된 것도 감지덕지해야 할 일이다.

콧구녕만한 오두막집 하나 만든다고 정신이 없다 보니 늦사리 고추는 아예 제가 알아서 건조까지 다 시키는 모양이다.

땅콩도 캐야 할텐데...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구절초는 아예 산책로를 베개삼아 자리를 잡고 누워 버렸다.

텃밭도서관에서는 누구든지 먼저 자리 잡으면 주인이다는 것을 이 놈들이 먼저 알아 버린 모양이다.

그래도 얘들을 보니 가을이 깊어졌다는 것은 알겠네.

이제 추석이 지나고 나면 축제준비에 집 마무리에 정말 눈코 뜰새가 없을 모양인데 일 하는 것보다 내가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사진이랑 이 글을 올리는 일이 더 오래 시간이 걸리고 잠을 못자게 해서 사람을 지치게 하는데 빨리 못 올리게 되면 많이 궁금하신 분들은 텃밭도서관을 찾아 오시는 것이 빠를 것 같다.

이제 추석이니 좀 쉬어 지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