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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랑은 아무나 하나...

농부2 2010. 9. 16. 21:27

 참 황당헌 일이다.

 

이리 송아지만 헌 개가 텃밭도서관을 누비고 댕기는 일이 생깄다.

 

 

 

업둥이는 우리 집에 오기 전에도 새끼를 두 배나 낳코 왔다는 놈인디, 우리집에 와 갖고 다섯배도 더 새끼를 난 놈이 지난 봄에는 뜸 허걸래 인자 나이가 들어서 새끼를 안 날랑갑다 허고 좋아라 했더마는 올 여름에 또다시 바람이 났는지 온 동내 숫놈은 다 불러 딜이는그마.

근다고 이리 큰 놈이 달라 들먼 시방 어쩌것다는 거여?

 

뭐가 뭔지도 모르고 업둥이년도 케큰 놈만 배기먼 기냥 좋아서 예전 서방놈들은 채리 보도 안 허는디...

 

 

 

그리 싸나바 배기는 놈들은 아니제마는 해나라도 아그들이 들락기리 쌍깨 놀래까 시퍼서 쫓차내도 안 됭깨 각시가 업둥이를 퇴까니막에다가 여 놔 삐리 농깨 아예 터를 잡고 빚 받으로 온 놈 맹키로 죽치고 산다.

 

 

근동에 사는 잡견들 중에서 명색이 쑷놈이라는 것들은 다 몰리든다.

이 놈들은 하도 찌대다 봉깨 아예 주구집인 거 맹키로 항꾸내 놀자고 헌다.

 

 

이 놈들은 진작에 업둥이랑 신방을 꾸미 봤던 놈들이라 그 정을 못 잊어 삐리고 수시로 들락기리는디, 이번에는 덩치에 밀리는지 젙에 가 보도 못 헌다.

 

 

 업둥이를 차지헐라고 쟁탈전을 벌이던 놈들이 어떤 놈이 고지 점령을 했는가는 모르것는디, 덩치는 송아지만 헌 놈이 업둥이를 눈텡이랑 다리 몽뎅이를 씹어 삐리고 간 걸로 봐서 덩치 큰 놈 차지는 안 됬던 거 겉다.

참말로 사냥꾼들까지 와서 잡아 가것다고 총질 허는 것도 피허고 살아났던 누렁인디, 이루지 못헐 사랑에 가심만 멍이 들고 어디로 갔는지 다시는 안 배긴다.

첨에는 새끼를 나먼 이삐고 아그들도 좋아라고 덱꼬 놀아 쌓타가도 누가 가 가도 안 허고 다 키울 수도 없고 강아지 때만 지나먼 아그들도 좋아라 안 헝깨 치워 내는 일도 죽을 일이라 불임을 맹글랑깨 30만원이나 주라는 바람에 속만 낋이고 있는디, 올 가실에는 또 억지로라도 강아지들을 키울 수빼끼 없것그마.

암튼 찬바람 붐서 텃밭도서관을 이런 개판으로 맹글던 놈들은 발길이 뜸헌디, 이 난리를 피우던 업둥이년 배지는 날이 갈수록 불러만 간당깨요... ^^

출처 : 농부네 텃밭도서관
글쓴이 : 농 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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