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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바람 바닷바람 켓바람-1

농부2 2011. 3. 8. 07:22

고흥 사는 친구들이 집이 와서 놀고 감서 즈그들 고향동내가 섬인디 반지락이랑 해삼이랑 괴불이 버글버글헌다고 자랑을 해 댕깨 귀에린 각시가 가만 있쓸라 헝가?

그믐씨는 물이 그리 많이는 안빠진다는디 영등씨에 갈라먼 미리 알아 봐야헌대서 반굉일이라 누가 집이로 올랑가도 모릉깨 들어 서기 전에 나선다고 새복밥 챙기 묵고 나서는디...

 

챙기 갖고 나서는 거 봉깨 아매 남해바다를 통째로 다 실고 올랑갑그마...

첨에 갈 직애는 10시 배를 타고 들어 가 갖고 4시 배로 나오먼 된다고 해서 쎄가나개 달리 간건디, 고흥허고도 녹동항에 도착허고 안내를 해 줄 사람헌티 기벨을 헝깨 물이 1시 넘어야 빠징깨 1시배로 들어 가자는그마.

그 때까지 기냥 지달리느니 가차분 소록도라도 귀경허고 오라는디, 글고 낭깨 참말로 오랫만에 소록도를 왔네..

각시는 한본도 안 와 본딩깨 이 참에 할랑허니 귀경이나 좀 허자 허고 나섰는디...

 

요새는 다리가 놔 져서 배 지달리껏도 없이 차로 핑허니 가먼 되는디, 주차장에다가 차를 대 놓코 들어가는 초입부터 가심 아푸개 허는 기림들이 배기는그마.

 

시방은 깨끔허니 단장된 소록도병원인디,

 

예전에는 이런 삘건 벽돌로 맹그라진 깜빵 아닌 깜방서 한센병 환자들이 살았던 거제 이~!

여그는 뭘 잘못헌 사람들을 가돠 놓는디라더마.

 

소록도가 병원만 있는 작은 섬은 아니고 해수욕장도 있고 갯벌서 조개도 잡고 헌다는디, 딴디서 들은 이약이제마는 이 동내서 잡은 거는 젊은 사람들이 잘 안 묵을라 헝깨 딴디서 잡은거라 험서 폴았다더랑깨...

 

 

예전에 썼던 살림살이들도 모타 놓코,

 

 

나환자들을 치료허는디 써 묵었던 약이랑 도구들도 모타 놓코 그랬더마.

 

소록도 공원은 참말로 많은 이약들이 댕기 있는 공원인디,

 

 

나가 스무나무살 묵었쓸 직애 녹동사는 동무랑 놀로 와서 찍은겅깨 35년도 더 되는 세월이 흘렀는디도 나무만 무성해 졌제 그 때나 시방이나 베랑 달라진 거시 없더마.

그 때 들은 이약으로는 정작 이 공원을 이 동내 사는 환자들은 밖에서 오는 사람들 놀래개 헌다고 못 나댕깄다던디, 시방은 그나마도 울타리를 둘러 쳐 갖고 다 배기 주도 안허더랑깨...

 

전애전애 예전애 한하운님의 일대기를 봄서 눈물 꽤나 쏟았던 적도 있었고 그 책을 봄서 제 손이 아푼 거 겉애서 밤새 책을 봄서 울었다는 이삔 가이내도 생각나는디, 보리피리 시석을 봉깨 참말로 감회가 새롭그마.

 

맨날 어디 댕김서 사진기만 들고 댕기다 봉깨 둘이 백힌 기림이 없어서 이 참에는 귀찮체마는 삼발이 다리를 들고 갔더마는 반굉일 아직질이라 사람도 베랑 없고 헝깨 폼 잡고 놀기 딱 좋터랑깨...

 

 

참 여그 이 자리 기림은 오래오래 안 이저 삐리고 소록도 허먼 생각나던 딘디,

 

 

예전 생각험서 폼 좀 잡아 봤당깨...

 

보기에는 베랑 안 변헌 거 겉앴는디, 이리 대 놓코 봉깨 십자상이 안 배기는 거시 낭구들이 참 많이 컸네 이~!

 

 

 

 

세월도 참~!

나도 이런 때가 있었는디, 인자 서리가 힉허니 내리 앙근 거 봉깨 제복 살기는 살았능갑네.

 

 

참말로 많은 사람들 눈물이랑 한을 담고 있는 이 동내 와 갖고 이리 폼이나 잡고 댕기도 괘않을랑가 모르것는디, 시방은 의술이 많이 좋아져서 나병이 큰 병도 아니라더마.

 

이 동내 사람들을 타갰는지 낭구도 참말로 찔기개 사는 놈이 있더랑깨...

 

소록도를 나섬서 한 방~!

 

참말로 날도 따땃헌 봄날에 생각도 안 헌 소록도 귀경을 험서 할랑기리서 좋았는디...

근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디, 이거시 뭔 꼬라지까 이~!

아직에 나설 직애는 바로 섬으로 들어 갈 걸로 알고 섬에는 뭘 사 묵을 디도 없당깨 각시가 대충 밥을 싸 갖고 온건디, 기냥 어디 가서 맛난 거나 좀 사 묵재도 그리 헝가?

혼차 가서 묵고 오라제마는 말이 쉽제...

암튼 이 정도로 말 그대로 점심을 대충 때와 뿔고 인자 조개를 잡으로 간다 이~! ^^

출처 : 농부네 텃밭도서관
글쓴이 : 농 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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