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참말로 자랑스런 문화유산 달집놀이
정월 초하릿날부터 이서 온 설명절이 인자 막바지에 단 거 겉다.
그동안 살아 옴서 젺끈 걸로 봐서 정초에 한 댓새 정도는 집안 어른들이나 조상님들을 찾아 보는 날이고, 중반 댓새 정도는 처가나 외가 겉은 좀 멀리 있는 일가친척들을 찾아 보는 날이라 허먼, 마지막 닷새는 동무들허고 정을 돈독허니 허고 동민들끼리 화합을 다지는 날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쓸 거 겉더마.
안동 처가에 사시는 장모님 생신이 정월 열삿날이라서 좀 늦기는 허제마는 올부텀은 그 날을 맞차서 동구간들이 다 못치기로 해 농깨 상구 할랑허고 오붓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터마.
자주 찾아 뵙지 못 허는 장모님께 세배도 올리고..
자주 만내지 못 허는 동구간들이랑 조카들까지 항꾸내 늙어가는 판잉깨 맞절로 일년 인사를 대신 허는 거제 뭐~!
어차피 딸허고 아들허고 형펜들이 다릉깨 한 자리에 다 못친다는 거는 에러분디, 마침 장모님 생신도 설 때고 헝깨 억지를 좀 부리더라도 한 자리 못치 보는디 의미가 있는 거제 이~!
음석들도 자신 있는 거 하나씩 해 오라 해서 닐이 놔 농깨 상다리가 내리 앉것더랑깨..
인자 연년이 이 날은 비 갖고 항꾸내 다 못치기로 해 놨씅깨 초하릿날 친정도 못 가고 산다고 각시 입 안 나오것제 이~!
이런저런 노락질 해 감서 정월도 반동가리가 나고 봉깨 인자 아쉬분 보름날이 됬는디, 인자 맨날 들앙거서 놀기만 허던 삭신을 풀고 나와서 좀 꿈지락기리 봐야제 이~!
아매 설 끄터리에 이런 행사를 허개 맹그라 논 것도 슬슬 몸도 풀고 이웃들허고 남은 음석들도 갈라 묵고 허라고 맹근 날인 거 겉더랑깨..
찰밥을 맹그라 묵고 여러가지 너물을 맹그라서 묵개 해서 삼동에 모지랜 영양소를 섭취허개 허자는 것도 있것제마는 아그들이 찰밥을 얻어다가 도구통 갓에서 묵개 허고 허는 것들은 소심헌 아그들까지 이웃들이랑 어울리 감서 사는 법을 알개 모르개 갤차 줄라고 맹그라 논 거 겉더마.
설에 맹그라 갖고 묵고 남은 음석들은 이날 다 묵어 치우라 허고 갈라 묵으라고 2~3일 전부터 매구를 침서 집집마다 돌던지 보름날 저녁에 각설이타령을 험서 돌던지 허는 놀이들도 다 그런 맥락이랑 다 이서진 거 겉더랑깨..
요새 맹키로 어찌허먼 나 새끼만 잘 믹이고 나 새끼만 똑똑허니 맹글고 나 새끼만 부재로 잘 살개 맹그까 허는 생각들을 절대로 사람겉은 사람은 안 했던 시절이었씅깨 이런 모든 행사들도 가능했던 거제 이~!
이런 거는 넘들 다 아는 이약잉깨 새살은 그만허고..
년년이 해 오던 달집놀이를 올해는 좀 안 해 보꺼나 했더마는 나많은 이들이 내년에는 나가 못 거들랑가 모릉깨 올해만 허세 허고 나서는 바람에 안 헐 수가 없더랑깨..
예전에는 대가 귀해서 달집을 맹그라도 대는 많이 못 세웠었는디, 요새는 대가 천덕꾸러기가 되서 맙대로 비 내도 누가 말 안 헌당깨..
에나 서로 비 가라 싸도 질 안 존디는 채리 보도 안 허는그마..
차에다가 실어 나르먼 좀 더 쉽것제마는 가만 앙것쓰먼 뭣 허냐고 다들 깐닥기리고 끄 나르것다고 해서 맽기 놨는디, 이건 절대 노인학대 허는 거시 아닝깨 욕 마이다 이~!
예전에는 가운데 말뚝을 박고 지둥을 뭉꺼 세우고 엄청나개 솔깽이 가지랑 짚이랑 쟀었는디, 올해는 좀 술허개 지 보자해서 대허고 짚이랑 나뭇등걸로 맹글기로 허고 왕대를 다섯개 뭉꺼서 짝수발을 맹그라 갖고 세우기로 했그마.
가운데 버팀대를 제대로 세우고 거그다가 대를 찌대 세우는디,
반은 바로 세우고 잔대들은 꺼꿀로 찡가 세우고 험서 맹글다 봉깨 금새 달집 하나가 맹그라 지는그마.
제대로 잘 타고 바람에 안 흥크라지개 철사로 뎅기 매는 일도 쉬분일이 아니랑깨..
눈이 께으르제 손은 부지런해서 시작만 허먼 뭔 일이던지 가닥이 난당깨..
비가 온대 싸서 걱정이 되기는 허제마는 삼동에 큰 비 오는거는 아니것제 이~!
사진을 질 욱에서 박아 농깨 영판 작아 배기는디, 동내 형편에 맞차서 큰 고상 안 허고 얼렁뚝딱 맹그라 놔 농깨 이것만 갖고도 사람사는 동내 겉고 신바람이 절로 나는그마.
촌에 삼서도 일년 중에 동민들이 항꾸내 나와 갖고 이리 심을 못타서 헐 수 있는 일이 베랑 안 많응깨 이런 거나 험서 손 맞차 보고 술도 한잔씩 허는 거제 이~!
마지막 가는 설잉깨 다 못치서 항꾸내 저녁도 챙기 묵고.. 이런 거시 촌에 사는 재미 아니것다고?
요새 농촌 형편에 젊다 해 봤짜 거그서 거근디, 나많은 이 대접 받기 싫타고 여그 찡기는 사람은 꼭 여그 찡기더랑깨..
꽃 보다 아름다분 거시 사람이란디..
그 사람 중에서도 사람새끼는 더 이삐당깨..
요새 한창 자랑잔치 준비헌다고 뭘 배와 와서 자랑허고자 허는 세빈이가 오늘은 완전히 독무대그마.
뭔 굿쟁이가 오는 뽈시로 이리 재미나껑가 이~!
저녁도 다 안 묵어서 빗줄기가 좀 굵어진다 시풍깨 맘이 바빠져서 여그저그서 불을 질러 쌓는디, 아랫마을은 볼쑤로 거진 다 탔그마.
본래는 달이 올라 오는 걸 봄서 불을 질러야 허제마는 오늘은 어차피 달은 못 볼 날잉깨 하늘 채리 볼 거는 없당깨...
활활 타는 불 속에다가 오만가지 액운을 다 태와 삐리고 올해는 존 일들만 많이많이 생기개 해 주십사 허고 빌고..
솔가지 대신 엄청 많은 대를 세워 농깨 딱딱기리고 대 터지는 소리가 엄청난디, 그 소리에 잡귀들은 다 단나 삐맀쓰꺼그마..
살다보먼 사람마다 가심 속에 이런 일 저런 일 젺끔서 화~악 싸질러 삐리고 싶은 악감정들을 슬금슬금 크기도 허는디, 이런 자리를 맹그라 갖고 직접 불을 싸지름서 씨언허니 풀어 주는 자리를 맹그라 그 싹이 안 크개 맹그는 것도 기냥 제질로 맹그라진 풍습은 아니꺼그마.
시상을 제대로 살아 보고 사람 맘을 제대로 알고 그런 거를 풀고 살자고 머리 존 조상님들이 시상사는 구석구석에 이런 배례를 해 논건디도 그런 걸 알아 묵는 사람은 베랑 없당깨..
이리 존 거를 왜 안 허냐고.. 명년에도 또 허자는그마...
비가 내리는 바람에 제대로 상도 못 챙기 놓코 대충 모싰제마는 모르는 거시 없는 귀신들이 정성은 알아 주것제 이~!
궂은 날씨에 매구패 하나도 없어서 좀 허전허기는 했제마는 에나 못 허것다던 달집놀이를 해 냈다는 사실이 더 가심 벅찬 하리가 되더랑깨..
안 허고 넘어 갔쓰먼 일년내 찝찝했쓰껀디..
날이 좋으먼 이 불이 다 사그라지도록 술판이 이서지껀디, 오늘은 이장님이 애 쓰시야 것그마..
한 때는 관에서 말기서 못 허기도 했고, 글다 봉깨 묵고 살기도 바뿐 판에 귀찮은 지서리라고 안 허기도 했던 달집놀인디, 요새 와서 날이 갈수록 더 늘어나는 거는 관에서 거들아 주는 것도 있제마는 이 놀이 한판이 얼매나 재미나고 가치있는 판인가 허는 것을 스스로 알아가기 때문이기도 헌당깨요..
우리 아그들 참말로 감옥살이 허는 거 맹키로 가돠 놓치만 말고 이런 날 만이라도 한본씩 풀어 줌서 맘껏 소락떼기 한본이라도 질러 보개 허고 불깡통이라도 돌림서 불도 싸질러 보개 해서 가심 속에 댕긴 불덩거리를 끄내서 태와 뿔개 해야 안 허것능가요.
사람새끼는 사람허고 어울리 감서 재미나개 사는 법 좀 배우고 살개허먼 안 되껜다?
달은 못 봤제마는 올 한해는 그저 맘껏 뛰노는 아그들이 많아지는 해가 되기를 빌어 본 한가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