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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오랫만에 해 보는 타작체험

농부2 2021. 10. 28. 00:23

참말로 오랫만에 해 보는 타작체험

 

코로나 땜시 에러바 진 거시 나 뿐만이 아닝깨 뭐라고 불평해 봤짜인디 년초에 텃밭도서관으로 체험을 오것다고 날 잡아 논 초등학교서 아그들이 바깥으로 나가기가 좀 거시기 헝깨 학교로 와서 해 주먼 안 되것냐고 허시는디...

안 된다고 헐 처지가 아닝깨 뭐라도 갖고 가서 아그들이랑 놀아 봐야 허는디 텃밭에서 4시간 정도야 금방이제마는 학교 가서 1학년 아그들이랑 4시간이나 전디 낼 일이 보통 걱정이 아니더랑깨요.

너무 에리서 뭘 맹그는 놀이도 좀 그렇고 어차피 수확에 관한 체험을 허것다고 했씅깨 제대로 해 보자 허고 박물관 문을 따 놓코 20년 가차이 된 고물 트럭에다가 그보다도 상구 더 나이 묵은 짐들을 챙기 실어 봤그만요.

 

그나마 2반을 2시간씩으로 갈라서 허개 해 주신당깨 쬐끔은 여유가 생기는그만요.

운동장 한 쪽에 있는 농구장에다가 자리를 잡고..

 

늘씬헌 홀태부터 세워 놓코...

 

이거 나올 직애만 해도 요새 나온 신형 탈곡기보다도 더 대접을 받았던 나이든 탈곡기는 가운데다가 자리를 잡아 모시 놨네요.

 

이거는 바람 없는 날 바람을 이루는 송풍긴디 요새는 제질로 돌아가는 선풍기가 있씅깨 누가 채리 보도 안 허는디 그래서 더 귀허신 몸이그만요.

 

풍구도 자리를 잡아 세워 놨는디 앞에 써 묵었던 쥔들이 어찌나 귀허개 잘 모시 놨던지 수 십년이 넘은 풍구제마는 시방 맹근 거 맹키로 좀구녕 하나도 없이 깔끔헌 거시 얼매나 대접을 받고 살았는지 알것더랑깨요.

 

마침 둘이서 움직일만헌 도구통이 있어서 모시 왔제 마당 갓에 놔 논 딴 놈들은 엄두도 못 냈쓰꺼그만요.

무게 좀 잡으라고 돗자리를 깔고 널찍허니 세워 놨네요,

 

이 도리깨는 그리 무게가 안 나가는 거라서 나락타작허고는 관계가 없제마는 덤으로 들깻단까지 한 뭇 챙기와서 한쪽 편에 닐이 놨네요...

 

야들은 가끔 농부네 텃밭도서관 가실 축제 헐 직애나 내 놓코 써 묵었던 놈들인디 참말로 오랫만에 바깥 바람을 쐬개 됬그만요.

농부네 텃밭 박물관 한 쪽이 몽땅 출장을 나온거랑깨요.

 

오전 4시간이라 9시부터 첫 시간이 시작이네요.

 

이거는 시진 한장 찍어 볼라고 잠깐 맽기 논 거고 1학년들이라 아직 심이 부치서 일일이 손을 잡고 땡기 조야 헝깨 보통일이 아니더랑깨요.

가실이라 해도 낮으로는 햇살이 좋아 따땃헝깨 땀 꽤나 뺐그만요.

 

탈곡기는 발로 볿바서 돌리야 허는디다가 좀 위험헌 물건이라 농깨 신경까지 써야 해서 더 심이 들었는디 두 반 아그들을 다 잡아 주고 낭깨 아직질 내 타작헌 거 만큼이나 심이 빠지더랑깨요.

 

타작헌 나락들을 몬춤 송풍기로 돌리서 검부적을 날맀는디 그 그림이 빠졌그만요.

바람을 태운 나락들을 풍구(풍로라고도 했음)에 붓고 풍구를 돌리서 알곡을 선별허는디 참말로 오랫만에 해 보는 풍구질에 아부지랑 가실일 마치고 매상헌다고 풍로질 허던 생각이 솔솔 나네요.

 

우리만 해도 실제로 나락은 방앗간에서 찧어다 묵어서 도구통에다가 옇코 도굿대로 찌서 묵던 시절은 상구 예전이었것제마는 암튼 이러고 찌 묵던 시절로 돌아가 본거네요.

 

쳉이질은 안 해 봤었는디 할무니 어무니에 각시가 허는 거까지 어깨 너머로 본 거시 있어 농깨 그럭저럭 숭은 내 지더만요.

 

도리깨질은 울아부지가 참 잘허싰었는디..

도리깨를 빙빙 돌리는 거시 아니라 도리깨를 하늘로 높이 치끼 들먼 최고 몬당에서 뒤로 안 돌고 꺾어져 내리 와서 콩이나 들깨를 치고 그랬었는디 암만 해 볼라고 해도 한 두본은 되는디 제대로는 못 배우고 말았당깨요.

 

인자 와서 도리깨질 잘 허는 거시 뭔 의미가 있것습니까마는...

아그들 눈에야 그저 좀 신기헌 놀이 정도로나 보이것지다 이~! 

 

그럭저럭 잘 마치고 났씅깨 선물로 농부네텃밭도서관 명물인 대나무피리를 하나씩 선물 했지요.

맹그는 체험은 헐 시간이 없씅깨 완제품을 맹그라서 갈라 주기만 허고 왔는디 다들 신나개 붐서 재미나라 해 중깨 좋았고 나도 모처럼 예전 일들을 추억해 볼 수 있는 귀헌 시간을 가지게 되서 즐거운 나들이가 되었그만요.

앞으로는 출장까지는 에럽것제마는 텃밭도서관서 체험을 허고 잡다고 허먼 가실철에 한 두본 정도는 정례적으로 해 봐도 되것다 허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모든 것들이 부족했던 시절이었제마는 그 시절이 정은 넘치나던 시절이어서 이런 노락질이라도 험서 타작마당의 푸짐헌 쌀밥을 온 동민들이 못치서 갈라 묵던 타작마당 한본씩 열어 봐도 괘않컷지다 이~!

팜파티가 뭐 벨거 있것는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