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에 가는 길(가는 날)
처갓집 가는 길!(가는 날)
(섬진강 휴게소(부산방면) 뒤, 꽃은 꽃대로 물은
물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갈길이 따로 있구만!)
참말로 오래 간만에 처가집을 가는갑다.
쎄가나개 헌다고 해도 벨나개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안동이란 디가 그리 먼 디가
아닌디도 허는 일없이 바뿌개 설치다봉깨 맴이 뜨방해지고
몇 해가 넘어 가 뿌럿는디 추석 쇠고는 바로 가 볼라고 날을 잡았더마는 간다고 나설랑깨
장모님이 이녁 친정에 가신다는 말에 또 주저 앙거 뿔고..... 글다가 이참에 생각도
안 허고 있다가 급작스럽게 나서개 됬는디 모처럼 외가에 간당깨 작은 놈이 지도
항꾸내 가것다고 따라 나선다.
도라꾸는 짐 실고 댕기는디나 맞제 먼디 나 댕기는 디는 영 안 펜헌디 세 건석이
타고 강깨 간데 찡긴 놈은 상구 안 존디 그래도 친정 간다고 수레미 꿉고 계란
쌂아 싸고 소풍이라도 가는거 맹키로 챙김서 좋아 죽것는 각시가 싫타꺼여! 아니먼
외가에 간다고 방방 뛰는 아 놈이 투정 허것써? 무단허니 몇 년만에 처가에 가는
놈만 지 혼차 지 죄를 잘 앙깨 주눅이 들어 갖고 케가 늘어지제 뭐!
학교 마치고 오는 놈 지달리서 정심을 챙기 묵고 세사람이 한차에 타고 한곤데도
가는디도 젝제금 가는디는 싹 다 다른, 요상헌 나들이가 시작 됐는디...... 날이
비가 오꺼라고는 허덩마는 그래도 많이 참아 주니라고 귀경허고 갈만큼 좋은 날이그마!
(섬진강 대교에서 올려다 보는 섬진강-배가 부를대로
불렀구만!)
차 타고 집 떠난 지 십분도 안되서 섬진강을 건넴서 봉깨 수 천 년이 넘도록 지
자리를 지키고 넉넉허니 흘러 가는 강을 보먼 볼 때마다 나도 넉넉해지는디 이 강도
반은 절라도고 반은 깅상돈디 어디 실금 한 개도 안 배기고 잘 흘러 가는디.....
강을
건네도 그 산이 그 산이고 그 밭이 그 밭인디 말금헌 가실햇살을 받음서 익어가는 곡식이나
풀이나 꽃들을 귀경험서 신나개 내달리던 차가 진주를 지내고 마산이 배길라 말라헝깨 차들이 질에 빡빡허니
맥히서 통~간에 앞으로 갈 생각을 안허는디 어메! 환장허것구만 이~! 이런디 잘 안댕기다가
한본씩 이런디 찡기노먼 왜 이리 까깝헌지 나는 찝찝해 죽것는디 넘들은 기냥
긍갑다 허고 잘도 전디고 있구만!
이리 너른 질을 거미줄 맹키로 맹글아 놔도 금새 차로 메이삐리는디 나거튼 촌놈도
차를 몰고 댕기는디 오죽허겄는가 시퍼서 전디고 앙거서 예전에 핵괴 댕길직애 마산
동꼬놈들이랑 미쳐 댕김시롱 돗섬이랑 가포 해수욕장으로 몰리 댕김서 놀던 일들이랑
마산 한일합섬 댕기는 아가씨들 꼬시 보꺼라고 껄떡기리고 쫓차 댕기던 일들이나
생각험서 시간을 쥑이다 봉깨 다들 잘 살고들 있는지 궁금해 진다.
다 늙은 할아씨 오짐줄 맹키로 찔끔찔끔 가던 질이 대구쪽으로 빠짐서는 다시
풀리고 얼마 안가서 낙동강이 배기는디 여름 한 철을 보냄시롱 얼매나 난리를 젺었는지 몇 달이 지났는디도
아직도 그 흔적이 구석구석 남아 있는디 남지라는 동내가 나옹깨 일찍허니 엄니 아부지를
이저삐리고 삼촌 집이 얺치 살다가 시집간 집안 동상이 개득되는디 한참 수박농사
진다고 욕 보덩마는 요새는 마산서 장시를 헌당깨 큰 물날리는 안 젺끄고 넹갔것다
시푼디..... 에리서 그리 고상을 많이 허더마는 시집 가 갖고도 홀씨엄씨 시집을 한참
살던디 인자 씨엄씨도 없씅깨 지 복 찾아 잘 사는지..........!
잘 나던 질이 대구가 배긴다 시푸더마는 또다시 맥히기 시작허는디 대구만 배기먼
가심이 뛰는 거는 먼 빙인고......예전에 가야산에 등산 갔다가 대구 경북여고 댕기는
가시나들허고 만내서 가야산 밑에 몰강물이 흐르는 냇가에다가 텐트를 쳐 놓고 모닥불
대신에 촛불을 모다 놓고 둘러 앙거서 밤이 새도록 노래 부르고 놀던 기억이 떠 오르는디.....
스무 명도 더 되는 이삔 가시나들 속에서 호강 했는디 그 때 나는 대구 아라먼
선 안보고도 장개 가겄다 허는 맴을 묵게 됬다는 거 아니겄소? 그 덕에 시방 각시도
대구 삼서 나헌티 핀지를 써 농깨 대구 안줄 알고 덥썩 물어 삐맀제~! 안동 산다
했쓰먼 쬐까니 더 버타 봐쓰껀디.......!
(파랑새마을?)
차는 맥히제 배기는 거는 천지가 맥히 있는 시멘트 집 천진디 크댐헌 집 베름빡에
파랑새 마을이라는 글이 큼직허니 써 붙었는디 여그는 파랑새가 사는 동낸가.......?
글고 봉깨 여지껏 퇴끼장 겉던 집들이 새장맹키로 배기는그만 이~!
한시간이나 질 간디 갇치 있쓸랑깨 눈도 씨리고 케도 맥히고 허는디 넘들 댐배
한 대만 피도 잡아 묵을라고 눈을 까 뒤씨는 냥반들이 이 많은 차들이 똥구녕으로
쉬도 않고 댐배연기보담도 백배나 독헌 연기를 풀풀 내 팼는디도 눈도 꿈뻑 안허고 전디는거
봉깨 참말로 희안허고 속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구만!
(갈 질은 먼디.....)
어디 댕김서 낮술이나 한잔 했능가 뽁땍해진 해는 뭐가 아쉬분가 서산에 걸터
앉자 내리다 보고 있고 갈 질은 아직도 멀기만 헌디 차는 빠질 생각도 안허고 있고......진작에
이럴줄 알았쓰먼 대구 들어 서기 전에 휴게소 가서 장군이나 비우고 오껀디 얼매나
버타야 될랑가도 모르고 앙것쓸랑깨 실실 애도 터지는디 그래도 급헌 설사 만낸거는
아닝깨 전디 지것제 허고 한시간을 질 욱에서 놀랑기리고 가서 안동 가는 질로 올라 성개 보돕시
앞이 터지는디 언능 군위 휴게소를 찾아 들어 가서 장군도 비우고 댐배도 한 대 핌서
숨 좀 돌릴라 헝깨 여지껏 괘않턴 하늘이 시컴해 짐서 뭐시 번쩍번쩍허고 난린디
인자 날까지 어두버지는구만!
시컴헌 하늘에서 쉴새없이 번갯불이 번쩍기리고 쏘낙비가 쌔리 퍼 붓는 거시 오랜만에
처가 온다고 반가바서 불꽃놀이 허는건지 자주 안오던 놈이 옹깨 뭣허러 오냐고 겁 주는 건지는
모르것는디 보돕시 빗 속을 헤집고 안동을 들어 서고낭깨 나보담은 그래도 자주 친정에
댕긴 각시도 주구집 가는 질이 헷갈링가 더듬기리는거 봉깨 나가 참말로 더 헐 말이
없구만!
(뭔 놈의 가실비가 이리도 와 싸까 이~! 앞이
안배기그마!)
일곱시가 넘응깨 컴컴해져삐리고 밤이 늦었는디도 사우 온다고 밥도 안 자시고
지달리고 앙것는 장모님헌티 모처럼 절을 올리고 낭깨 어찌나 미안헌지....... 인자라도
자주 딜이다 봐야것다 시푼 생각이 들기는 드는디 그것도 올 직애 맘허고 갈 직애
맘허고 다르당깨 지내놓고 봐사 쓰것제......!
어디 갔다가 늦게 들어 온 손 아래 처남이랑 저녁을 묵고 나서 각시가 젤로 좋아라고
허고 가찬디 사시는 이모네 집이 전화를 헝깨 언능 오라고 난린디 밤 한보따리 챙기고
주구 이숙 좋아 헌다는 거 좀 챙기고 해서 밤 늦개 찾아 강깨 지달리다가 하도 안
와서 과냥서 장난질 헌줄 알았담서 반갑개 맞아 주는디 그새 땅콩을 한 소쿠리 쌂아서
건지 놨다가 내 놓는디 꼬수름헌거시 배지가 부른디도 자꾸만 주뎅이로 들어감마
이~!
나가 처가에 자주 안가는 핑계 중에 한나는 처가에 가먼 절간 간 거 맹키로 아무도
술 묵는 사람이 없씅깨 더 자주 안뽀치는디 안주만 내 논 상을 채리 보다가 안주는
존디 뭐시 빠졌다고 헝깨 술도 안 자시는 이숙이 알아 묵고는 저번 추석 때 들어
온 술병을 찾아 오라는디 이모님이 정지에 들어 가서 숭카 논걸 챙기 옴서, "난중에
사이다라도 바까 묵을라고 했는디 묵을 사람이 따로 있니더!" 허는디 말로만
듣던 안동소주가 거그 있었구만!
(에구! 이리 존 디를 얼매나 오고 잡아쓰까 이~!)
"참말로 안동으로 장가 온지 이십년 만에 말로만 듣던 안동소주 맛 보개
됐구만요!" 허고는 잔을 받아 묵는디 참말로 쥑이개 내금도 좋고 쎄에 착 달라
붙는거시 이거 혼차서 묵어도 한병 다 묵것다 시푼디 근다고 젙에 거드는 사람도
없는디 혼차만 홀짝기릴 수도 없고 딱 석잔만 묵고는 남치기는 싸 짊어 졌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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