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았다고 상 받은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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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봉깨 울 할무니가 상 탈 일도 다 있그마!
올해로 아흔 여덟살인 우리 할무니가 우리면에서 젤로 나이가 많다고 면장님이 경로잔치 허는 날 장수상을 주신다는 기벨을 진작에 받고도 해나 못 갈랑가 시퍼서 이약도 안했는디 그 참에 이우제서 모실 온 할무니들이 뭔 이약을 했던지 아직 일찍부텀 귀경가신다고 인나 몬춤 설치시는그마!
일흔 한 살 묵어 항꾸내 늙어 가는 어무니가 머리 깽기고 새 옷 챙기 입히고 허는디, "어이! 식 시작허기 전에 나와 갖고 지달리야헌디 뭣 허고 있는가?" 언능 안나오냐는 이장님 전화에, "아따! 시방 막 가요! 시간 안 늦으껑깨 맘 놔 뿌시요!" 허고는 짐차에 큰놈이랑 항꾸내 타고 진상고등학교 운동장을 들어 성깨 아닌게 아니라 온 면내사람들이 다 모치 앙것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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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한쪽에 대 놓고는 할무니랑 앞에서 일 거드는 아가씨들헌티 가 갖고, "오늘 우리 할무니 상 준대서 나왔는디 어디로 앉치야 허요?" 헝깨, "할무니 이름이 어찌 되는데요?" "황희금이라 허는디라 이~!" "어? 황희금 할머니 아까 와 계시던데...?" "뭔소리당가 금 울할무니 말고 딴 할무니가 같은 이름으로 또 있당가?" "잠깐만요~!" 허고 가 보덩마는 뭐시 잘못되서 미안허담서 앞에 앙거 지달리라고 자리를 맹글아 주는그마!
우리 할무니 자리에 앙거농깨 여그저그서 오싰냐고 인사를 허고 허는디 항꾸내 늙어가는 웃골 딸이랑 아랫골 딸이랑 와서 인사를 해도 인자 이녘 딸도 지대로 못 알아 보시는디 넘들을 누가 눈중 알거여?
그나저나 몇천명이나 되는 면민들을 다 불러 내 갖고 두세동내 어울러서 돼지도 잡고 밥이야 안주야 오지개도 걸개들 맹글아 와서 걸어 비씨 놓고는 보는 사람마다 이리 와서 한잔 묵고 가라고 잡아 땡기는디 나가 여그서 주는대로 다 묵었다가는 이 너른 운동장을 못 걸어 나가것그마!
지난 밤에 퍼 묵은 술이 아직 안깨서 찬물만 들이 채다가 맥주 몇 잔 험서 속을 잔줄르고 있는디 성님헌티서 손전화가 오는그마! "어딘가?" "여그 학교그마요! 할무니 상 타로 왔는디 한시간이나 더 있어야 될랑갑는깨... 몬춤 집이 가서 지달리시요!" "알 것네! 찬찬허니 허고 들어 오게!" 여그서도 놀아야 것고 집이 오는 손도 쳐야 것고... 오지개 바뿐 날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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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빈소개들 허고 상을 주는디 효자상이랑 효부상이랑은 단 욱으로 올라 가서 시장님헌티 상도 받고 꽃다발도 받고 글걸래 우리 할무니도 올라 가야헐랑가 허고 큰놈보고 모시고 가라고 딸리 놨덩마는 장수상은 면장님 모가친가 면장님이 밑으로 내리와 갖고 기냥 앙거 기시라험서 상을 주시는디 영 아짐찮허고 역시 면장님이라농깨 어른 뫼시는 것도 다르그마 시푸네!
상으로는 선풍기를 한 대를 주시는디 할무니는 혼차만 쓰고 더우도 잘 안탕깨 여지껏 쬐간헌 선풍기로 전딨는디 올 여름부터는 씨언허니 바람씨고 이우제 할매들헌티 자랑해 감서 살판 나것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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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저사람 높은 양반들 진소리 짜른소리 허는 거 좀 듣고 낭깨 초등학교 아그들이 매구를 치는디 아그들이 영 잘 배워서 어찌나 이삐개 잘 허는지 한참 재미나개 보고는 다른 굿도 많은디 집이서 지달릴 사람이 있다 시퍼서 달리와 봉깨 아직 안 들어왔그마!
그참에 짐승들 밥 챙기 믹이고 있는디 제주도서, 울산서, 목포서 와 갖고(글고봉깨 삼도 통합이시!) 밤새 항꾸내 술집을 돌아댕긴 성이랑 아우가 정심 때가 다 된 연에 들어 섬서, "언능 육회 내놔야~!" 허고 깝치는디, "아따! 썽질도 급허그마라 이~! 나가 시방 달구새끼 주는 것만도 가심이 애리 죽것는깨 잡아 묵는 거는 이녘들 알아서들 허시이다, 나가 잡아 끄내 주기는 헐랑깨...!" 허고는 크댐헌 장닭 한 마리를 훌치 잡아서 들리 줌서 모감지를 비틀든지 따던지 알아서 잡으라고 물 한 솥 낄이서 맽기 농깨 금촌 성님이 보돕시 터럭만 벳기 놓고는 성수 델로 간다고 단나뿌네!
"닭 잡는담서 배지는 안 따고 어딜 간다요?" 험서 뒷통수에다가 대고 외는디, "그놈이 그거 쬐끔 해 놓고는 지가 다 잡았다고 난중에 큰소리는 혼차 다 치꺼그마!" 허고 제주도 성님이 깐죽기린다. "아이고! 사둔내 넘 말허요! 성님은 그만큼도 못허고 낭구 그늘에 옹그라 앙것씀서 입으로는 오만 주문을 다 허고 까탈을 직이는디 그만이라도 허고 강깨 안 아짐찮허요?" 했더니 젙에 있던 목포 동숭이 "긍깨 안헐라먼 나 맹키로 암말 마랑깨!" 허고 거든다.
결국에는 각시 손이 가야 제대로 묵개 맹글아지는디 쌂아도 퍼근퍼근헌 가심살허고 똥집은 쌩으로 썰어서 지름장허고 내 놓는디 묵은 배추지허고 싸 묵응깨 아따 그것도 한맛 더 나그마! 목포서 동숭이 옴서 괘않은 양주라고 한병 들고 왔는디 매실술 단지를 열어 재끼 농깨 아무도 양주는 채리도 안보고 매실술로 달라드는디 울산아지매는 맥주빼끼 못 묵는다덩마 매실술에다가 첨 묵어 본담서 닭괴기 육회를 짐치 감아 갖고 맛내다고 잘도 자시그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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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참에 중마동 사는 동숭들이 주구 성수 아파 있는디 못 딜이다 봐서 날 잡아 왔담서 아그들이랑 수박에다가 깔치랑 참치는 밑반찬허라고 한 통 재고, 오리괴기는 꾸 묵자고 호빡 싸 갖고 왔는디 주구 성수 일 안시킨다고 아예 한 살림 채리갖고 왔그마! "어이! 요리만 해 오먼 날마다 와도 괘않응깨 자주 좀 뽓치소! 어따메! 참말로 이삐 죽것네 야~!"
그나저나 몬춤 온 사람들이 와상 차지를 해 삐리농깨 염소막 젙에 있는 낭구 밑에다가 도리상을 피 놓고 둘러 앙거서 오리괴기를 꾸재기는디 아그들도 맛나개 잘 묵고는 나댕기는 닭 잡는다고 좇차 댕기다가 근대도 타다가 도서관에서 책도 보다가 험서 잘 농깨 이삐그마!
인자 주말만 되먼 나집이 나집이 아닌디 사람 사는 집이 요리 버글버글해야 살 맛 나는 거는 당연지사고 실실 사람들도 제복 모타징깨 나가 뭣땀시 요리 사람들을 게나 고동이나 끄 디리는가를 담에 요상허고 재미난 도서관이랑 책 이약험서 찬찬허니 해 봐야것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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