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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책 부자가 ?그마!

농부2 2003. 5. 22. 06:12




도서관 이야기(1)






size=2>도서관 이야기(1)


갑자기 책 부자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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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시지회에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문을 닫게 된 문고가 있는데 책을 인수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동안 비어있는 동사무소 이층에 작은 사무실 한칸을 얻어 주부회원들이 모여 새마을 문고를 몇 년동안 잘 운영해 오던
곳이었는데 전화상으로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일이 급하게 된 모양이고 그 문고를 개관할 때 우리 도서관에서도 한 500권 정도 되는 책을 지원해
준 곳이기에 얼른 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트럭을 몰고 문고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 곳 회장님이 전날 늦도록 묶어 놓았다는 1,500권이나 되는 책
묶음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어구야! 이 많은 책을 다 뭉꺼 내니라 솔찮허니 욕들 보싰것는디...?" 하니 "말도 마시요! 여기 회원들
두엇이랑 이거 묶는데 하루 꼬박 걸렸그마요! 이제 몸살이 나서 꼼짝도 못하겠네요!" 하는데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나저나 잘 허던 문고를 뭐땜시 불각치로 보따리를 싸 뿐다요?" "이제 다 끝난 판인데 긴말하면 뭐 하꺼요!
정리하고 나니까 오히려 홀가분하니 맘 편하요!" 하고 말은 하는데 수 년을 아끼고 가꾸어 오던 도서관을 정리하고 책을 묶어내는 심정은 말 안해도
알지...!  나도 지난 23년동안 여러번 겪어 본 일이었으니까...!


책을 좋아하는 주부들이 모여 아무런 보수도 없이 매일 도서관을 열고 책을 빌려 주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 그것을 옆에 있는 커다란 헬스 클럽이나 아래층을 통채로 쓰고 있는 스포츠 댄스 사무실하고 똑같은 활동을 기대하고 그들에
비해 활성화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문을 닫게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니 여기서 누구의 잘잘못을 논하고 싶지도 않지만 마음이 씁쓸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던 2층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책들을 혼자 들어 내려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시작도 하기도 전에 땀이 나는데
곁에서는 살 빼겠다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좀 거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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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회원 둘이서 들어 내 주는 책을 자동차에 옮겨 실으면서 이 많은 책도 책이지만 책을 진열하였던 책꽂이가 여간
튼튼하고 좋은 것이 아니라 욕심이 생겨 "이 책꽂이들은 여그꺼 아니요?" 하고 물으니 "이 책꽂이들은 첨에 동에서 사 준거라 놔둬야 허네요!"
하는데 책만 몽땅 가져다 놓으면 또 책꽂이 장만할 일이 쉬운일이 아니니 어떻게 해서든지 가져가고 싶고 또 이 곳도 당장 책을 빼고 나면 꼭
필요할 것 갖지도 않아 시청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책꽂이까지 함께 가져 가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책꽂이랑 책을 다 실으려니 이제 차 한 대로는 힘이 들겠고 그런다고 다시 또 오는 일도 쉽지 않아서 이웃 형님에게
전화를 했다. "성님! 시방 뭣 허요?" "나? 막 밥 묵을라고 허는디...!" "그러먼 시방 숫구락 놔 놓고 여그로 언능 좀 와 주시야것는디요
이~! 밥은 이따 나가 사껑깨!" "알았네! 언능 가깨!"


연락해 놓고 나니까 진즉 불러서 함께 했으면 좀더 쉬웠을텐데 하는 생각도 드는데 늦게라도 와서 함께 무거운 책장들을
옮겨 싣고 나니 점심때가 훨씬 지나 버렸다. 오는 길에 간단하게 냉면과 칼국수로 대충 요기를 하고 집에 도착해서 책과 책장을 도서관 안으로
옮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당장에는 정리할 틈이 없으니 정리하는 일은 시간 나는대로 하기로 하고 우선 쉬운대로 한쪽에 쌓아 놓고 산더미 같은
책무더기를 보니 엄청나게 부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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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 문고 운영 23년!


어떻게 견디었나 싶기도 하고 돌이켜 보면 할 이야기도 참 많은데 이번 기회에 지나온 이야기들을 정리를 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지난 겨울에 진상 새마을 도서관이 아홉번째 이사를 하였는데 이사를 할 때마다 조금씩 늘어나던 도서관 살림살이들이
작은 트럭으로 다섯대 분량이나 될만큼 많아졌고 옮기는데만 아이들과 각시랑 하루종일 고생을 하였지만 이제 더 이상 이사갈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니
견딜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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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마을회관에서 시작된 도서관이 상황에 따라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면서 운영되었지만 이제 내 집 울 안에다가
작지만 아담한 도서관을 짓고 옮기는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진즉 옮겨 왔어야 할 자리지만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도서관에 얼마나 아이들이 와 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이제 학교 앞에 있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낮시간에 아이들이 도서관에 갈 수
있는 교육환경도 아니니 주말만이라도 좀 마음놓고 놀며 책 한 줄이라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변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를 고용할 형편도 안 되고 도서관 정리에 매달려 있을 수도 없고 보니 책 정리는 그만 두고라도 우선 책꽂이에
책을 꽂는 일만해도 다 못 마친 상태인데 또 한무더기를 끌어다 놓았으니 걱정이 앞서는데 세월이 해결해 줄 것으로 믿고 지나 간 이야기랑 앞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들을 이어 가며 써 봐야겠는데 썩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도서관 이야기를 사투리로 하면 좀 이상할 것 같아서 표준말로 시작했는데 쓰고 보니 이제 내가 이상해 지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