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오지 죽것네!
오지게 사는 촌놈이 진짜로 오진 날!
촌놈이 끼적기린 글을 책으로 맹글아 내놓고 낭깨 살다가 이만큼이나 좋은 일이 또 있쓸거나 시푼 생각도 들고 하도 오진 맘이 들어서 술이나 한잔 갈라 묵자고 맹근 자리였는디 첨애는 가닥을 잡아 놓고 찬찬허니 시작헌상 시푼디 어디서부터 헝크라져 삐맀는지도 모르고 시껍해 갖고 나가 나 정신이 아니었그마!
날은 한 열흘 전에 잡았는디 촌집이란 거시 있는 거 없는 거 다 닐이 놓코 살다 봉깨 모처럼 귀헌 손들이 몇 백명이나 들이 닥친다고 헝깨 뭐 좀 치우고 앙글 자리는 맹글아 놔야 쓰것는디... 하도 늴리리 날라리 닐이져 있는 집구석을 봉깨 어디를 몬춤 손을 대야 헐지 미영만 잦다 낼새뿌네!
날은 뽀짝뽀짝 다가서고... 뭔놈의 장마는 하루걸이로 질금거리대는디 그래도 앞 주에는 반굉일날 비 안내린대서 믿어 보꺼나 시푸더마는 뽀짝 가차바징깨 온다는 건지 안온다는 건지 헷갈리개 허는 거시 당췌 감을 잡을 수가 없쓰니 사람 간을 바싹바싹 몰라 쥑일랑갑그마!
아무리 늦어도 하리 이틀 전에는 뭘 좀 정리해 놓코 닐이 놀디는 닐이 놓코 해야 쓰는 건디 연이틀을 퍼붓던 비는 당일이 돼도 하늘을 내 배길 생각을 안허는그마! (호랭이가 씹어 갈놈의 복조가리에 나가 일 벌리는디 날이 좋으먼 사달이제 뭐!) 참말로 속으로 있는 군담 없는 군담 다 험시롱 인자사 어디 가 갖고 그 많은 사람들이 들어 설 포장을 빌리다가 친다는 것도 틀리 삐린 거시고, 인자 죽으나 사나 버타야 헝깨 창고 한구텡이에라도 들어 설 자리를 맹글아 봐야것다 시퍼서 눈 걸어 비씨고부텀 쎄가 나개 치워 본다고 허기는 허는디 참말로 누가 "울고 잡아라!"허고 노래 허덩마는 나 맘이 딱 그짝이시!
밥이나 묵고 허라고 각시가 부르는디, '그려! 죽을 때 죽더라도 묵고나 죽어야제!' 양놈들이 '켓쎄라쎄라!'허던디 나도 켓쎄개 버타 뿔제 뭐!
그래도 밥 묵고 낭깨 쬐끔 빗줄기가 가늘아 지는거시 어째 좀 우선 헐랑가 시푼디 지발 적선헌다 허고 한나잘만 좀 참아 주시이다 허고 빌라고 봉깨 생전에 어디대고 빌어 본 적도 없는 놈이 지 똥줄이 탕깨 아쉬분 소리를 헌다 시푼 거시 까딱허다가는 하나님도 부처님도 에나 더 용심만 낼상 시풍깨 파이쳐 뿔고...!
'싹 다 나 복이제 뭐!'허고 급헌 거부텀 챙기고 닐이고 허는디 그래도 조상님들이 돌봤덩가 여나무시가 되강깨 싼다구는 찡그리나 따나 비가 끈치는디 그만만 해도 얼매나 아짐찬허고 오진지 해나 더 바래다가 엉탈 만내까니 더도 말고 이만만 해 주이다! 허는 맘이 절로 나네그랴!
일 거들 사람들이 들어 서고 음석 준비는 해 가는디 바깥일을 차고 해 줄 사람이 없씅깨 죽으나 사나 나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야 허는 판인디 사진박는다고 서울서 왔다는 -아가씬지 아줌만지는 물어 볼 여개도 없었씅깨 잘 모르것는디- 어찌나 뽀딱지개 따라댕김서 이녘 눈으로 봐도 나가 쎄가나개 바뿌고 정신없당 걸 알 만헌디 니놈이사 죽더라도 나가 몬춤 묵고 살아야 헝깨 나 헐 일은 허고 가야 헌다 시푼지 참말로 통사정을 허고 빌어도 손톱도 안 들어 가고 이거 좀 해 봐라! 저것도 좀 해 봐라! 한본 더 해 봐라! 깝치고 조주는디 어메 날 잡아 묵어라! 허고 소락떼기라도 지르고 잡은 맘이 목구녕까지 볼급볼금허는그마! 어메! 징글징글허다 시품서도 이리 안 독허먼 서울서 버투고 살기 심들 것제! 허고 생각헝깨 지 헐일 낫낫허니 허는 거는 나시 배기기도 허드마! 넘들은 오짐싸고 뭣 볼 새도 없다더마는 니는 오짐이라도 싸제? 참말로 나는 오짐 쌀 여개도 없다 야!
때가 됭깨 사람들은 벌떼맹키로 밀리 드는디도 사진 박는 사람들 땜시 이리저리 끌리 댕기다 봉깨 꼬라지가 말 아닌디, 이럴줄 알았쓰먼 눈 뜨자마자 씨염이나 깎고 시작허껀디... 바뿐 일 좀 제치 놓고 헌다고 밀치다가 한쪽에서는 매구패가 들이닥치갖고 웃마당 아랫마당을 훌치고 댕기고, 인자 판 시작허껀디 언능 안 챙기냐고 깝치대고 난리났네! 터럭깎는 기계로 언능 몇 본 거짓꼴로라도 문때고 대그빡 대충 뽈고 뻘 묻은 옷만 언능 바까 입고 나서는디 촌놈 낯빤닥이 뭐이 그리 배길거시 있다고 떼자구로 몰리와서 배키 대는 거 봉깨 참말로 촌놈이 귀헌 시상이 맞는갑네!
가찬 디서 오신 분들도 있제마는 먼 질 마다 안허고 젝제금 바뿔틴디도 여개 내 갖고 달리 오신 분들이 늘비헌디 일일이 다 챙기고 인사허도 못허고 순서 맞차갖고 한 자리 허기는 했는디 말이나 지대로 헌건지 아매 누가 찬찬허니 채리 본 사람이라도 있었쓰먼 정신나간놈 소리나 안했능가 모르것네! 사람 몇 살도 않은 촌동내에 순천, 광양시장님이랑 의장님이랑 의원님, 면장님이 들이 닥치 농깨 이장님도 난리가 났그마!
전라도 촌말 잘허는 사람 개리내 상준다 해 농깨 서로 잘해 보것다고 한쪽에서는 걸찍헌 굿판이 벌어짔는디, 한쪽에서는 느그는 거그서 놀고 귀경해라 나는 나 배지나 채울랑깨 허고 죽맞는 동무나 지기들 불러 모타 갖고 지지고 볶꾸고 퍼 마시니라 정신들이 없네!
촌놈이 그래도 도시서 오신다는 손들을 모심서 넘나시 뱃길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씅깨 술이라도 후뻑지개 자시고 가시라고 금쪽겉은 매실주를(작년 봄에 쌩매실을 데치 몰라서 30도짜리 보해 쐬주에 담가 걸러내고 일년동안 푹 삭하 논거라 술맛 아는이들헌티만 댓병 한병에 이만원씩 받고 폴던 건디 ...) 댓병 50병을 챙기 풀어놔 놨더마는 이건 상구 빈 도가지에 물 붓는 짝이고 쇠 풀잽힌 짝이그마!
일 끝나고여그저그 온 집구석에 굴그라 댕기는 탄피를 봉깨 누가 죽어도 죽어 났것구나 싶었는디 여그서 쥔이 손들 숭보는 지서리는 인사가 아닝깨 젝제금 생각에 맽기 뿔고 기냥 넘어 갈라요 이~!
암튼 마지막까지 뒤풀이 다 허고 갈직애까지 잘 자시고 기분들 좋아갖고 가신 상 보잉깨 더 이상 아짐찮은 일이 없는디 해나라도 뒷탈들이라도 안났쓸라나 시퍼서 애터지네!
텅빈 술도가지를 채리 봉깨 아무리 근다고 쥔놈도 입이 있고 해장도 허고 해야 허는디 그리 깨끔허니 씰어여 뿔고 가쓰까 시퍼서 말도 못허고 입맛만 다시지는디... 쬐끔 서운허제마는 먼질 오시서 맛나개 자시고 가신 냥반들! 지 평생에 다시 이런 걸찍헌 일이 또 벌어질랍디여? 지는 쌩쐬주로 조뎅이 딲아도 됭깨 너무 맘 쓰지 마시시이다 이~!
이 많은 손들을 어디 댕김서 새길라먼 여개도 글코 돈도 만장거치 드껀디 촌집을 찾아 주시고 인사 드리개 한자리에 모치중깨 이 얼매나 오진 일이요? 한본 댕기가먼 담에는 구멘인디 그때는 손으로 안 모시고 동구간거치 건석맹키로 이무럽개 모실랑깨 옆집 모실간다 생각허고 드나드시고 챙기 드시고 그러이다!
참말로 간크개 겁대가리없이 큰 판을 벌리갖고 쎄가 놀놀허니 야물개 영금보기는 했는디 그래도 요찹허개나 따나 넹구고 낭깨 오지고 후뻑지고 아짐찮허고 그요!
근디 촌놈 씨부렁기린 글을 갖고 뭐나 된덱끼 너무 떠들아 쌍깨 인자 글씨기도 겁나뿌는디... 아무리 뭐라고 치끼고 뒤씨고 깝쭉기리 싸도 nongbu 서재환이는 서재환이제 지놈이 어디 간다요? 내나 거그 시방 있는 이 자리서 여지껏 허던대로 험서 버투고 살라요!
(여그서 우리 내외 인사 올릴라요! 싹 다들 무작허니 아짐찬허요 이~!)
- 사진 백힐 여개도 없어농깨 오지고 귀헌 기림들 다 떨가 삐리서 앵해 죽것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