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휴가 가는 날!
촌놈 휴가 가는 날!
"어이! 날도 더분디 땀 빼고 엎짓지 말고 어디 씨언헌디 가서 정심이나 묵세!" 그란해도 어지깨 낋이 논 개장국이나 갈라 묵으까 허고 부를라는디 성님이 몬춤 전화를 헌다.
"항꾸내 개장국이나 묵자고 장만해 놨는디다?" "그러먼 솥단지 짊어지고 나오개! 밥허고 딴 거는 우리가 챙길랑깨!" 다 챙기 놓고 기벨허는디 뭐라 진소리 헐 수도 없고, '더분디 나서먼 고상인디 기냥 선선허니 낭구밑에 앙거서 한 끼니 때우제마는...!' 허는 생각을 험서도 올들어 모처럼 하리 날 잡고 나서는 판잉깨 가 보자 허고는 크댐헌 냄비에다가 개장국만 호빡 퍼 담아 갖고 나섰다.
근디 맨날 가던 백학동 꼬랑은 냅두고 어먼 디로 한본 가보자는디 기왕 나선 참잉깨 어디먼 어쪄! 백운산 밑 봉강 사는 성님 동서가 질안내를 헌대서 무작정 따라 질도 험헌 꼴착을 찾아 들어 갔더마는 굉일도 아닌 무신날 뭔 사람들이 이리도 많이 왔당가 이~!
차가 오지개 많이들 모치고 질이 맥히서 갈라고 맘 묵은디는 자리도 안 날상 보잉깨 파이허고 다부 돌아 나와 갖고 기냥 훤허니 물이랑 들이 배기는 다리 밑에다가 자리를 잡고낭깨 밥때가 상구 지 삐리서 배지가 등까죽에 붙을라그마!
"어메! 암디나 앙거 한끼니 묵제! 어디가먼 벨거 있다고 이리 끗고 댕기까 이!" 대충 꼬랑 갓에다가 자리를 잡고 언능 불 피서 국냄비부텀 엉거 놓고는 대충 짐만 씌 갖고 퍼다가 둘러 앉아 배지를 채우고 낭깨 개장국 못 자시는 냥반들은 도야지괴기로 배를 채운다고 따로 불판에다가 괴기를 꾸 묵는다고 전을 벌리네!
근디 금새 대그빡이 벳기질라던 하늘이 뜽금없이 캄캄해 짐서 먹장구름이 몰리 듬서 뇌숭 벽력을 치는디 아따 어디 씨언허니 한줄금 허는갑네 허고 있쓸랑깨 금새 쏘낙비가 쌔리 붓고 지나가는디 밥그럭을 들고 불판 들고 다리밑으로 피난가는 소동을 한 바탕 피우고 낭깨 금새 또 해가 남서 뺑그시 잇고 약을 올리는디 그래도 더우를 몰고 가고 씨언헌 바람을 끄다 중깨 아짐찮크마!
선선헌 다리밑에서 찬물에 발 당그고 앙거 있씅깨 요새 몇날 아그들 손 치루고 술손 대접헌다고 술에 찔은 몸이 실실 잠이 퍼 붓는디 독자갈밭에 대충 자리를 잡고 한심 자고낭깨 개운허네! 모처럼 물갓에 나와 갖고 손 좀 푼다고 자리잡고 앙것는 각시는 기림책을 봉깨 금새 눈빛깔이 달라져뿔고 폴목에 심이 나는 모냥인디 노작기리고 놈서 지 손 안대고 넘이 맹글어 주는거 얻어 묵는 재미도 솔찮허꺼이시!
그새 젊은 친구들은 투망을 챙기와 갖고 피리 잡는다고 나섬서 부지런을 떠는그마! " 작년에 그리 큰 물날리를 젺끄고 봄 내 공사헌다고 파제끼고 꾸정키리 놨는디 뭔 괴기가 남아 있다냐?" 허고 켓똥만 끼고 채리보고 있씅깨 그래도 어디 눈먼 놈들이 딜이 백힜던가 어즘잖이 주 담아 오는디...!
금새 한냄비감이나 되개 잡아와서는 각시는 강 갓에 궁구라 댕기는 골패짝으로 비닐을 치고 서방은 차돌 쪼가리로 칼을 맹글아 건석들끼리 도리도리 둘러 앙거서 금새 장만해 내는디 참말로 쿵짝이 잘 맞는 폼이 많이들 해 봐 갖고 가락이 제대로 잽힜그마!
거그다가 나가 잠자는 새에 주 왔다고 물고동을 한주먹이나 챙기 모타 놨는디 피리 매운탕에 물고동이랑 옇코 된장 풀고 풋고치랑 마늘이랑 듬성듬성허니 썰어 옇코 도랑에서 훓터 온 방앗닢허고 제피를 여서 낋이 농깨 아따! 사람 쥑이네! 피리랑 다슬기가 만낭깨 그것도 기가 맥히그마!
판이 이리되먼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또 한잔 안헐 수 없제? 기왕 하리해 베린겅깨 오늘은 신선놀음이나 거하게 해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