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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촌놈이...
농부2
2005. 11. 26. 23:07
가실 농사를 거돠 딜이고 나서 돈냥이나 차고는 한양이라는 디를 갔다.
첨 질이제마는 그래도 촌서는 한가닥 헌다는 놈인디, 기 죽으먼 안 되것다 시퍼서 호텔이라는 크댐헌 집을 찾아 여장을 풀었다.
잠자리를 제대로 잡아 놓코 한양 귀경을 헐 참이었는디, 하릿밤을 자고 나서 이직이 됭깨 급헌 일이 생깄삐맀그마!
촌에서 허던 습관대로 눈만 뜨먼 통시로 달리가서 속엣 것을 빼 내야 일을 나갈 판인디, 망구에 둘러보고 뒤지 봐도 통시가 어디 배기야제?
'빌어묵을 놈들이 새미는 깨끔허니 방안에다가 잘 맹글아 놨그마는 한양양반들은 똔도 안 싸고 상가...?' 속으로 군담을 험서도 어디 통시 찾는다고 누 헌티 물어 볼 수도 없이 일은 급해져 삐맀는디...
'에이씨! 근다고 나가 바지에다가 똥 보를 수는 없제!' 허고는 촌놈이 폼 잡는다고 서울역에 내림서 한 장 사들고 댕기던 신문지를 방 가운데다가 깔아 놓코는 우선 급헌대로 씨언허니 일은 봤는디...
인자 이거시 내금까지 온 방안에 방방허니 채이는디, 치워 낼 일이 큰일이그마!
가만히 유리창을 열고 바깥을 내다봉깨 이걸 싸 갖고 멀리 뗑가 뿔먼 어디 가서 쳐 백히덩간에 넘우집 지붕 욱에 언치 뿔먼 괘않컷다 시퍼서 신문지를 대충 엉가서 싸 갖고는 "아나! 가거라!" 허고 심껏 떤지 불고 낭깨 가심이 씨언허그마!
그러고 나서는 지가 헌 지서리를 지가 생각해 봐도 참말로 꾀를 잘냈다 시퍼서 인자 행장을 챙기 갖고 한양 귀경을 나설라는 판인디, 요상허니 꾼내가 실실 나는그마!
어디 옷에다가 묻칬다냐 시퍼서 뛰적기리 봐도 그런 거는 아닌디, 요상허니 내금이 안 가시서 언능 나가도 못 허고 내금나는 디를 킁킁기리고 찾아 봉깨...
'어메! 이거시 어쩐 일이다냐?'
쌧뜩허니 우리창 바깥으로 멀리 떤지 삐린 똥덩거리가 천장 한 가운데 철썩 붙어 있는거시 아닌가?
이 냥반이 멀리 떤진다고 용을 써서 뒤로 젲치 갖고 떤지는 판에 신문지가 물기에 쳐졌던지 거멍거멍 신문지를 포지개 쌀 때 잘못 쌌던지는 몰라도 알맹이는 천장으로 붙어 뿔고 껍딱만 바깥으로 날아 가 삐맀던 거시더랑깨...
참말로 미치고 폴짝 뛸 일이라서 기냥 안 근 척허고 내 빼 뿌꺼나 허는 생각도 안 든 거는 아니제마는 그래노먼 참말로 다른 촌놈들까지 욕 멕이는 지서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자 이판사판잉깨 어쩔 수가 없다 시퍼서 뽀이를 불렀는디...
뭔 일인가 시퍼서 들어 온 뽀이헌티 거두절미허고, "나가 통시를 못 찾아서 급헌 짐에 똥을 잘 못 싸서 천장에다가 붙치 삐맀는디, 어디 소문 내지 말고 저거 좀 치워 주먼 나가 서운찮케 인사를 헐라요!"허고 사정을 헝깨...
뽀이가 이약을 듣고 가만 채리 봉깨 천장 가운데다가 희안허개도 똥을 싸 논 걸 채리 봉깨 참말로 별난 재주도 다 있다 시퍼서, "어르신 저 거 치우는 거시 문제가 아니라 희안헌 재주를 가지싰능갑는디, 지헌티 쩌그다 똥 누는 기술만 갤차 주먼 지가 원 허는대로 줄랑깨 제발 적선헌다허고 좀 갤차 주이다~!"험서 폴꾸마리를 보깡 잡고 통사정을 허는 거시 아닝가?
촌놈이 하도 기도 안 차서 아무 이약도 못 허고 뒤도 안 채리 보고 고향으로 달리 내리 와 삐맀다는디, 아매 닷시는 한양 이약은 쎄도 안 내고 살다 갔다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