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망년회
별난 망년회
텃밭 도서관에서 가족과 함께
날이사 삼동잉깨 추분 거는 당연지산디, 날이 춥던 말던 놔 논 송아지들 맹키로 신나는 놈들이 있다.
작년허고 재작년 망년회 모임을 집이서 염셍이 한 마리 복치 갖고 치르는 친구들인디, 올해는 예정된 날에 사정이 생기서 못 허것다 했었는디 막판에 여개가 좀 생기 농깨 기어이 밀고 들어 와 갖고 삼년째 망년회를 허는 친구들인디 하도 별난 사람들이라 이약 좀 허고 넘어 가야 쓰것그마!
동창들 모임으로 한 열댓명 된갑던디 첨에 올 직애는 남정네들만 와 갖고 하릿밤 놀다 가더마는 재미가 났던가 작년부텀은 아나 어른이나 온 건석들을 다 모타 갖고 와서 재미나개 농깨 영판 보기도 좋탕깨!
올해는 날이 추버서 오지마라고 해도 딴 디가서는 이런 부잡을 못 떵깨 꼭 여그로 들어 오는디, 책 보기 좋아 허는 놈들은 책 보고, 오락허는 놈은 오락허고, 짐승들 좋아허는 놈들은 짐승막으로, 암튼 온 집구석을 쑤시고 댕김서 신나개 놀다 강깨 정신이 빠져 뿔그마!
쫍으먼 쫍은대로 대충 준비만 해 노먼 이녘들이 잘 챙기다가 묵응깨 큰 심이 드는 거는 아니라도 입맛 맞차감서 손 치르는 거시 어디 쉬분 일인가?
그래도 어른들 몬춤 챙기 묵고 아그들 챙기고 헝깨 상은 여러개 안 채리서 좋은디, 어째 다들 여그만 오먼 겁나개 묵어 댕가 모르것당깨...!
여그서 나가 이 친구들 별난 이약을 한 본 해야 쓰것는디, 긍깨 재작년에 첨 왔쓸 직애 생깄던 일이그마!
그 때는 남정네들만 온디다가 우리집 매실주 독헌 것을 모르고 맛나다고 호빡 묵음서 날을 새다시피 허는 판이라 항꾸내 전딜 수도 없씅깨 묵고 자라고 해 놓코 들어 와 잤는디, 아직에 인나서 밥 챙기 믹일라고 나가 봉깨 사람이라고는 기림자도 안 배기네!
참말로 뭔 일이다냐 허고 여그저그 찾아 보다가 "참 싱거운 사람들도 다 있네 이~! 가먼 간다고나 허고 가제! 뭐가 맘 상헌 일이라도 있었쓰까?" 허고 걱정은 됨서도 암튼 아직밥을 안 챙기도 됭깨 잘 됬다 허고 말았는디, 난중에 연락이 되서 안 이약이 참말로 기가 맥히는 일이거마!
밤새 술을 퍼 묵고 떠들고 놀다가 누가 "어이~! 우리 동해바다나 가 보세!" 허더라는그마!
싹 다 한 잔씩 된 참이라 어디 가찬디 있는 노래방이나 가잔 줄 알고 "그래! 가자!" 허고는 워낙에 단합이 잘 되는 친구들이고 그 중에서도 술 안 묵는 친구가 있씅깨 봉고 운전을 맽기 놓코,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해 감서 따라 나섰고, 차를 타고서도 신나개 놀다가 하나 둘 떨어져 잠이 들었는디, 눈 뜽깨 참말로 동해바다가 눈 앞에 있는 포항이더라그마!
기냥 간단허니 이약잉깨 긍갑다 허것제마는 그 상황을 젺어 본 사람 입장에서는 참말로 기가 맥힐 일이었는디, 암튼 이 사람들은 하리내 기냥 낯빤닥만 채리보고 있어도 안 심심헐 사람들이랑깨!
거년에도 어디로 가자 해 쌓터마는 건석들이 항꾸내 못치 농깨 나서지는 못허던디, 올해도 기냥 잘 전디고 있그마!
대신 밤 새 감자랑 고구매 꾸 묵는 것도 모지래서 달구장태를 뒤지서 알까지 주다가 꾸 묵고 난린디, 기왕 주는 것 홀딱 맺기 놔 삐리야제 뭐!
부지런헌 사람들은 몸 푼다고 한 께임허고,
간밤에는 어찌나 춥고 바람이 불어 대는지 부섴에다가 불을 피 놓코 요찹허니 괴기를 꾸 묵었었는디, 아직이 되서 날이 좀 따땃해 징깨 다시 난장으로 들고 나와 갖고 괴깃점은 말 헐 것도 없고 뻴따구 국물까지 싹쓸이를 허는그마!
급허개 간 집 빼고도 이 정돈깨 제복 모타진 셈인디, 원없이 떠들고 뛰놀아도 누가 간섭을 안 헝깨 아그들이 더 좋아라 헌당깨!
이튿날 정심까지 챙기 묵고 나서 어디 큰 일이나 허로 가는 거 맹키로 파이팅을 외고 갔씅깨 올 한 해 마무리 잘 허고 명년도 힘 내서 잘들 살것제?
암튼 사람들이 많이 못치는 디가 되 농깨 베라벨 이약거리들도 많이 생긴당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