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동 야생화

복잡헌 시상! 야들이나 보고 살제 뭐!

농부2 2004. 3. 19. 16:50

꽃이먼 다 꽃이제! 벨난 놈이 따로 있당가?

모둠 꽃 이야기!

 

한 이틀동안 매화축제 헌디 드나 댕깄더마는 켓구녕에 매화 내금이 쩔어 뿐상 시푼디, 그 사람 등살에 야 맹키로 씨도 못 달고 가 뿐 놈들도 솔 찮컷제!

오지개도 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그리 몰리들 오싰는지 참말로 꽃 못 봐서 환장헌 사람들 맹키로 그리 밀리고 찡기고 험서도 몸서리도 안 낭가 하루 점두록 와 갖고는 한두시간 삐쭉 보고 가는걸 봉깨 참말로 맨날 꽃 속에 켓구녕 쳐 박고 사는 거시 복인건지 몸서리 나는 지서린지 통간에 각단이 안서그마!

한나잘 일을 마치고 정때 살푸시 여개가 나서, "어이! 케에 바람이나 여로 안 갈랑가? 저번에 못 본 바람꽃이 핐능가 찾아 봐야것는디..." 각시사 마다헐 이유가 없제!

요번에는 차를 멀찍허니 산 밑에다가 받차 놓고는 짜박기리고 올라 가는디 보돕시 한 열흘 안 본 새에 까끔 색이 상구 달라져 삐맀는디... 멀리 산 허리에 노란꽃들이 쩔어 있는 거시 배기는디, '여그는 산수유가 있는 디는 아닌디 뭔 꽃이 볼쑤로 저리 핐다냐?' 허고 올라 가 봉깨, '어메! 야들은 히어리 아니당가?'

시상은 아는 만큼만 배긴다고 생전 야들헌티 눈 한 본 안 주고 살다가 이태 전에 순천 사는 동숭이 야들을 인사 시키 준 덕에 알고 낭깨 그쪽에만 있는 놈들이 아니라 우리 집서 가찬디도 오지개 많이 우거져 있는 놈들이 배기서 반갑던디... 어찌보먼 가이내들이 춤 추는 거 겉기도 허고, 어찌보먼 강원도서 군 생활 험서 본 촌집 집씨락 밑에 매 논 깡넹이 다발 엮어 논 거 맹키기도 헌디, 암튼 가차이서 보먼 요상시런 놈들이랑깨!

"야들이 볼쑤로 나왔네 이~! 까딱햇쓰먼 야들 못 보고 올 봄 넹굴뻔 했네!" 글고 나서 둘러 봉깨 여그도 지천으로 깔리 있는디, "아따! 이 정도먼 히어리 축제를 해도 되것다 야!"

히어리 귀경해 감서 바람꽃이 있다고 갤차 준 디를 들어 가 갖고 찬찬허니 더터 올라 가는디 어즘잖허니 올라가도 바람꽃은 켓빼기도 안 비치는디, "여그가 바람꽃 있다던디 맞제?" "얘~! 근디 암 것도 안 배기는디 어찌 생긴 꽃이다요?" "나도 여그 있는 놈들은 안 봐 봤씅깨 모르제! 바람꽃들도 하도 여러 가지라 농깨... 암튼 뭐시던지 꽃이 배깅가 봐 보고 이약허게!"

'개똥도 약에 씰라허먼 없다더마는 지놈들이 뭐 벨거나 된다고 이리 빼 싼다냐?' 몇 본 아래 욱으로 훌트고 댕기다 봉깨 무단허니 용심이 나는디, 나가 눈구녕이 잘못됐능가 아니먼 야들이 씨몰살을 해 삐맀던가 겉는디, 갤차 준 놈이 없씅깨 더 답답허그마!

"어~이! 여그 산인디 암만 눈깔을 디씨 까고 채리봐도 바람꽃이 안 배긴디 어쩐 일이당가?" 강진으로 돈 번다고 간 동숭헌티 손전화를 때링깨, "거그가 있는 딘디 왜 안 배기 까이다?" "나 눈구녕에 미영씨가 백힜는 갑제! 근디 자넨 언재 내리 오껑가?" "한 이틀은 더 해야 마치 지것소!" "알았네! 내리오먼 기벨 허게! 기왕 왔씅깨 좀 더 찾아 보고나 갈라네!"

암튼 그놈 아니라도 꽃이사 쌔 삐맀씅깨 낯빤닥 배기 주기 싫어라 허는 놈만 찾아 댕길 것도 아니고 아무 놈이나 낯빤닥 딜이 미는 놈들을 찾아 띠적기리는디, "여그 이 꽃이 아니요?" 허고 각시가 부른다.

반가바라 허고 달리 강깨 볼쑤로 이파리가 쌈 싸 묵을 만큼이나 넙떡허니 벌어진 놈들이 꽃대를 내밀고 응달 구석에 한자리 잡고 늘비헌디 '얼레지' 라고 허는 놈들이그마!

가제무릇이라고도 허고 산자고니 차전엽이니 허는 이름도 달고 있는디 실패 뿌렝이 겉이 생긴 뿌렝이를 캐다가 쌩으로나 몰라서나 간수 해 놨다가 낋이 묵거나 가리를 내서 묵으먼 위장병이나 설사 허는디 좋다는디, 뿌렝이를 캐다가 갈아서 녹말을 만들어 묵기도 허고 보드란 이파리를 따다가 너물로 무치 묵거나 국 낋이 묵으먼 되는 놈들이라 뜯어다 맛 좀 보꺼나 허다가, '야들 안 묵는다고 나가 죽을라더냐!' 시퍼서 기림만 백히고 냅 뒀그마!

근디 상추 숭거 논 거 맹키로 늘비헌디 꽃 핀 놈들이 안 배기서 아따 서운타 허고 돌아서 나오는디 양달쪽에 엡두로 몇 놈이 '기냥 가먼 섭해서 쓴다요?' 허고 쪼개고 섯는디, 아따! 참말로 반갑네!

야들 채리보는 재미에 '까짓거 바람꽃 못 보먼 어째! 이리 이삔 놈들 보먼 되제!' 허고는 암거나 또 낯빤닥 내 배기는 놈 없냐? 허고 뚜리번거리다 봉깨 아따 이번에는 제비꽃들이 '나도 여그 있소!' 허고 낯빤닥을 딜이 미는디 우리집 마당 갓에서 맨날 보던 놈들허고는 좀 다른 놈들을 넘 몬춤 봉깨 그것도 이삐네!

실상 야들이사 암디서나 배기는 놈들잉깨 뭐나 된덱기 이런디 내 배길 놈들은 아닌디, 이름은 제비꽃이라도 워낙에 동구간들이 많응깨 여그 있는 놈들은 암디서나 봐 지는 놈들이 아니라서 백히 올리는디, 일일이 야들 이름 다 찾아 갖고 이름 챙기 주는 일은 전문가들이 헐 일잉깨 냅도 뿔고 기냥 두리뭉실허니 제비꽃이다 허고 아는 것도 괘않컷제 뭐!

독을 잘 풀어 중깨 독사에 물맀을 직애 찌서 붙이기도 허고 부시럼 생긴 디도 보르는디 설사 허는 디나 간염에도 약이 된당깨 이쪽으로 잘 아는 양반들이 잘 연구 해 갖고 가닥을 잡아 노먼 돈도 될상 시푼디...

봄에 새 순이 막 날 직애 뿌렝이채 캐다가 데치서 우롸 갖고 너물을 해 묵기도 허는디, 요새사 그리 흔헌 거는 아닌깨 꼭 맛 보고 자부먼 발품깨나 폴아야 헐꺼이시!

야들 채리보고 돌아서 내리 올라는디 요상시럽개 생긴 놈들이, '나는 안 보고 갈라요?' 허고 낯빤닥을 쳐 드는디 '종달이풀'도 볼쑤로 인났네 이~!

종달이풀이라먼 잘 모르꺼고 '현호색'이라 허먼 아! 허는 사람들이 있쓰껀디 야들은 언능 보먼 양놈 딴따라들이 부는 요상헌 나팔맹키로 생기기도 허고, 새 주뎅이 겉기도 허고, 어찌 보먼 아꾸 주뎅이 맹키로 생기기도 했는디, 엔간헌 산비탈에는 떼자구로 모치 있어서 그리 귀헌 놈들은 아니제!

그래도 명색이 '양귀비과'라고 초여름에 이파리가 말라 죽을라 헐 직애 뿌렝이를 캐다가 썰어 몰라 갖고 댈이 묵던가 가리를 내서 약으로 쓰는디, 달거리 허는 가이내들 욕 볼 직애 진통제로 쓰기도 허는디 양귀비 물이 팃다고 긍가는 몰라도 많이 쓰먼 아펜 맞은 거 맹키로 된당깨 잘 알고 써야 되꺼여!

암튼 눈만 크개 뜨먼 천지가 꽃밭인디, 잘난 놈이던지 못난 놈이던지 다 제 모가치는 허고, 찬찬허니 딜이다 보먼 안 이삔 놈이 어딨당가?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이쁘단디 이 세상에 사는 놈들이 누가 누를 뭐라 헐거여!

개괴기 묵는다고 뭐라 험서 그 주뎅이로는 쇠 잡아 묵고, 넘들은 환경을 조진다고 악을 쓰고 댕김서도 지는 밥 안 묵고 상가? 어차피 사람이나 짐승이나 지가 살라먼 어떤 생명이던간에 살아 있는 딴 놈들을 안 잡아 묵고는 못 살개 맹글아 진 거시 시상인디 지가 쳐 묵는 거는 괘않코 넘 목구녕 넘어 가는 거는 눈구녕에 쌍불을 쓰고 채리 볼 일만은 아니제!

야들 낯빤닥 개리 갖고 이리저리 맞춘다고 딜다 보고 있는디 드나댕김서 채리 본 각시가, "딴 이약도 좀 허제! 맨날 뭔 꽃 이약만 허요?" 허는거 봉깨 인자 꽃 이약도 내가 난 갑는디, 아무리 맛낸 음석도 세 끼니 몬넹기는 건디 넘들이 기냥 인사로나 따나 좋타좋타헝깨 나가 너무 질개 벌씼던갑네!

시상에서 울 아부지 담으로 무선 사람이 나 각신디, 각시가 마단디 질개 전디고 살라먼 알아서 기야 것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