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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살허고 자빠졌네!

농부2 2006. 3. 10. 14:43
박새와 홍순이

 새살허고 자빠졌네~!

박새와 홍순이

 

 

박새새끼 한 마리가 이른 봄에 에미가 난 알에서 나와 갖고 여지껏 에미가 물어다 멕이 주는 멕이를 얻어 묵음서 잘 살았는디, 항시 얻어만 묵고 살 수는 없씅깨 언능 나는 연습도 허고 해서 지 밥벌이를 해야제!

새옷으로 이삐개 끼미 갖고 따땃헌 날을 잡아 갖고 모처럼 첫 나들이를 허기는 했는디, 아직은 날개 쭉떼기에 심이 안 들어가서 몇 본 퍼덕기리다가 마당 갓에 떨어져 삐맀그마!

"아따~! 엄니 나댕기는 거 봉깨 영판 시퍼 배기덩마는 무작허니 되네 이~!" 박새 새끼가 마당 갓에 떨어져 쉬고 있는디,

바깥에 나갔다 들어 오던 각시 눈에 걸맀그마!

"야가 어디를 다칬다냐?" 허고 손으로 살쩨기 몬치 보는디,

"어~! 뭐여? 시방 나 심들어 죽것능깨 건들지 마소 이~!" 박새가 손대지 마라고 탈탈 터는그마!

따라 들어오던 홍순이가 맨날 날아만 댕기던 놈을 채리 봉깨 신기헌지 젙으로 뽀짝 붙어서 살째기 건들아 보는디,

"어이 빡새~! 아직 눅엄니 젖 좀 더 묵고 와야 쓰것다 야~! 젖내가 폴폴 나는그마! 나가 눅엄니헌티 데비다 주꺼나?" 허고 말을 걸어 보는디,

 

"이 씨~! 니 주뎅이 내가 더 낭깨 좀 저리 치 야~? 나가 이라고 쳐져 있씅깨 언능 한 볼테기 허고 잡냐?" 그란해도 새가 날도 못 허고 있다는 거시 챙피해 죽것는디, 뽀짝 붙어 앙거서 홍순이가 건등깨 부애가 난 박새가 괜히 심술을 부린다.

"허따 그놈! 쥐붕알만 헌 놈이 썽깔은 있네 이~!" 매끄롬 허니 이삐서 항꾸내 좀 놀아 보꺼나 허던 홍순이가 멀쓱해져서 채리보고 앙것쓸랑깨,

"나 큰디 뭐 보태준거 있냐? 나가 시방 심들어 죽것태서 좀 슀다 갈라고 근디 언능 안가고 뭘 안다고 그리 귀찮캐 찝쩍기리냐고~!"

"시방 울엄니 쩌그서 내리다 보고 있씅깨 해나라도 나 넹기다 볼 생각마라 이~! 손만 대먼 고발해 뿔랑깨...!"

'아따~! 그 놈 참! 따발총이 따로 없네 이~! 야도 아는 아저씨가 젙에 와서 맛낸거 사 준대도 따라가지 마라고 단단허니 배웠능갑네! 사람들 젙에 삼서 존 거는 안 배우고...!'

 

"허어 참! 시상이 더러바 징깨 요런 놈들까지 날 잇기개 허는그마 이~!"

"나가 암만 허먼 젖도 안 떨어져서 빈내나는 니를 넹기다 보까니 그냐? 잇새에 터럭 찡기까니 건드라해도 안 건들란다 야!" 홍순이는 하도 기가차서 허허 이서 뿔고 마는그마 이~!

 

"고놈 참! 껍딱은 이삐개 생긴 놈이그마는 썽깔은 영판 더럽네 이~! 썽질 겉으먼 칵~! 한볼테기 해 뿔먼 씨언 허것는디... 낫살이나 더 묵고 심 센 아재비가 참아야제 뭐~!"

 

한참 서로 맞채리보고 신경질을 부리 쌓터마는 박새가 인자 다시 심이 못타졌덩가 포르릉 허니 집씨락 밑에 있는 전깃줄로 날아 올라가 앙거서 한 말씸 허는그마!

"어이~! 개씨! 그래도 썽질 안 내고 봐 준 거는 아짐찮헌줄 알 것는디, 우리가 시방 여그서 몇 대째 산 줄 알기나 헝가? 보돕시 한 이태 살았다고 눈에 배기는 거시 없는 갑는디, 토백이헌티 그리 깐죽기리 싸먼 신상에 안 좋응깨 깽알기리 쌓치 마소 이~!"

"닭 쫓던 개 지붕 채리 보기라더마는 나가 완전히 그 꼴이다 이~! 암튼 오늘은 나가 에린 놈이라서 봐 좄다마는 딴 디 가서는 그 썽질 쥑이고 이삐개 살아야 쓴다 이~!"

새살허고 앙것는 걸 채리 봉깨 속이 씨리제마는 날아가 뿐 놈 보고 인자 뭐라 헐 재간도 없제 뭐~!

우리 할무니는 우리들이 좀 떠들먼 "뭔 새살이 그리 좋냐!" 허싰는디, 새살, 새소리... 새 맹키로 지저구 싼다는 소리였덩갑네~!

암튼 이 동내는 가만 채리보먼 개나 새나 다 재밌는 놈들만 모치 든당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