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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간다 이~!(셋쨌날 아직질)

농부2 2006. 11. 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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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간다 이~!(셋쨋날 아직질)

별난 촌놈 가실 나들이!

 

 

아침에 눈 뜸서 아부지가 어찐고 시퍼서 집이다가 전화를 영깨 자고낭깨 좀 나사져서 오늘 빙원 가 갖고 결과 보고 온다고 나가신다는 소리를 듣고 말로만 약 잘 챙기 드시고 의사 선상님 말 잘 들으이다 헐 수 빾끼 없는디, 아직은 언능 안 달리 가도 쓰것다 시푸네!

긍깨 시방까지는 가던 질을 끈허니 가도 된다는 이약인디, 애시당초 집을 나설 직애는 강릉 앞바다서 부터나 내리 설라 했었제마는 춘천까지 오고 낭깨 맴이 달라져 뿌네!

이 먼디까지 담에 다시 온다는 거시 쉬분 일이 아닝깨 기왕이먼 나선 짐에 가 지는디까지 가 뿔자 허고는 욱으로 욱으로 내달맀는디, 다 져 뿟다는 단풍이 우리 눈에는 곱기만 허네 이~!

 

귀테이 얼매나 갔는지 어디를 지내는지도 꼭 알아야 헐 필요도 없씅깨 눈구녕에 배기는 거만 잘 보먼 되는디, 한참 공사 중인 질 갓에 허름헌 쉼터가 있어서 좀 쉬 가자 허고 올라섰더마는 별스런 디가 다 있네!

 

누가 꼬치에 한이 맺친 사람이 있었던지 사방에 배기는 거는 다 요모냥 요 꼴인디,

 

워낙에 귀축시런 모냥들이 많아서 좀 넘사시럼다 허는 생각도 들기는 했제마는 일일이 손으로 깎아 맹글아 내니라 무작허니 욕 봤다 시푸더랑깨...

 

아매 시방은 집 앞으로 질을 너르개 맹근다고 몬춤 서 있던 것들을 많이 밀어 재끼 놨던디, 다 맹글아 갖고 다시 세워 노먼 제복 귀경거리가 되것더마!

 

30년도 더 전에 핵괴 댕길 직애 겁대가리도 없이 딸랑 배낭하나만 메고 팔도를 누비고 댕기다가 여그 설악산까지 와서 고상헌 이약이랑 인제가먼 언제 오까 원통해서 못 가것네! 허고 이십 칠,팔년 전에 군대 감서 댕기 갔던 질을 따라 감서 예전 이약들을 해 중깨 각시는 전설따라 삼천리라도 듣는 기분인갑그마~!

꼬랑꼬랑 흘러 내리는 물이 어찌나 몱던지 물따라 올라 가다가 십이선녀탕이라는 펫말이 배기서 안 가 본 디라 딜다 보고 가자 시퍼서 맘 묵고 들어 섰더마는...

 

에그~! 여그도 지난 가실에 베락을 맞아 삐맀덩갑네!

 

예전에 가 봤던 백담사나 가 보꺼나 했더마는 문 앞에서 차를 막아 삐리서 짜박기리고 댕기 오먼 해 떨어 지것다 시퍼서 지내고 올라 가다 봉깨 우리나라서 질로 끄터리에 있는 고성군이라네!

 

진부령 고개를 넘어 가다가 여그는 황태가 유명헌 딩깨 쌈직허먼 좀 사고 어디 황태찜이나 잘 허는 디가 있쓰먼 맛 좀 보고 가자고 찌웃기리는디, 문 열어 논 점빵에는 쥔이 안 배기서 여러라 허고 나서다 봉깨 별난 거시 배기네!

이 산중에 이거이 뭐당가? 허고 딜다 봉깨 이름을 알만헌 사람이라 들어 가 봤는디, 아따 여그는 또 딴 시상이그마!

 

여그 이중섭님에 대해서는 나가 가짢코로 이러니 저러니 쎄를 대먼 넘들이 이서 삐리껑깨 진 말 안 허는디, 나가 시상에 나오던 해에 몬춤 가시 삐린 분이 아직도 오만 사람들이 다 기림 한 쪼가리 챙기 볼라고 난리를 허는 거 보먼 대단헌 사람인 거는 학실허제!

 

그런 분을 이런 산중에서 봉깨 아따 참말로 똥 누로 가다가 알밤 준 거 이상으로 홍재 만낸 기분이그마!

지나 나나 딜다 본다고 뭘 얼매나 아까마는 그래도 넘들이 다 잘 기맀다고 치하를 허는 기림들잉깨 이리저리 찌웃기리도 보고 고개라도 깐닥기리 보고... 폼이라도 그럴 듯허니 잡아 봐야제!

 

여그는 소리쟁이 글쟁이 환쟁이.. 암튼 한 질로 미쳐서 사는 사람들 낯빤닥은 거진 모타져 있는 거 겉은디, 시방도 가끔 배기는 분들도 있제마는 진작에 먼 질 떠나 삐린 얼굴들을 생각도 못 헌 자리에서 만낭깨 그것도 영판 반갑그마!

 

이 너른 디를 우리가 들어 왔다고 훤허개 불 써 주고는 맘 놓코 잘 보라고 맽기 놓코 나가 삐리서 넘 눈치보고 자시고 헐 것도 없이 참말로 귀경 잘 허고 나섰는디... 암튼 강원도 인심 좋은 거는 30년 전에 안 일이지마는 그 인심이 아직도 안 배낐그마 이~!

 

진부령을 넘어서 올라가다 봉깨 바다가 배기기 시작허는디, 인자 이런 거 봉깨 북쪽으로 많이 오기는 왔능갑네!

정심이사 간단허니 점만 찍으먼 되는 거고 여그 보것다고 기를 쓰고 달리 온 겅깨 가심이 씨언허니 터지는 동해바닷가에서 나멘이라도 낋이서 밥을 묵었쓰먼 쓰것는디, 이리 질을 막아 삐리 농깨 눈구녕으로만 넹기다 봐야제 뭐~!

 

"어이~! 시방부텀은 자네 맘대로 허소 이~! 나는 이리 씨언헌 바다가 배긴는디 기냥은 못 가것네~!"

 

안주는 언능 안 끓어도 괘안응깨 서해바다서 무치 온 석화 놓코 우선 목 좀 추주고... 멀금허니 씹을 것도 없는디도 이 놈만 들어 가먼 뭐시 이리 존지...

 

시상이 하도 좋응깨 쌀까지 안 싸 갖고 댕기도 따땃헌 밥을 맹글아 폴아서 나멘 하나 낋이서 국 맹글아 묵는디,

 

허메~! 다 익기 지달리다가는 목젖 떨어져 뿔것네~!

 

이거는 시방 제대로 익었능가 맛 보는 겅깨 자네는 다 익으먼 묵소 이~!

 

나멘은 어쩌니저쩌니 해도 묵은지 옇코 이리 찌그라진 양은냄비에다가 낋이 묵어야 제 맛이 난당깨...

동해바다가 배기는 언덕 욱에서 나멘 낋이 갖고 매실주 묵는 맛이 어쩐지 아요?

떼로 몰리 댕기먼 절대 이런 맛 모른당깨요...

암튼 인자 배지 따땃허니 정심을 잘 묵었씅깨 여그서 좀 슀다 가야 쓰것그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