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를 날이 없네~! 각시 손!
ⓒ 서재환
사람이라먼 상구 벨난 경우가 아니먼 다 한 볼(벌)씩 갖고 나온 손몽뗑이제마는 팔자에 따라서 맨날 금칠만 허다 가는 손도 있고 똥칠만 허다가 가는 손도 있는디, 시방 우리집이는 나가 봐도 참말로 쥔 잘못 만내서(만나서) 욕 본다는 생각이 드는 손이 한 볼 있다.
긍깨 애시당초 겁대가리 없이 촌구석으로 들어 선 거시 잘못이제 뭐!
지가 나헌티 몬춤(먼저) 손몽뗑이 놀리서 핀지질(편지질) 헌 거시 질로 큰 잘못이고(그 때는 손도 이삣그마…), 대구 앞산공원 꼬랑 갓(가)에서 가진 것도 없는 집구석에 씨엄씨 씨압씨는 말헐 것도 없고 씨할매에 동구간들이 조랑조랑허고 나는 핑생 땅 파 묵고 사 껀디 그래도 나 따라 촌구석으로 들어 오겄냐고 했쓸 직애 고개 까딱기리 삐린 거시 잘못이당깨.
나가 공갈쳐서 꼬신 거는 아니제?
넘들은 엔간허먼 몬 살겄다고 보따리도 잘 싸더마는 나가 참말로 촌구석서는 못 전디겄다고 단나(달아나) 뿔자 했쓸 직애 곰마리(허리춤) 잡고 버툰(버틴) 것도 지가 잘못 헌 거제 뭐!
ⓒ 서재환
새파란 청춘에 철모르고 딸리(딸려) 와서 즈그 집서 묵은 거보다 이 집 와서 묵은 밥그럭 수가 더 많응깨 인자 반납도 안 되꺼여 이! 것다가(게다가) 날개 쭉떼기(죽지)까지 잡고 버투는 놈들이 둘이나 된깨 지가 날아 봤짜제.
참 이리 못생긴 손몽뗑이 갖고도 시상 많이도 씰었그마! 글고 보먼 인까죽(사람 가죽)이 찔기기는 오살나개 찔긴 거여 이! 아매 쐬덩거리(쇳덩어리)로라도 그리 씰었쓰먼 여러 개 어장났겄제(어긋났겠지)! 핑생을 어먼(엉뚱한) 지서리만 허고 댕기는 서방놈 따라 삼서 손몽뗑이에 적신 간국(눈물)으로 짐장(김장)을 해도 몇 본 했쓰꺼랑깨.
그래도 어디 복이 쬐깐이라도 백히 있었던지 자빠지던 집구석도 일바씨(일으켜) 세우고, 인자 마당에 손이 들어서도 지 밥그럭 밥 안 덜어도 되개 맹글았쓴깨 무작허니 팔자 핀 거제 뭐! 나라서가 아니라 촌구석에 삼서 어디 따땃허니 각시 손 몬치(만져) 볼 여개(여유)나 있당가?
근디 어찌 소문이 났던지 나만큼 독허개 각시손 부리(부려) 묵은 놈도 없쓰껑깨 각시 손 채리보고 한 말씸 해 보라고 종주먹을 딜이 댕깨 보돕시 딜다 보는디, 봐 봉깨 참말로 나가 죄가 많네!
흔해빠진 금까락지 하나 찡가(끼워) 조도(주어도) 달고 댕기도 못 허는 손이고 어디 가도 가만 앙거서 받아 묵도 못허고 꾸정물통으로 몬춤 기 들어가는 손몽뗑이를 채리 보먼 어쩔 직애는 화딱지가 나기도 허제마는, 여지껏 그리 살았고 인자사 애끼 봤짜 죽으먼 썩을 삭신인디 뭐! 그래도 넘 싫어 허는 디 몬춤 들어 강깨 어디 가먼 다들 챙기기는 잘 허더마!
실실 엄니 손 할무니 손을 타개(닮아) 가는디, 암튼 나 없어도 그 손은 잘 전디(견딜) 꺼시마는 그 손 없쓰먼 나는 하리(하루)도 못 전디 껑깨 어찌 전디도 나보다는 더 전디야 허네 이!
글고 보먼 나가 평생을 어먼 지서리만 허고 헛방질만 허고 살았어도 그 때 그 손몽뗑이 잡아 끌고 온 지서리(짓) 하나는 시방 생각해 봐도 참말로 잘 헌 지서리랑깨.
되도 안 허겄제마는 빈 말이나따나 시방부텀이라도 그 손등거리에 간국 적실 지서리는 안 허고로 용을 써 볼라는디...
저테(곁에) 있어 조서 참말로 아짐찮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