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날이 가물다 봉깨 밭곡식들도 속이 빠짝빠짝 타는지 제대로 열리지를 안허는디, 그런 와중에도 하도 여그저그 많이 숭거 놔 농깨 이리 이삐고 야들야들헌 호박이 제복 달맀그마.
근디 맨날 야들만 씹어 묵을 수도 없고 이우제야 이녘들 묵을만큼은 나오는 겅깨 갈라 주기도 그렇코... 근다고 장바닥에 앙거서 폴 것다고 나가기도 그렇코...
달아 놓코 익은 호박을 맹글아도 되기는 허제마는 그것도 냉가 놀만큼 냉가 놨씅깨 언능 써 묵을 디를 찾아야제.
마침 자주가는 짜장집에다가 기벨을 헝깨 요새는 호박이 귀헌 철이라 있는대로 갖고 오라는그마.
야들은 서로 붙치노먼 정분이 나서 서로 붙을라 쌍깨 이리 신문지로 싸서(본래는 호박 이파리로 싸야 제 멋이 나는디..)..
큰 놈이랑 각시랑 고개 너머 섬진강 갓에 있는 짜장집을 찾아 갔는디..
이 집 이약을 예전에 꼽빼기보다 많은 보통이라는 제목으로 한본 허기는 했었는디, 몇 년이 지나도 양 많은 거는 안 빈허그마.
예전 짜장맛이라 요새사람들 입에는 안 맞을랑가는 모르것는디, 우리헌티는 양 많은 거랑 값 싼 거랑 딱 맞아 떨어진당깨...
거년까지는 우동, 짜장이 2000원으로 값도 싸고 해서 이 집만 가먼 서로 셈헐라고 싸우는 거시 일이었는디, 시방은 쪼까니 올랐제마는 그래도 딴디다가 대먼 상구 싼거제.
이 집이 재미난 거는 후줄근허고 그리 깨끔허도 안 헌 집이제마는 항시 여그다가 통싯간에 걸어 놓는 화장지를 안 농깨 그거이 영판 맘에 든당깨..
섬진강 갓에 허름헌 집에 있제마는 요새는 하도 많이 알리져서 때 되 갖고 들어서먼 2,30분씩은 기본으로 지달리야 될 정돈디...
오른쪽으로는 경상도 하동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있고,
강 건너 하동 송림이 훤허니 넹기다 배기는 자리에 있어서 귀경허로 지내다가 배가 꼴짝해 지먼한본 찾아 가 보는 것도 손해는 안 볼 거라 싶어 소개해 보네요.
이 날 셈은 고량주 한 병까지 아들놈허고 갈라 묵고 나오는 걸로 때우고 말았는디, 누가 이익인고 누가 손핸가는 기테이 따질 거 없당깨요...
살다보먼 덕 볼 때도 있고 거들 때도 있는 법잉깨...
호박으로 짜장, 짬뽕 맹글아 묵는.. 젤로 시분 방법이었그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