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농부네 텃밭도서관 생활문화 큰잔치 후기(3)
저녁식사를 하기 전에 아이들이 지은 삼행시 발표와 시상을 하여 푸짐한 상품들을 안겨 주었는데...
그 와중에도 달고나에서 못 헤어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친구가 보내 준 돼지 한 마리를 다 먹어 치워야 할 판이라 아낌없이 구워대는 판이네요.
이 때쯤 되니 카메라도 술이 취했나 봅니다.
작년 봄부터 지난 여름까지 텃밭도서관이 겪어 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공식적인 공연은 모두 마쳤고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이제 뒷풀이마당을 열어야지요.
불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더군요.
아이들도 신이나서 뛰어 다니는데..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우리 가락과 친해지고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서 노는 재미를 배울 수가 있는 것이겠지요.
몸이 제대로 안 따라와 주는 것이 안타깝지만 가락을 아는 어른들은 더 신명이 나지요.
무동을 태운 아빠랑 아이가 신나게 노니까..
이 친구들도 따라해 보는데..
아주 늠름하더군요..(노약자들은 절대 따라하시면 안 됩니다.)
각시가 안 봤으니 다행이지요.
이건 폼만 잡고 따라 다니는 모습입니다.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이 잦아지면서 다음 순서로 이어지는데,
오동팔품바와 동업자인 노숙자품바의 공연으로 이어집니다.
위 그림들은 오행시 발표와 장기자랑시간이었는데 낮부터 조심해 가면서 마시기는 하였지만 공식 일정을 무사히 마친 상태였고 워낙 흥에 겨웁다 보니 과했던지 제 정신이 아니어서 순서가 오락가락하네요.
아무튼 모닥불이 다 사위어 가도록 모두들 신나고 흥겹게 놀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웃들도 함께 사는 마을이니 우리만 좋다고 밤새 떠들 수는 없고 웬만한 사람들은 제각기 집으로 가거나 잠자리를 찾아드는데, 이제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습니다.
이 분들로서는 이제 시작인 셈이지요.
그런 와중에도 말없이 끝까지 궂은 일을 도맡아 하시는 손들은 있습니다.
나름대로 끝까지 견디어 보려고 하였으나 다음날 일정도 남아 있고 해서 1시 경에 자리에 들었었는데 다른 친구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보니 아마 밤을 꼬박 새지 않았나 싶네요.
정말 대단한 열정과 강인한 체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여기까지가 뒷풀이 행사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음날은 전날 고생하며 도와주신 마을 주민들과 뒤늦게 텃밭도서관을 찾아 오신 손님들이랑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군밤구이 행사용으로 마련한 알밤을 연탄불이 제대로 안 피는 바람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생색을 내고 있네요.
.
.
.
이상으로 텃밭도서관 생활문화잔치 모습을 대강 정리해 봤습니다.
시골에서 농사 짓는 농부가 어느 단체의 지원도 없이 모든 일정을 혼자 준비하는 행사라 애당초 완벽할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할 수 있는 짓은 다 했습니다.
한창 알밤을 수확하는 계절이라 일손을 구할 수 없어서 더 힘들었지만 전국 각지에서 물심양면으로 드러내지 않고 격려하고 도와주신 분들이 없었다면 감히 엄두도 못 내었을 행사를 겁없이 시작하였고 무사히 마쳤습니다.
생각만큼 성원이 못 미쳐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텃밭도서관이 더 멋있고 신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진다면 오지 마라고 막아도 달려 올 것이라 믿습니다.
제 자신이 태만하고 게을러진다면 당연히 반대의 경우가 되겠지요.
이 행사는 텃밭도서관에서 가꾼 한 해 수확을 점검하고 평가를 받는 자리라는 생각으로 매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말없이 행사에 참여하시고 고생을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