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묵고 자부먼 맹글아 묵어야제..

농부2 2008. 10. 29. 21:07
묵고 자분 거는 맹글아 묵어야제.

묵고 자부먼 맹글아 묵어야제.

도토리묵 맹근 이약

 

 

촌에 삼서 년년이 백운산 가서 도토리를 주다가 묵을 맹글아 묵기는 했는디, 엄니가 짱짱헐 때라 맨날 엄니가 맹글아 주는 것만 묵다가 거년에는 날리 젺끄니라 주로 갈 여개가 안 나서 넘들 부탁도 있고 해서 도토리를 사다 놓키만 허고 날리가 언능 안 끝나는 바람에 냉장고에다가 얼라만 놓고 말았당깨..

근디 촌 살림이 낫살이나 묵으먼 좀 낭창낭창해 지고 여개가 나야 쓰껀디, 어찌 이리 갈수록 더 바빠지는지 냉동실에다가 여 논 도토리 내서 맹글아 묵을 여개가 안 나더마.

그것도 각시가 엄니 젙에서 거들아 주기는 했어도 지가 차고 해 본 적이 없어 농깨 언능 일을 못 벌리다가 어찌 큰 맘 묵고 시작을 허는디...

도토리를 물에다가 여러 날 당가서 불라 갖고 방앗간서 보드랍개 뽀식아다가 물을 쬐끔씩 염서 이리 매매 치대 갖고 녹말만 빼서 가라 앉치는디, 언능 가라 앉칠라먼 소금을 한 주먹 여야헌다더마.

 

이리 가라 앉아 갖고 떡 맹키로 되먼 젤로 욱에 멀금헌 웃국은 딸아 내 뿔고 중간물이랑 이 덩거리를 다시 잘 섞하서 낋이야 허는디, 이것도 하도 매 구시 농깨 다시 푸는 것도 안 쉽더랑깨...

 

중간물도 물 가람을 못 헝깨 따라 내 놨다가 도토리덩거리가 풀리는 거 봐 감서 보태는디,

 

첨 맹그는 묵이라고 새 솥을 내 걸어 놓코 시작허는디, 덩거리 푸는 일도 제복 된 일이더랑깨..

 

제대로 풀맀다 시푸먼 인자 불을 때서 낋이먼 되는디,

 

요거이 참말로 기술이 있어야 헌당깨..

첨부터 고르개 잘 젓어 조야제 까딱 잘못허먼 눌어 붙어 뿡깨 폴이 빠지덩가 말덩가 젓어 대야제.

 

불도 쉬푸개 헐라고 장작이나 여 노먼 불조종을 못 헝깨 검부적 겉은 걸로 끓는 거 봐 감서 맞차 조야 허는디, 불도 제대로 못 맞춘다고 각시헌티 잔소리 깨나 들었당깨..

장정이 있씀서 부섴 꼴이 이거이 뭐냐고 맨날 각시헌티 지천을 듣는 부섴인디, 조만간에 황토집 맹글먼 제대로 맹글아 준다 험시롱 전딘 거시 앞으로도 얼매나 더 전디야 헐랑가는 모르것그마.

암튼 둘이서 공을 딜이서 젖다 봉깨 이리 뽁뽁뽁 험서 끓어 대는디, 이리되먼 불을 약허개 해서 되직허니 될 때까지 더 젓다가..

 

이 정도로 되직해 지먼 고상 끄~읕!

 

뚜부판에다가 방방허니 한 판 채우고,

남은 거는 언능 식하서 묵고로 작은 그럭에다가 담아서 물에 당구고,

장끄방에다가 이리 곱개 싸 놨씅깨 인자 식어서 구시기만 허먼 다 된 거제.

 

아직질에 시작헌 일이 정심 때가 가차바져서 끝났는디, 정심 때 묵 맛 보로 오라고 손을 청해 놔서 작은 덩거리를 바뿌개 식하서 썰어 농깨 보기에는 제복 그럴 듯 허네 이~!

 

낮에는 먼디 손들 불러서 처음 맹근 도토리묵 맛배기를 했는디, 낭창낭창허고 쫄깃쫄깃헌 거시 무작허니 잘 맹글아져서 까탈스런 나 입에도 찰싹 달라 붙더랑깨...

근디 뭐던지 첨에 허는 거시 질로 맛나개 되던디, 담에도 이 맛이 날랑가는 모를 일이그마.

 

이 날이 나가 귀빠진 날이라서 각시가 크개 인심 써서 고상을 했는디, 도토리묵 덕에 이우제 어른들을 불러 모타서 저녁 대접을 푸짐허니 했그마.

 

사람 입에 들어 가는 것들이 어떤 거 하나 공 안 딜이고 들어가는 거시 있쓰까마는 도토리묵 맹그는 거는 보통 정성 갖고는 안 되는 일이던디, 그래도 첫 작품이 제대로 맹글아 지고 낭깨 각시가 재미가 나서 인자 도토리묵 장시로 나서야것다 쌓는그만요.

누가 온대서 역부로 맹글기는 에러분 음석이제마는 인자 질 나서 가끔 맹글아 묵을 판잉깨 텃밭도서관을 자주 뽓치던지 재수가 좋으먼 텃밭표 도토리묵 맛을 볼 수도 있것지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