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고 자부먼 맹글아 묵어야제.
도토리묵 맹근 이약
촌에 삼서 년년이 백운산 가서 도토리를 주다가 묵을 맹글아 묵기는 했는디, 엄니가 짱짱헐 때라 맨날 엄니가 맹글아 주는 것만 묵다가 거년에는 날리 젺끄니라 주로 갈 여개가 안 나서 넘들 부탁도 있고 해서 도토리를 사다 놓키만 허고 날리가 언능 안 끝나는 바람에 냉장고에다가 얼라만 놓고 말았당깨..
근디 촌 살림이 낫살이나 묵으먼 좀 낭창낭창해 지고 여개가 나야 쓰껀디, 어찌 이리 갈수록 더 바빠지는지 냉동실에다가 여 논 도토리 내서 맹글아 묵을 여개가 안 나더마.
그것도 각시가 엄니 젙에서 거들아 주기는 했어도 지가 차고 해 본 적이 없어 농깨 언능 일을 못 벌리다가 어찌 큰 맘 묵고 시작을 허는디...
도토리를 물에다가 여러 날 당가서 불라 갖고 방앗간서 보드랍개 뽀식아다가 물을 쬐끔씩 염서 이리 매매 치대 갖고 녹말만 빼서 가라 앉치는디, 언능 가라 앉칠라먼 소금을 한 주먹 여야헌다더마.
이리 가라 앉아 갖고 떡 맹키로 되먼 젤로 욱에 멀금헌 웃국은 딸아 내 뿔고 중간물이랑 이 덩거리를 다시 잘 섞하서 낋이야 허는디, 이것도 하도 매 구시 농깨 다시 푸는 것도 안 쉽더랑깨...
중간물도 물 가람을 못 헝깨 따라 내 놨다가 도토리덩거리가 풀리는 거 봐 감서 보태는디,
첨 맹그는 묵이라고 새 솥을 내 걸어 놓코 시작허는디, 덩거리 푸는 일도 제복 된 일이더랑깨..
제대로 풀맀다 시푸먼 인자 불을 때서 낋이먼 되는디,
요거이 참말로 기술이 있어야 헌당깨..
첨부터 고르개 잘 젓어 조야제 까딱 잘못허먼 눌어 붙어 뿡깨 폴이 빠지덩가 말덩가 젓어 대야제.
불도 쉬푸개 헐라고 장작이나 여 노먼 불조종을 못 헝깨 검부적 겉은 걸로 끓는 거 봐 감서 맞차 조야 허는디, 불도 제대로 못 맞춘다고 각시헌티 잔소리 깨나 들었당깨..
장정이 있씀서 부섴 꼴이 이거이 뭐냐고 맨날 각시헌티 지천을 듣는 부섴인디, 조만간에 황토집 맹글먼 제대로 맹글아 준다 험시롱 전딘 거시 앞으로도 얼매나 더 전디야 헐랑가는 모르것그마.
암튼 둘이서 공을 딜이서 젖다 봉깨 이리 뽁뽁뽁 험서 끓어 대는디, 이리되먼 불을 약허개 해서 되직허니 될 때까지 더 젓다가..
이 정도로 되직해 지먼 고상 끄~읕!
뚜부판에다가 방방허니 한 판 채우고,
남은 거는 언능 식하서 묵고로 작은 그럭에다가 담아서 물에 당구고,
장끄방에다가 이리 곱개 싸 놨씅깨 인자 식어서 구시기만 허먼 다 된 거제.
아직질에 시작헌 일이 정심 때가 가차바져서 끝났는디, 정심 때 묵 맛 보로 오라고 손을 청해 놔서 작은 덩거리를 바뿌개 식하서 썰어 농깨 보기에는 제복 그럴 듯 허네 이~!
낮에는 먼디 손들 불러서 처음 맹근 도토리묵 맛배기를 했는디, 낭창낭창허고 쫄깃쫄깃헌 거시 무작허니 잘 맹글아져서 까탈스런 나 입에도 찰싹 달라 붙더랑깨...
근디 뭐던지 첨에 허는 거시 질로 맛나개 되던디, 담에도 이 맛이 날랑가는 모를 일이그마.
이 날이 나가 귀빠진 날이라서 각시가 크개 인심 써서 고상을 했는디, 도토리묵 덕에 이우제 어른들을 불러 모타서 저녁 대접을 푸짐허니 했그마.
사람 입에 들어 가는 것들이 어떤 거 하나 공 안 딜이고 들어가는 거시 있쓰까마는 도토리묵 맹그는 거는 보통 정성 갖고는 안 되는 일이던디, 그래도 첫 작품이 제대로 맹글아 지고 낭깨 각시가 재미가 나서 인자 도토리묵 장시로 나서야것다 쌓는그만요.
누가 온대서 역부로 맹글기는 에러분 음석이제마는 인자 질 나서 가끔 맹글아 묵을 판잉깨 텃밭도서관을 자주 뽓치던지 재수가 좋으먼 텃밭표 도토리묵 맛을 볼 수도 있것지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