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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막살이집 한 채(제10화)

농부2 2009. 9. 8. 23:55
인자 실실 가실내가 나네..

오막살이집 한 채(제10화)

서까래용 나무 다듬기.

 

 

나무를 실어다 놓기는 하였지만 매실 수확하느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잘못하면 장마통에 나무를 썪힐 수도 있겠다 싶어서 대충 받침대를 만들어 세우고 박피작업을 시작해 보는데 처음해 보는 일이라 서툰 것이 당연한 일이제.

 

읍내장터에 있는 대장간에서 박피용 낫(이것도 제대로 된 이름이 있을텐데..)을 사다가 써 보니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네.

 

초여름 무더위 속에서 하는 일이라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장마가 늦어 다행이다.

 

 

 

가끔씩은 텃밭도서관에 놀러 온 사람들이 거들어 주기도 해서 갑자기 체험현장이 되기도 하였는데 무슨 일이든지 혼자하면 노동이라도 여럿이 하면 오락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마무리는 결국 주인 몫이다.

 

얼른 작업을 하지 않았더니 벌써 부지런한 벌레들이 먼저 집을 짓고 터전을 마련하고 있는데 세상은 부지런한 생물이 주인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서까래감도 있고 기둥감도 있어서 어떤 용도로 쓰일 것인지는 전문 목수가 알아서 사용할 일이지만 한 50본을 깎아 벗기고 나니 이제 조금 요령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방귀 질나자 보리밥 떨어진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눈은 게으르고 손은 부지런하다고 시작할 때는 어떻게 할까 싶더니 조금씩 여가내어 한 작업이 다행히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끝이 났다.

실제로 이 나무들 작업을 마치고 산판에 남은 나무들은 너무 굵어서 중장비를 이용해서 끌어 내려고 하였는데 준비하는 중에 홍수로 통행로에 있는 교량이 반파되어 결국 작업을 못 해서 이번 오두막집에는 써 먹지 못하게 되어 아쉬움이 많다.

 

아무튼 이 정도라도 다 깎은 나무들을 창고 안에 잘 들여 놓고 나니 한시름은 덜었는데 오두막집에 쓸 서까래로는 크기가 고르지 않고 숫자도 부족해서 기둥이나 문틀로 사용하고 서까래는 따로 구해서 보충해야 할 것 같다.

나무 작업은 7월 중순 경이 다 마쳤는데 모진 장마를 견디고 나니 이제 가을 일거리들이 밀려 들어 하루하루 미루다 보니 정말 집을 지으려는 것인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창고를 철거하고 터 작업을 하면서 밤 늦게까지 바쁘게 작업을 하다보니 기초작업이 높게 되어 장비를 다시 부르기도 마땅치 않아 손으로 파 내야겠다 했었는데 마침 홍수 뒤처리를 하러 마을에 들어 온 장비가 시간이 있어서 쉽게 정리를 하게 되었다.

 

 

이것으로 기초작업은 끝나고 이제 집을 지어 세울 일만 남았다.

오랜 세월 뜸만 들이던 시간들이 끝나고 이제 삽질이 시작된다.

9월 9일부터 오두막집 짓는 일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는데 아직 어떤 그림이 될지 제대로 감이 안 잡힌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만들어 가면서 시행착오를 겪어 가면서 시나브로 만들다 보면 집이 되겠지..

10월 12일에 있을 텃밭도서관 가을 잔치 전에는 그럴 듯한 모양이 만들어 져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