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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아~! 나도 좀 살자!

농부2 2010. 4. 6. 23:05

 

 

 

 

 

 

 

 

 

 

 

 

 

 

 

 

 

 

봄아~! 나도 좀 살자!

                              - 서 재 환 -

 

 

꼬랑 갓에 버들 강생이가 다 피도

봄이 와도 온 거시 아니라 쌓터마는

 

매화꽃 한나잘 귀경 허고

산수유꽃 쪼까니 더 봐 보고

베랑 먼 눈 폰 것도 없는디..

 

언재 달라 들었던지

앞산에는

깨끗짱다리꽃이 삘그러니 산천을 덮고

뒷골 꼬사리들은 언능 안 오냐고 손을 흔들어 싼다.

 

아직 문전 옥답도 다 못 갈아 뉩히고

종자 봉다리에 든 곡석들도 다 제 밭에 못 숭것는디

강 건너 벚꽃이 다 터졌다고

봄바람에 기벨을 해 쌍깨

맘만 붕붕 떠 댕기는그마.

 

어째사 쓰까 이~!

시작 헐 직애 허는 꼬라지로 봐서는

올 둥 말 둥 허던 봄이

콧빼기를 내 배김서부터는 어찌나 날래개 내빼는지

하나 뿐인 몸뗑이로는 가랑이가 째지개 쫓차 가도

반동가리도 못 따라 가고 숨 넘어 가것네.

 

봄아~!

제발 적선헌다 허고 쉬엄쉬엄 좀 가자~!

그란해도 북망산이 저만치 배기서 오금이 저리 죽것는디

맨날 뒤도 안 돌아 보고 내빼기만 허먼

몸은 늙고 맘만 청춘인 이 내 몸이

어찌 전디 내것냐~!

봄아~! 나도 좀 살자~!

 

 

 

 

출처 : 농부네 텃밭도서관
글쓴이 : 농 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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