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석정이 따로 있당가?
우리 동내 새미 하나는 엇다 내놔도 꿀릴 거 하나도 없당깨..
삼동이먼 따땃허제.. 오녀름이먼 간이 시리개 찹제.. 물 맛 좋체...
언재라고 오녀름 날씨가 어디 안 더부까 마는 올해는 유페시리 더 더붕 거 겉그마.
날이 더버서 긍가 주말에도 텃밭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베랑 없어서 펜허다 헙서도 쪼까니 섭섭허던디, 오늘은 더 더버 죽것는디 소재지 고등학교서 운동허는 후배들 괴기나 좀 꾸 믹일랑깨 자리 좀 맹그라 주라는 기벨이 오는그마.
우산각에다가 자리를 맹그라 주고 선풍기도 돌리 줬제마는 가만 앙것어도 육수가 줄줄 흐르는 판에 불 보둠고 앙거서 괴기 묵것다고 땀 흘리는 걸 봉깨 이대로는 올 여름을 제대로 못 넹기것다 시퍼서 대갈통을 궁그라 봉깨 뭔 수가 빤짝허고 생기는그마.
궁즉통이라~!
이리 삼척겉은 물을 젙에다가 놔 놓코 제대로 써 묵도 못 허고 더버라 헐 것 없이 기냥 새미 안에 들앙거서 여름을 보내 보자 허는 생각을 허고 낭깨 대충 기림이 맹그라 지는그마.
봄 잔치 때 술 묵고 놈서 좋은 유리탁자를 깨 묵어 삐리서 영판 앵했었는디, 어찌 다시 맹그라 보꺼나 시퍼서 안 내뿔고 놔 논 다리를 이리 당가 농깨 뭐가 되것다 시푸제?
물이 암만 찹다고 해도 대그빡을 기냥 난장에다가 내 노먼 껍딱 벳기져 뿌껑깨 뭘로 막아야것다 시퍼서 가차분 철물점으로 달리 갔더마는 이리 맹그라 갖고 포는 놈이 있어서 사 왔더마는 맞춘 거 만큼은 아니라도 아쉬분대로 써 묵것그마.
여그저그 가차이 있는 낭구랑 창고 지둥에 걸치서 대충 쳐 놓코 상 대신 쓰고 남은 나무 판떼기가 있어서 엉거 놨더마는 생각보다 짱짱허네.
뜨건 불을 보둠고 육수를 빼던 아그들 보고 언능 가서 땀 좀 식후라고 했더마는 어찌나 좋아라 허던지...
첨에 옆으로 친 거시 시간이 강깨 해가 들치서 다시 제대로 해 가는 질에다가 맞차서 돌리 매고 아예 깔판도 장만허고 와상까지 들어다가 놔 농깨 인자 낮잠 자는 것도 걱정 없개 생깄는디, 이리 맹그라 농깨 하나 둘 동민들이 못치기 시작허는그마.
근디 사람들이 못치서 잠깐만 당그고 있어도 발이 얼어 붙는 새미에 기냥 민밋허니 낯빤닥만 채리 보고 앙것쓰먼 시간이 아깝제 이~!
아직질에 잠깐 따다가 손들 오는 바람에 못 개리고 놔 논 깻잎 소쿠리를 들고 왔더마는 금새 뚝딱 개리 뿔고 뿌는디, 이리 일을 허먼 심든다 소리 헐 것도 없당깨..
뒤늦개사 이웃 아짐씨들이 이걸 보고 고구맷순을 거멍거멍 걷어 와 갖고 젝제끔 까는대로 갔다 묵으라는디..
이거는 일이 아니라 노락질이랑깨...
금시발복이라는 말을 이런디다가 써 묵어도 되는가 모르것는디...
땀이사 좀 뺐제마는 돈 13,000원 밑천 딜이 갖고 해가림 맹글고 상 하나 맹그라 논 거 뿐인디, 묵을 거시 연달아 나오는그마.
서울사는 아들이 휴가 와 갖고 사천사는 처이모집인가 댕기 옴서 갖고 왔다는 짱어를 들고 나옹깨..
마당 갓에 있는 상추를 뜯어 들고 나오는 집도 있고,
낮으로는 없어도 해가 떨어지먼 모구가 돌아 댕깅깨 해나라도 모구 물리깨미 나는 이리 목갯불이나 챙기 놨는디,
각시는 부섴에 안 들어 가고 한 끼니 때우개 됬다는 것만 갖고도 신바람이 나서 뜨건 불판을 마다 안 허고 보둠고 나서그마.
이 재미가 어떤건지 아요?
포석정서 술 돌리던 양반님들인 뽈시로 넘 눈치 안 보고 오녀름에 발이 시리서 달달 떰서 제멋대로 묵고 마시는 이런 재미를 제대로 알랍디여?
볼쑤로 낼 정심까지 예약이 들어 와 뿔고 인자 더우 걱정은 안 허고 올 여름을 선선허니 넹기개 생깄는디, 아침 저녁으로만 살쩨기 땀 빼고 한낮으로는 여그서 죽치먼 신선놀음이 안 붑개 생깄당깨요.
죽으나사나 일터서 땀 빼시는 분들헌티는 죄스럽제마는 넘들 맹키로 걸찍헌디까지 못 가시는 분들은 살쩨기 들리서 씨언헌 수박이라도 한 통 깜서 잠시라도 더우 좀 이저삐리개 시간 내 보이다 이~!
까짓 거 나가 씨언허먼 되는 거제 폼이 뭔 소용 있쓸랍디여?
기껏 한나잘 써 묵고 생색내기는 좀 글제마는 암튼 나가 생각해도 참말로 기똥찬 피서지를 맹그랐당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