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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 따는 날!

농부2 2010. 11. 2. 21:31

 나가 촌구석에서 농사를 진다고 허기는 허제마는 참말로 농사를 제대로 짓고 거돠 딜이는 건지 기냥 날강도 지서리를 허는 건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당깨..

매화낭구나 밤낭구에 비료 한 테기도 안 주고 약 한본도 안 쳐 줌서 철 되먼 다 익은 놈들만 옴싹 털어다가 묵어 삐리는 거시 참말로 강도질 아니까?

암튼 이 쑤세미들만 봐도 몇 년 전에 모종을 사다가 몇 폭시 숭구기는 했제마는 엄니 계실 직애는 년년이 약으로 쓴다고 잘 챙기서 드시고 했는디, 올해는 뭣이 그리 바뿐지 제대로 모종도 못 챙기 숭것었는디...

제 혼차 떨어져 있던 놈들이 싹을 터주고 기 올라가서 이리 멋지개 덕을 맹그라 주기도 허고,

 

 

어떤 놈들은 매화낭구 모감지를 감고 기올라가서 매화낭구를 못 전디개 허기도 허더마는,

 

야들은 높으막헌 감낭구 욱에 올라 앙거서 시상 귀경을 허니라 정신 없그마 이~! 

 

 

여름에는 씨언허니 그늘을 맹그라 주고 이삔 꽃도 배기주고 험서 기분을 맞차 주더마는 가실이 됭깨 이리 옴팡지개 잘 커 갖고 보는 사람 맘을 넉넉허니 맹그라 준당깨...

근디 인자 삼동에 접어 듬시롱 날도 쌀쌀해지고 가끔은 무서리도 내리고 해 쌍깨 더 안 몰라져서 거돠 딜이기는 해야것는디, 감따는 까시개로 따 볼랑깨 야들이 낭구가 아니라서 보드라 농깨 씹히 삐리기만 허제 잘 안 끊어지더마.

 

 

일을 삼아서 작은놈 보고 따 모타라 했더마는 굼턱굼턱 달린 놈들이 생각보다 많네 이~!

 

 

 

기냥은 묵도 못 허는 것들이제마는 많이 끄다 재 농깨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크마.

당장 나가 쓸 일은 없씅깨 놔 놔 봤짜 몰르기만 허꺼라 기관지가 약해서 삼동만 되먼 지침을 해 쌌는 동숭은 쑤세미 순을 짱그라 갖고 받은 물이랑 이 쑤세미에다가 배랑 생강이랑 도라지를 여서 증탕을 맹그라 주기로 허다봉깨 큰 놈도 기관지가 안 좋타 싸서 올해는 한틀 해 믹이 봐야것다허고 건강원에다가 맽기고도 남아서 이우제도 좀 갈라 주고...

 

크개 돈 되는 놈들은 아니라도 꽃 봐서 좋코 그늘 맹그라 줘서 좋코 열매 봐서 푸지고.. 이삐기는 이삔 놈들이랑깨요...

그래도 아직 굼턱에 백히서 이 참에 못 딴 놈들이 있씅깨 명년에도 따로 씨 안 숭거도 실컷 봐 지것지다 이~!

재주는 곰이 허고 돈은 뙤놈이 번다더마는 야들 크는디다가 손끄터리 하나 깐닥도 안 허고 보약 맹그라 묵고 인심 다 쓴다고 야들이 욕 안 헐랑가 모르것그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