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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예전에는 설이 가차바지먼...

농부2 2011. 1. 24. 17:09

예전에는 설이 가차바 지먼 집집마다 유개 맹글고 쑥 씼꺼 쌂고 조청 고우고..

방앗간서 가래떡 빼다가 구시 놨다가 건석대로 못치서 떡국 썰고 할무니 어무니들이 이불 호청 뜯어서 뽈고 시치고 허니라 정신없이 바뿌개 돌아 댕기는 판에 덩달아서 아그들은 명절 지달리는 재미에 기냥 신이 나서 뛰 댕김서 놀았었는디...

요새는 명절이 오는지 가는지 당일날만 펀떡 허다가 말아 뿡깨 참말로 재미 없다.

그래도 예전 생각험서 떡국가래는 일찌감치 빼서 썰어 놨고 오늘은 모처럼 날이 따땃해진당깨 각시가 부각이나 맹글자고 허는디...

 

찹쌀로 풀 써 갖고 짐에다가 볼라서 두 장 붙치서 몰루기만 허먼 되는 겅깨 맹그는 거시사 시퍼 배기제마는 이것도 풀 맹그는 거시 쉬분 거는 아니당깨..

찹쌀풀에다가 마늘이랑 생강이나 갈아 옇키도 허고 액젖으로 간을 맞추기도 허고 꼬칫가리를 옇키도 허는디, 양념은 이녘 입맛대로 허먼 되는 거제.

 

부각 맹그는 일이 에러분 일은 아니라도 사람이 셋은 되야 언능 맹그라 치울 수 있씅깨 손이 귀헌 사람들은 이웃들이랑 우접해 감서 해야 된당깨..

한 사람은 자리를 펜안허니 잡고 앙거서 풀을 보르는디, 첨에 짐을 한 장 깔아 갖고 찹쌀풀을 보르고..

 

그 욱에다가 한 장 더 붙치 갖고,

 

다시 풀을 넉넉허니 보르먼..

 

 

 

한 사람은 그걸 살쩨기 안 찢어지고로 들어다가,

 

와상 욱에다가 너는디, 와상 욱에다가 캐칼헌 망을 깔고 해야 난중에 잘 떨어진당깨...

 

따땃허니 해가 잘 들개 자리를 맹그라 널고 나먼,

 

언능 안 구시서 참깨를 고르개 잘 허치야 허는디,

 

다들 손에 풀이 묻어 있씅깨 이럴 직애는 백수도 한 모가치 헌당깨...

 

 

아침나절에 언능 맹그라서 이리 널어 노먼 시방부텀은 하늘이 다 알아서 해 준당깨..

 

 

 

꾸덕꾸덕허니 모름서 구시지는디, 부각이 젤로 맛나기는 빠짝 안 모르고 이리 꼽꼽헐 직애 한 장 떼서 한 아구지 여 갖고 옴줄옴줄 씹어 묵는 맛이 젤이제 이~!

 

 

짜린 해라도 날이 좋응깨 해거름 때쯤 되먼 고실고실허니 몰라 지는디,

 

 

이걸 바람 잘 통허는 채반에다가 우선 담아 갖고 고방에나 여 놨다가 설날 세배허로 오는 어른들헌티는 살짝 꿉던지(요새는 전자렌지가 있어서 1분만 꾸먼 맛나개 된다더마.) 지름에다가 빠삭빠삭허니 튀기 갖고 술안주로 내기도 허고, 아그들헌티는 주전부리감으로 내 주기도 허는거제.

예전에 할무니가 맹글 직애는 이 욱에다가 실고치를 가늘개 썰어 갖고 고명으로 얹지서 이삐개도 맹글던디, 이리라도 맹그라 주는 각시가 아짐찮허제 뭐~!

암튼 이 부각은 기냥 묵어도 맛이 좋응깨 주전주리감도 없던 시절에는 참말로 귀허고 맛난 음석이었는디, 요새 아그들은 이 맛을 좋아라 허는 아그들이 얼매나 있쓸랑가?

 

암튼 설명절이 가차바 징깨 만사를 제끼 놓코 각시랑 설에 묵을 거 맹글고 챙기니라 우리는 신바람이 났는디, 설이라고 누가 얼매나 묵으로 와 줄랑가는 모를 일이지다 이~!

올 설에는 얼매나 오래 갈 지도 모르는 닭을 좀 넉넉허니 잡아 갖고 닭장국도 푸짐허니 맹그라 놀랑깨 혹간에 가찬디 댕기로 오신 분들이나 설명절이 외로분 분들이 여개내서 오시먼 재미난 설명절 항꾸내 보내질 거네요.

명절만 되먼 뒷골이 몬춤 쑤시고 씨갓집 가는 거시 요새 소 돼지가 흙구뎅이로 끌리 가는 것보다 더 죽것다는 분들이 많턴디, 멀리서 가는 분들은 오가는 질이 심들기는 해도 가서 한 두끼니 채리만 주고 오먼 그만이제마는 그걸 챙기고 맹그는 씨엄씨는 한달이나 보름 전부터 이런 지서리 허고 있다는 거 알고 기왕 젺끄는 일이라먼 기냥 재미나개 잘 묵고 잘 노는 명절을 항꾸내 보내먼 좋컷네요.

앞으로 댕기먼 얼매나 더 댕기고 그런 거라도 안 배기 주먼 난중에 나 자석인 뽈시로 나 심 빠졌쓸 직애 딜다 봐 주것능가요.

시상사는 재미는 나가 맹그는 거제 넘이 맹그라 주는 거 아닌 거 잘 안 아요?

나 없쓰먼 시상도 없는 거랑깨요...

각시가 낼 장에는 대목장도 미리 보고 티밥 테로 가자네요... ^^

출처 : 농부네 텃밭도서관
글쓴이 : 농 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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