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혼비백산이라는 말을 들어만 봤제 젺어 보지는 못 했었는디, 오늘 제대로 젺어 봤그만요.
오전 10시 반에 집에서 읍내로 나갈 때만 해도 멀금허던 하늘이 불과 30분만이 이 모냥으로 배끼더랑깨요.
엉금엉금 기 오다가 오르막질에서 차가 있는대로 맥히는 바람에 그래도 언능 대갈통을 궁구라서 돌리 나가 갖고 고속도로를 탔씅깨 1시간만에 왔제 안 그랬쓰먼 한나잘은 뭉끼서 옴싹달싹도 못헐뻔 했그만요.
보돕시 뺑빠꾸를 돌아 감서 집으로 찾아 오는디 우리집 들어 선 언덕이 이리 이삔 설국으로 배끼 있더만요.
참말로 깨끔허지다 이~!
야들은 이삐기도 허고..
이 놈들은 하도 이서 쌍깨 보지 마라고 눈이불을 덮어 씌워 삐맀그만요.
나가 히히덕기리 쌀 때 그럴 줄 알았당깨...
새밋가에도 몰강물 묵으로 온 놈들이 쏘복쏘복..
널뛰는 놈들도 있고..
시소타는 놈들도 있고..
우산각에 못치서 도란도란..
야들은 한상 걸개 받았그만요.
야는 해먹에 자빠져서 한잠 자네~!
우리나라 존 나라~!
어린이집서 눈 많이 온다고 일찍 아그들을 보내 줬다네요.
들어 오다가 홍성연이를 만내 갖고 좀 놀다 가라고 사정을 해서 보돕시 잡았는디..
진짜배기 눈썰매를 이럴 직애 타야것지다 이~!
언능 보낸다고 약속을 해서 썰매 몇 본 타고 가라고 보냈더마는..
가기 싫타고 몬지작기리더마는 이리 나자빠지는그만요..
아그들이 눈 좋아허는 거는 갤차서 되는 거시 아니더랑깨요.
여그저그를 둘러 봉깨 차 타고 노는 놈들도 있고..
세발자징개 타는 놈들도 있고..
줄타기 허는 놈들도 있는디..
초가집은 어지깨보다 더 따시개 덮어 놨더랑깨요...
인자 제대로 눈 온 거 겉지다 이~!
어디를 봐도 어지깨 기림허고는 상대가 안된당깨요..
온 집을 소복소복 덮어 논 눈들만 채리 봐도 배지 고푼 줄을 모르것는디...
그래도 헐지서리는 허고 놀아야것지다 이~!
각시 부애 내기 전에 부섴가는 질부터 치워 주고..
새밋질도 치우고..
샐팍까지 치웠씅깨 그만해도 누가 뭐라 안 허것제마는..
어디 내 샐팍만 치웠다고 들앙그먼 쓰것능가요..
각시랑 둘이서 동내 들어 오는 질목까지 치우고 나강깨..
아랫집 아자씨도 비찌락 들고 나오는그만요.
이 질은 음산이라 한본 얼어 붙어 노먼 삼동 다 가도록 안 녹는디였는디.. 사람들이 볿바서 다지지기 전에.. 얼어 붙기 전에.. 대충 비찌락질만 해 놔도 흙이 간디는 금새 녹아 없어지더랑깨요.
내리 감서 한본 올라 옴서 또 한본.. 글고 봉깨 뭐 선전 허는 거 겉으네요~!
집에 들어 성깨 정심 묵고 나왔다고 세빈이 놈이 들어 서는디..
니 잘 만냈다~!
나랑 눈쌈 한본 해 볼래~?
사정 봐 주기 없기다 이~!
아따~! 이번 눈은 영판 찰지서 뭉치지기도 잘헌다 야~! ^^
어이~! 세빈이~! 우리 그만 협상허고 썰매나 타로 가 보까?
혼자 놀다가~! 둘이 농깨로~! 와 이리 좋노~!
참말로 재미나 죽것제?
인자는 눈사람 맹글기 대회다 이~!
아따~! 그 놈 잘 허네~!
근디 나가 몸뗑이 맹글랑깨 세빈이 보고 대갈통 맹그랬더마는 제는 제대로 맹글것다는그만요.
그려~! 허고 잔대로 허거라 이~!
근디 기념사진은 항꾸내 박아 봐야제~!
나가 주정뱅잉깨 병나발 부는 눈사람 빼끼 못 맹글것그마..
이거는 각시가 술병 싱키 뿔고 꼬치를 물리 놨더랑깨요...
야야~! 영판 맵지야~?
인자 세빈이가 눈사람을 맹글 차롑니다 이~!
천하장사 홍~! 세~! 비~인~!
드디어 눈사람 대갈통을 들고 몸통을 행해 늠름하고 씩씩하게 가고 있씁니다..
드디어 해 냈씁니다~!
국민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요~!
여섯살짜리 홍세빈이가 기어이 눈사람을 맹글고 말았습니다~!
이러고 철딱서니 없이 하리해를 보내고 놀았당깨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