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 - 물총놀이
야들은 낭구 축에도 못 드는 풀이라던디 그래도 이름 하나는 짱짱허니 낭구를 얻어 붙치서 대낭구라 헌당깨요.
그리 대접을 해 조서 긍가는 몰라도 야들은 어디라도 안 찡기는 자리가 없고 못 써 묵는 일이 없그만요.
오늘도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가것다고 뼈를 짱그는 고통을 감내허고 있는 참이네요.
일단은 매디가 필요헌 노락잘잉깨 매디를 붙치서 짱글다 봉깨 지렉시는 제각각이그만요.
일일이 톱질을 해서 짱글기에는 인자 심이 붙칭깨 좋은 연장들 심을 빌리야 헌당깨요.
예전에는 이것도 송곳을 갖고 구녕을 맹그랐었는디 이리 존 연장이 있씅깨 구녕 내는 거 정도는 일도 아니그만요.
시방까지는 몸통 맹그는 과정이고...
이거는 속대를 맹그는 과정이네요.
이 속대는 빤듯헌 낭구를 짱그라 쓰기도 했는디 여러개를 구허기가 에러붕깨 쉬분대로 대낭구를 갖고 준비를 했그만요.
선남선녀들이 써 묵을 껑깨 캐칼허니 목욕재계허고 근신험서 조신허개 출정 명령이 떨아지기만을 지달리고 있네요.
소싯적에야 여그 속대에 감는 천을 런닝셔츠(이거는 난넹구라고 해야 제대로 시대적인 감정전달이 되는디 워낙에 쪽바리 말에 예민헌 분들이 많응깨 함부로 쓰지는 못 허네요)를 찢어서 맹글고, 허다 못해 걸래 쪼가리라도 찢어서 감아 갖고 실로 뭉꺼서 쓰기도 했었는디 나만 맹글고 마는 거시 아니고 40명 모가치를 장만해야 헝깨 미리 제대로 맞는 재료를 안 챙기먼 놀이가 안 된당깨요.
그래서 궁리 끝에 장만헌 거시 이 붕대들인디 워낙에 촌 동내다 봉깨 시골약국에는 그나마도 없어서 읍내로 시내로 10곤대도 더 되는 약국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에는 하동까지 가서 보돕시 숫자를 맞출 수가 있었그만요.
도매점이나 인터넷에서 구허먼 쉽것제마는 당연히 이 정도는 있것제 시퍼서 미리 안 챙기 놨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 갖고 구허니라 애를 묵었당깨요.
일단은 시제품을 맹그라 갖고 시운전부터 해 보는디 예전 실력이 아직 안 죽었그만요.
인자 완전군장을 꾸려 놓코 출동 명령만 지달리는 참이네요.
수업 시간 전에 미리 학교에 도착해 갖고 물이 있는 디를 찾았는디 야외 급수대는 없고 식당 젙에 딸린 급수대가 있어서 이리 준비를 해 놓고..
총알들까지 방방허니 챙기 놨그만요.
문제는 이걸 잘 감아야 허는디 말을 잘 듣고 찬찬허니 잘 감는 친구들도 있제마는 3~4학년이고 처음 해 보는 일들이라서 쉽지만은 않터랑깨요.
미리 물총놀이를 허껑깨 여벌 옷을 챙기 오라고 알림장을 보내고 문자발송까지 했다고 허는디도 안 챙기 온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친구들은 선생님께서 비옷을 챙기 주싰더만요.
물총 쏘는 요령을 갤차 주고 낭깨 찬찬허니 뒷말은 들을라고도 안 허고 몸이 몬춤 반응을 허네요.
그래도 4학년들은 연식이 있다고 학실허니 좀 더 차분허그만요.
나른대로 방어를 해 보것다고 우산을 챙기 온 친구들도 있고...
서툴러서 제가 더 많이 뒤집어 쓰는 친구들이 있기도 허고...
속대를 빼서 물을 담는 요령을 터득헌 친구들도 있제마는...
결국에는 성헌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 물싸움인거지요.
승자도 패자도 없이 모두가 망허고 모두가 신나는 싸움~!
때 빼고 광 내고 나선 단벌신사 선생이라고 사정 안 봐 주는 놈들 땜시 뜽금없이 물베락을 맞기는 했제마는 즈그들 놀이에 찡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헌 시간이었그만요.
아침에 나설 때만 해도 소나기가 쏟아져서 조금 걱정은 했었는디 수업 시간 전에는 말끔허니 개이서 기분 좋캐 시작을 했었는디...
실상 아그들헌티는 춥고 덥고 비가 오고 베락이 치는 것도 문제가 안 되더랑깨요.
그저 동무들이 있고 놀 마당이 있고 놀 시간만 준다먼 적도나 북극도 마다 안 허고 신나개 놀아 줄 수 있는 능력들을 타고 난 초능력자들이지요.
수 천년을 이서 온 놀이들을 제대로 이서 주고 신명나개 잘 노는 능력들 잘 살리 주고 잘 키워 주먼 기껏 4~50년 정도 새에 허고 놀던 오징어게임 정도에 꺼뻑 죽는 시상 정도 갖고 노는 일은 하리 아침 해장거리도 안 되는 거랑깨요.
그나저나 옷도 안 챙기 오고도 신이 나서 흠뻑 젖어 들어 간 아그들이 감기나 안 걸맀는지가 은근히 염려가 되는디 놀이로 단련된 우리 아그들이 이 정도에 자빠지지는 않컷지다 이~!
이거 보고 예전 생각 나시는 분들..
혹간에 물총쌈 한본 생각 나시먼 편 짜서 한본 붙어 보고로 텃밭도서관으로 못치 봅시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