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사는 촌놈

비 오는 날의 별식-다슬기 수제비

농부2 2002. 5. 15. 16:13




때깔부텀 입맛 땡기네!










                 color=#006000>때깔부텀 입맛
땡기네!



                                         비 오는 날 묵는 민물고동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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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 오는 다슬기 모습)


비가 올거라는 기상대 예보를 믿고 매화낭구 밑에 열매비료를 허치 놓고 낭깨 밤새 꼽꼽허니 비가 시작허는디
인자 요놈들이 잘 커 갖고 언능 돈을 셀 일만 남았다.

모처럼 각시랑 물고동(다슬기)이나 잡으러 가자고 나섰는디 봄 내 비가
많아농깨 꼬랑물이 많이 불어서 신고 들어 선 장화를 넘어 물이 볼금기리는디 근다고 짚은 물에 안
들어 가먼 눈 앞에 뻐끔허니 배기는
고동들을 채리만 보고 있어야 되는디 참말로 환장헐 일 아닌개벼!

각시는 진 물신을 신어 농깨 잘도 잡는디 ‘에라 여름 들어 선지가
언잰디 지가 찹으먼 얼매나 찹것냐?’허고 장화를 벗어 뗑가 놓고 맨발로 들어 서는디 아이갸! 이거시 장난이 아니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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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에는 발이 시러바서 옴주리고 섰는디 쫌 있씅깨 발이 얼어삐릿능가 아무 감각도
없어지는구만! 눈 앞에 배기는 고동들을 주 담니라 정신없이 물 갓으로 물 속으로 눈을 디리대고 헤비고 댕기다 봉깨 어즘잖이 많은 고동들이
소쿠리에 쌓이는디 무답시 들고 온 카메라가 물에 빠질깨미 둘치 업고 엎지서 일을 헐랑깨 영판 걸리적기린다.

다시 허리끈에다가 끼서
차고는 고동을 중깨 상구 수월허기는 헌디 ‘오늘 여그서 자바져 뿔먼 백만원짜리 고동 묵는거여!’허는 생각으로 엉금엉금 기댕김서 고동을 주 모타서
엔간허니 소쿠리가 찼다 싶어서 “어이! 인자 그만 잡고 가새! 여그 있는 놈들이 어디 가것능가? 담에 또 와서 잡제!” 허고 한 개라도 더
잡을라고 통간에 나올 생각을 안허고 있는 각시를 일바씨 갖고 물 갓으로 나옹깨 그재사 발이 시리기 시작허는디 누가 몽뎅이로 쌔리 패는거 겉구만!



잡아 온 고동을 큰 소쿠리에다가 매매 문때 씻꺼 갖고 물때를 벳기 내고 폴폴 끓는 물에다가 부서 언능 직이야제 찬물에 여서
시나브로 직이노먼 야들이 보깡 옹그라져서 밑구녕에 백히서 빼 묵을라먼 애를 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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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2>낄이던 물을 그대로 한 오분 정도 쎈 불로 더 낄이 갖고 건지서 찬물로 헹구먼 기냥 까 묵게
되는디 뻰치로 고동 끄터리를 짱그라서 입으로 뽈먼 속에 있는 알맹이가 쏙 빠져 들어오는디 그 맛도 맛이제마는 그 재미도 보통이 아니고 고동 쌂은
물도 간간허고도 개운헌디 이것도 약 된당깨 딴 때 겉으먼 홀랑 마시 삐릿쓸껀디 수제비 국물로 씬다고 헝깨 맛만 죄끔 보고 말았다.


기냥 편안허개 바늘을 챙기 갖고 주뎅이 쪽을 찔러 갖고 다른 손으로 밑을 뱅글 돌리먼 알맹이가 뺑글뺑글 도는 모냥 그대로 이삐개
빠져 나오는디 너무 급허개 묵을라다가 는 바늘끝에 주뎅이가 찔리개 됭깨 조심허고 묵어야 헌다.

근디 해거름에 고동을 잡아 오는걸
보고는 이우제서 “어이! 귀헌걸 많이도 잡았네! 그걸로 수제비를 낄이 묵으먼 참말로 만낸디...!” 허고 말을 거드는디 맛내다는 거시사 나가 안
묵으먼 쓰것능가? 그 소리를 들어 농깨 당장에 묵고 잡아서 쎄가 방맹이질을 허제마는 세 개 빼먼 한개만 묵고 남치기 두개는 젙에 빈 그럭을
갖다놓고 모투는디 참말로 한강에 돌 떤지는 거 맹키로 그럭이 찰라 생각을 안허는디 까깝허네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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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2>그래도 각시랑 둘이 대그빡을 대고 앙거서 밤을 새 감서 빼 모투다 봉깨 한데베기나 되던 고동이
한 홉 정도나 나오는디 마릿수로 치먼 만마리도 더 되껀디 포름헌거시 얼매나 이삐고 오진지 묵기가 아까불 지경이다.

비는 오제!
언놈이 부르는 놈도 없제! 꼽꼽헌디 자빠져서 뭐 헐일이 따로 있능가 맨날 주뎅이에 쳐 묵을 연구만 허제!
고동 쌂은 물은 깨끗허니 걸러
갖고 물을 보태서 국물로 쓰고 밀가리를 반죽을 해 갖고 수제비를 낄이 내 놓는디 포르스름헌 국물에 힉헌 수제비 건더기가 때깔부텀 입맛이 땡기게
허는디 이러코롬 귀허고 맛낸 것을 우리만 묵으먼 안되것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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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하우스를 허는 성님이랑 우접해 사는 이웃을 불러서 한그럭씩 갈라 묵응깨 얼매나
맛내고 입에 짝짝 달라 붙능가 성수는 담에 갈 직애는 꼴 기벨해 갖고 항꾸내 가자고 신신당부를 허는디 이거 무단헌 것을 맛 배기 갖고 인자
꼬랑에 고동 씨가 몰라 삘랑가 모르것네!

그래도 나 묵을 것이사 안 남것다고?
요거 맛 보고 잡으신분 날 개먼 시간 내
갖고 달리 와 보시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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