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도 간다 이~!(닷샛날 아직질)
별난 촌놈 가실 나들이!
자정을 넹기고 1시가 됭깨 나는 좀 자 놔야 것다고 들어 왔는디, 둘이 붙어서 밤새도록 상다리 뚜들아 감서 노래허더마는 새복 4시나 됭깨 부섴에서 뭘 맹그는지 딸그락기리 싸서 먼디서 손이 왔다고 도야지라도 한 마리 잡아 내 놀랑갑다 했더마는 아직에 인나서 물어 봉깨 놀다가 배가 꼴짝해서 나멘 낋이 묵니라 그랬다는그마!
눈 뜨고 안방으로 들어 강깨 웃목에는 볼쑤로 쐬줏병 끌러서 세워 놓코 한 순배 돌리고 있는 판이던디, 지리산 녹차라고 낋이서 안주 삼아 자시는그마!
녹차 한 잔 묵고 아직밥을 챙기는디, 여그저그서 맹글아다 준다고 찬은 푸짐허그마... 언잿적 건지는 몰라도...!
대충 챙기 묵고 밤새 이약허고 자랑헌 동내 고샅을 한본 돌아 볼라고 나오는디...
말리 갓에는 기왓장 한 장이 글을 보둠고 벗투고 서 있고,
방문 앞 쭉담 욱에는 묵직헌 목도가 뭣헌다고 도가지 욱에 벗투고 앙것는디, 제복 나이가 묵은 거 겉더랑깨...
누가 맹글아다 놨다는 솟대 실은 배 하나가 먼 질 떠날 채비를 허고 있는디, 언제나 물이 들어 야가 나서 질란지... 헐 일 없기는 젙에 있는 지팽이도 마찬가지네!
현관문 욱에 달아 논 이 놈 땜시 절인줄 알았던 건디, 실상은 절이라고 헐 거는 암 것도 없더마!
옛날 촌집 하나를 대충 고치 갖고 사는 집이라 벨난 것도 없는디, 목도랑 솟대랑 욕심이 쪼까니 나더마는 해도 여그가 더 어울리는 놈들이다 시퍼서 눈도장만 찍고 말았그마!
쥔만큼이나 태평스런 놈이 써리를 맞아 감서도 잇고 섰는 걸 봉깨 이 동내 들어 오먼 다 비스무리해 지는 갑더랑깨...
집 앞에 빈 집이 있어 때작기리고 가 봉깨 간밤에 적음스님이 귀헌 홍시라고 내다 주던 똘감낭구가 감만 호빡 이고 서 있네!
낭구 밑에는 떨어진 감들이 늘비해서 홍신가 싶어서 주 봉깨 쌩감이 이리 흘렀그마!
쥔 떠난 빈 집에는 시방이라도 쥔만 돌아오먼 쇠등거리에 올라 앙거서 논으로 밭으로 달리 갈 채비를 마친 연장들이 무심헌 시월만 삭후고 있네!
한창 때는 신나개 나락 모감지를 뚜두라 딱던 놈인디, 그 때가 언잰디 아직도 전디고 있었네 이~!
장정들이 둘이 서서 발로 볼바 감서 신나개 나락타작허는 거 보고 있쓰먼 꼭 춤 추는 거 겉앴는디...
이 놈을 옆에 사는 쥔네가 써 묵을 디 있쓰먼 가 가랬씅깨 담에 이불장시가 안 실고 오먼 야 땜시라도 한 행보 더 해야 헐랑가 모르것네!
구기자 낭구 울타리가 넉넉해 배기는 촌집을 돌아 들어 강깨...
눈도 깜짝 안 했는디, 졸지에 40년 전 시상으로 덱꼬 들어 가 삐리네!
몬춤 들어 간 각시가 아직도 반질반질헌 솥단지를 채리 보고 눈이 빤짝빤짝해 지는디, 언재던지 이 솥 안 쓰개 되먼 기벨해 주라고 쥔아지매헌티 신신당부를 허고 있그마!
먼디서 집이까지 놀로 오시는 분들헌티 이걸로 밥 해 주고 잡다고...
구석구석 기림을 백히 놨쓰먼 사진첩을 하나 맹글아도 남을 것들이 기냥 있던 그 자리에서 시방도 제 모가치를 허고 있던디, 사진기 딜이 대기가 미안스러바서 이것만 보돕시 챙기 왔그마!
해나라도 담에 다시 가개 되먼 막걸리라도 몇 병 사 들고 가서 찬찬허니 둘러 봐야제...
봉화장 가서 막거리 한 잔 헌다고 챙기 인나는 적음스님이랑, 기왕 자리 잡은 겅깨 하리 더 파이쳐 뿔고 장태롱이나 허고 들어 오것다는 이불장시 왕서방 차는 집 앞에다가 벗타 놓코 우리 차로 봉화장으로 나갔는디, 얼매나 걸치고 댕깄는지 누비바지가 다라져 갖고 힉허니 속캐가 삐져 나온 걸 보고 사진 하나 박것다고 이불장시가 따라 가고... 그 꼬라지를 박아 보것다고 촌놈이 따라 가고...
우스바 죽것담서 각시가 따라 가는디... 암튼 사람 잇개 맹글아 주는 거 보다 더 큰 보시도 없는 거제 뭐~!
장마당에 들어 서자마자 장은 채리 보도 안 허고 단골집이라고 들어서는디, 몬춤 자리 잡고 앙것쓰라고 해 놓코 장귀경을 허것다고 돌아 보는디...
너무 일러서 긍가 아직 사람들이 많치는 않은디, 봉화장이 그리 큰 장은 아니더마!
꼬치 장아찌 맹그아 묵것다고 풋꼬치 좀 사고 시상이 좋아 농깨 산중꼬랑에도 싱싱허니 물 좋은 괴기들이 드글드글헌디, 적음스님이 좋아헌다 쌍깨 물오징어 몇 마리 사 드맀더마는 이걸로 안주 맹글아 갖고 한 잔 더 허고 하리 더 슀다 가라고 해 싼디...
<우리는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라고 만해스님이 이약 안 헙디여?
존 술자리서 술 좋아허는 놈이 털고 인나는 속은 오죽 헐랍디여... 시상이 암만 더러바도 스님 웃음 소리만 안 쫄아든다먼 살만헌 시상잉깨 다시 봐 지것지다 뭐...
................會者定離 去者必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