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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 내 오지개도 뜯어 묵었네~!

농부2 2007. 3. 18. 22:53

삼동 내 오지개도 뜯어 묵었네...

명태 한 궤짝으로 삼동 보낸 이야기.

 

 

거년 삼동에 순천장까지 가서 이라고 동태 한 궤짝 사서 둘치메고 온 이약은 여그까지는 진작에 한본 우롸 묵었는디, 이 동태를 어찌 맹글아 갖고 다 조재깄는지를 갖고 다시 한본 더 우롸 묵어야 쓰것네!

 

그란해도 추버 죽것는디 꽁꽁 언 동태를 몬칠랑깨 제복 따땃헌 새밋물이제마는 언 손을 녹하 감서 야들 닥달허니라 모닥불까지 피 감서 각시가 참말로 욕 봤는디,

 

그래도 잘난 서방이 묵고 잡다고 쎗도가지만 놀리먼 군담해 감서도 이리 맹글아 주는 각시가 있씅깨 나가 시방까지 개폼이나따나 잡고 산다는 거 잘 안당깨...

 

그 총중에도 알이랑 이레는 따로 챙기 갖고 알탕 맹글아 줄 국거리도 맹글고,

 

깨끔허니 장만헌 동태는 철사를 똥그라다가 두 마리씩 케를 끼서 간짓대에다가 걸어 몰루는디,

 

너무 큰 놈들은 헤풍깨 좀 잔잔헌 놈으로 골랐더마는 29마리가 나오는디, 이리 걸어 놓코 봉깨 기림이 괘않크마 이~!

쩌그 뒤에 뾰쫌허니 배기는 산이 백운산인디, 백운산 골바람을 맞음서 꼬들꼬들허니 몰라 가는 명태를 채리보먼 언능 묵고 자바서 쎄가 볼쑤로 하딱기린당깨...

 

고실허니 모른 놈을 우선 두 어 마리 걷어다가 이리 명태찜을 맹글아 묵는 맛도 기똥차고,

 

좀 더 모른 놈들은 이리 얍시락허니 삐지갖고 술안주로 묵으먼 씹은 쐬주가 무작허니 달아 뿐당깨...

아매 이 맛 모르먼 어디가서 술 묵을 줄 안단 말은 쎄에 대도 못 허꺼여 이~!

 

동짓달 진진 밤에 국밥 낋이 묵을 직애는 안 내뿔고 따로 챙기 논 대그빡이 또 제 모가치를 해 주는디, 불각치기로 술꾼들이 들이 닥치도 걱정없이 뒷수발을 다 해주고 술 묵은 뒤에는 북어국으로 해장까지 시키주던 촌놈집 명태를 욕심내는 사람들도 많았당깨...

 

근디 삼동을 넹기고 낭깨 봄바람을 못 이기고 이리 야물아져 삐맀그마!

인자 어쩔 수 없이 본의 아니개 니 허리에다가 몽뎅이를 대기는 헌다마는 그거이 다 니를 애끼고 귀허개 알기 땜시 허는 지서링깨 너무 서운해라 말거라 이~!

나가 삼동내 느그들 덕을 솔찬허니 봤씅깨 느그들 선전도 좀 해 조야 허것제?

암튼 시상 괴기들 중에서 느그들만큼 둔갑을 잘 허는 놈들도 없쓰꺼여 이~!

본시 잘 지 논 '명태'라는 이름이 있는디도 물에서 건지 짐서부터 '생태'라는 이름 하나 주 달고 먼 바닥에서 잽힌 놈은 올라 옴서부텀 얼음을 뒤씨쓰고는 '동태'가 됬다가 뭣 헌다고 물도 배기도 안허는 강원도 짚은 산골짝으로 끌리 가 갖고 난장에 모감지 매이서 삼동을 남서 뱃살 빼고 나서는 '북어'가 되는디, 그 중에서도 '황태'나 '노랑태' 라는 높은 베슬을 얻는 놈도 있고 거그서 제대로 못 전딘 놈들은 '코다리'라는 이름을 달고 댕기더마!

거그서 항꾸내 전딘 놈들 중에서도 삼동 날이 따땃해 갖고 물러 뿔먼 "찐태'가 되뿌는디, 아매 올 삼동에는 날이 따시서 '찐태' 꽤나 안나왔능가 모르것네!

거그서도 유격훈련 외줄타기를 못 전디고 땅바닥에 쳐 백히먼 '낙태'가 되는디, 제대로 고부를 넹긴 놈들도 낯빤닥이 힉허니 모른 놈은 "백태'라 허고 꺼무짭짭허니 몰라 붙어 삐린 놈은 '먹태'라는그마.

또 몽뎅이로 뚜두라서 묵어야 보돕시 보드라지개 매매 몰라 붙은 놈들은 깡아리가 있는 놈들이라 해서 '깡태'라 허고, 뭔 죄가 많아서 모감지도 못 달고 몰라 붙은 놈은 '무두태'라 허는디, 몸뗑이도 안 성허고 어장이 난 놈들도 기냥 내뿔기는 아깡깨 '파태'라는 명패를 달아 준당깨...!

근디 야들은 그래도 제대로 낫살이라도 묵고 끌리 온 놈들헌티 붙는 이름이고, 마빡에 피도 안 모른 놈들을 무작허니 긁거다가 묵것다고 빼짝 몰라 갖고 낌지에 끼서 내는 놈들도 있는디, '노가리'라는 이름을 달아 갖고 댕기는 야들은 노가리 풀기 좋아허는 술꾼들이 되개 이삐라 쌓터마 이~!

야들 이름이 여그서 끝나 뿐다먼 애시당초 명함도 안 내밀제!

그물 쳐 논디 걸리 든 놈들은 '그물태'니 '망태'니 허고 낚시바늘을 물고 딸리 올라 온 놈들은 '낚시태'라고 허는디, 유식헌 말 쓰기 좋아 허시는 분들은 '조태'라고도 헌다더마!

배를 몰고 몇 달이고 먼 바닥 까지 나가서 떼로 몰리 댕기는 놈들을 건지 오먼 '원양태'라 허고 가찬디서 얼쩡기리는 놈들만 살살 꼬시 갖고 잡아 올리먼 '지방태'가 되는디, 야들은 지방놈들이 상구 더 존 대접을 받는 걸 보먼 나겉은 촌놈들은 불버 죽것더랑깨...

요새 맹키로 꽃 피는 춘삼월에 애인이라도 만나로 나왔다가 재수없이 걸린 놈들은 '춘태'라 허고 알 다 나 뿔고 나먼 살도 다 빠져 뿔고 심대가리도 없이 되 삐리는디, 이런 놈들도 인정머리 없이 긁어다가 "꺽태'를 맹글더마!

별난 거나 된덱끼 넘들 다 아는 이약을 갖고 무단허니 뻔데기 앞에 주름 잡고 있는거나 아닝가 시푼디, 이거 말고도 동내마다 젝제금들 부치고 잡은대로 부치는 거는 시방 이것만 갖고도 정신 사낭깨 그만 냅도 뿔고 우리집 명태 덕장 이약이나 허고 말아야 것는디... 야들은 간짓대에다가 걸어 몰룬겅깨 '간짓대태'라 해야 헐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