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사는 촌놈

고사리 이야기

농부2 2002. 7. 3. 14:37




꼬사리 끙크던 날





            face=바탕체>꼬사리 끙크던
  
 


백학동 짚은 꼴짝에 사는 성님헌티서 전화가 왔는디, "어이! 인자 꼬사리밭 놀란디 낼 안식구랑 금촌 동생이랑 항꾸내
소리 해 갖고 와서 꼬사리나 한나절 끙커 가게!" 허신다.
"볼쑤로 밭 놀 때가 됬다요? 천없는
일이 생기도 올라
갈랑깨 한자리 냉가 노이다!"
대답을 허고 낭깨 낼 아직에는 여수에 갈 일이 있는디....... 어메! 앵해
죽것네!

"어이! 자네나 가서 나 모가치까지 많이 끙커 오소! 나가 일이 언능 끝나먼 올라
가것는디 언능 끝나기는 에레불상 시푸네! 밥 때나 마차 질랑가 모르것구만!"
해마다 마지막 작업을 헐
직애는 소리 해서 한나잘 잘 끙커다 묵는디, 이녁들 날 맞차서 놉 얻어 갖고 일 허는디 찡기서 하루 끙커다 묵으라는 건디 나 맘대로 날을
바꿀 수도 없는 일잉깨 속으로는 앵해 죽것제마는 그래도 각시라도 가서 끙크먼 우리 건석들 한 해 묵을 양은 끊으껑깨 그것도 아짐찮게
생각해야제!

맘은 꼬사리 밭으로 내달리는디 볼 일은 봐야헝깨 여수로 내리 가는디 영 맘이
안편허구마 이~! 그란허먼 각시랑 찬찬허니 귀경도 해 감서 모처럼 갯갓에 나가서 회도 한 접시 묵고 그럴
판이었는디 요상허니 일이 접치 삐리서 언능 마치고 산에 올라 갈 궁리만 허는디 그거이 또 쉽게 되야 말이제!


쎄가 나개 빨리 마치고 온다고 왔는디도 정심때가 되 삐릿는디 성님 집으로 강깨 볼쑤로 다 끙커 갖고 내리와서 마당
갓에 부라 놨는디 어메! 꼬사리로 산을 맹글아 놨구만 이~!


src="http://www.jeonlado.com/gallery/files/g2002/public/488_00128_0703_gosaro.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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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사진으로 보니까 적어 보이지만 삶아 말려도
2~30근은 나오는 양이다!


각시도 한 가마니나 끙커서 내라놨는디 마당 한 쪽에 있는 가마솥에서는 뭘 고우는지 짐이 몰씬몰씬 나고 내금이 좋네
그랴!
"아따! 개다리를 쌂는다냐? 내금이 좋아삐네 이~! 바쁜디 뭘 이리 고운다요?"
"옻닭 고우는디
언능 자리로 않게!"

"아따메! 꼬사리 주고 술 주고 닭 주고 그래도 뭐이 남는다요? 올 봄에 되개 많이 벌었능갑네!"
"사람이 묵자고 허는 지서린디 묵는
거이 남는거 아닌가? 오늘 마지막 작업을 했씅깨 한잔 묵어야 안되것능가?  꼬사리 쌂는 거는
해거름에 선선해지먼 허기로 허고 한잔 묵고 쉬야것네!"


금촌 성님이랑 놉들이랑 둘러 앙거서 닭다리를 뜯고 옻낭구 여서
우롸낸 국물을 마싱깨 속이 씨언헌디 이런 거 놓고 술 묵으먼 술이
만장거치 들어가제!
실컷 묵고 꼬사리 가마니를 실고 나서는디 아그들 대그빡만헌 다마네기 한 자리를 언지
줌서 "이리 굵은 놈들은 오래 몬 놔둥깨 언능 갈라 묵어 삐리야제! 갖고 가서 해 묵개!" 허는디 "맨날 부르먼 쓰것네! 이리 싸 내 삐리고
나먼 뭐 묵을라고 그래쌓소?"
말은 그리 험서도 해나 맘 배끼가미 언능 받아 실고 내리 오는디, 기분
째지네!

세상 삼서 꼬사리가 요새거치 대접을 받게 될 줄은 꿈에나
알았것능가!
세상살기가 더럽우먼 산에 들어 가서 꼬사라나 끙커 묵고 산다고 허고, 중들이 맨날 이거
묵어서 양기 잔줄라 감서 산다고 해서 무답시 정력을 없애니 어쩌니 험서 천대허고 안 묵을라고 허던 때도 있었는디 요새는 천연 자연 식품으로
이만헌 것이 없다 해 갖고 어찌나 값이 뛰올라 가는지 촌에 삼서도 언능 해 묵기 아까분 놈이 되 삐릿다.

사람들이 촌이던 도시던 어디 살덩 간에 지 허기 나름이제 촌에 산다고 몬 살고 도시 산다고 기냥 잘 살아지는 거는 아닌디 넘이 주는
새경이나 달랑달랑 받아 묵을라먼 촌보담은 도시가 나슬 것이고 쎄가 나개 고생은 되제마는 나 맘대로 숭구고 가까서 묵을라먼 촌도
무방 헐상시푼디, 봄
한 철 석달동안 꼬사리만 뜯어서 3천만원 이상 번다고 허먼 하찮은 꼬사리라고 갖잖게 생각허먼 않되것제?

오래
전에 산을 쳐 갖고 밭을 맹글아서 콩이나 놔 묵고 허다가 밤낭구를 숭거서 잘 따 묵더마는 좋은 밤낭구를 비 뿔고 고사리밭을
맹근다고 헐 직애는 잇는 사람들도 솔찮았는디 시방은 어찌 가까서 그리 많이 끙커 내냐고 배우로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중국산 꼬사리나
북한산들이 싼 값으로 설치고 댕기제마는 제대로 된 음식점에서는 토종 꼬사리 아니먼 장사를 못 헝깨 폴아 묵을라고 애 터줄 필요도 없이 한 근에
3만원씩 받고 포는디 사로 오는 사람들헌티도 한 사람헌티 다섯근 이상 안 폰다고 헐 정돈깨 두말허먼 입
아푸제!

한여름에도 끙크먼 계속 나기는 허는디 한 해에 욕심대로 홉씬 끙커 삐리먼 뒷년에는
제대로 안낭깨 시방부터는 꼬사리 낭구를 키우고 씨를 퍼자서 내년 농사 채비를 헌다는 것이다.


좀 된다 허먼 게나 고동이나 다 달라 들어 갖고 항꾸내 폭싹 망해 삐리는 거시 촌 농사고 봉깨 야도 언제 그런 낭패를 만날랑가는 모르것는디 딴
놈들 맹키로 아무나 암디나 숭군다고 되는 거시 아니라서 앞으로도 몇 년은 잘 벌어 묵을 수 있을 상 시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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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c="http://www.jeonlado.com/gallery/files/g2002/public/488_00127_0703_gosari-02.jpg"
vspace=5 border=0 bordercolor="black">
color=#3030ff size="4"> 고사리
손질


각시가 땀 빼 감서 쎄가나개 끙커 온 꼬사리는 무신날 온
산을 헤비 감서 끙커도 한 빼잘기나 보돕시 끊응깨 댓새나 끙커야 될만큼 많은 양인디
엄니랑 할무니가 잘 개리 갖고 버끔이
날 때까지 매매 쌂아서(고사리는 생고사리 때 제대로 삶지 않으면 나중에 아무리 삶아도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옥상에다가 널어서 잘 몰라 딜이
놨씅깨 인자 여름에 개나 한마리 복치덩가 삼동에 미꾸람지를 쌂덩가 뭘 해 묵어도 걱정이 없게 됐고 해나 손이나 뜽금없이 딜이 닥치도 거십
한가지는 버타 놨씅깨 일 없다.


http://column.daum.net/nong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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