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열한번째 이야기)
쉬먼 빙나는 거시 촌놈 체질
날이 더버짐서부텀
밭두덕에 앙거서 멀리 큰 질로 지내 댕기는 차들을 보먼 딴 때는 다문다문 댕기던 질이 요새는 온 시상 사람들이 싹 다 놀로만 댕기는가 시풀
정도로 여름 한 철 내내 물 찾아서 산 찾아서 헤매 댕기는 차들로 빡빡헌디 밀리드는 차들을 보먼 참말로 부지런허다는 생각도 들제마는 한쪽으로는
짠헌 생각이 몬춤 든다.
도시가 좋다고 물동우 호멩이 자리 다 내 뗑가뿔고 나가 놓고는 뭐시 미련이 남는다고 그 꼬랑으로 다시 꾸역꾸역
밀고 들어들 오는지...
말이 났씅깨 말이제마는 시상에 언 놈이 편허개 사는 걸 마다 허것능가?
이녁들 배지 곯아 감서도
새끼들 책보따리 챙기 보내고 쌈쌈 해 감서도 쎄가나개 일 해 갖고 아그들 갤추고 헌 거시 이녁들보담은 쬐끔 일험서도 넘보다 많이 벌고 몸 편허개
살기를 바래는 맘에서 허리가 뿔라질래도 전디고 콧구녕에서 단내가 나도 전디고 살아 온 사는 거고 그 덕택에 시방 이만큼이라도 편안허니
살개 된 것인디......
근디 에미 젖 뽈 직애부텀 악착시럽개 안 뽈먼 살아 남기 심든 시상에 뗑가 나서 흙덩거리, 똥덩거리 주
묵어 감서 살아 온 어른들은 밭두덕에 엎지서 날을 볽히고 논꼬랑에서 빠져서 밤이 짚어 가는걸 보는 시상을 몸서리나개도 전디고 살았는디, 그리
험서도 배 내밀고 묵어 보도 못허고 살았는디, 노니 쉬니 허는 소리도 근년에 와서 들어 본 소리고 요새 배지가 쬐금 나옹깨 말도 좋캐
스트레스 푼다고 껍쭉 대고 울러댕기 쌋는디 가짢고 기도 안차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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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무니가 심심허먼 허는 군담인디...
허기사 시상 사는 일이 핀헌 것만 챙기고 산다먼 언능 뗏장 짊어지는 거시 질로 핀허
꺼고 그담에는 구둘목 지고 누버 궁구는 일일 틴디 그거라고 건석들 눈총 받아 감서 전딜라먼 쉬분 것만은 아닐상 시푸다.
촌살림
허던 사람들은 노는 거 따로 일허는 거 따로가 아니라 놈시롱도 질쌈 허고, 쉼시롱도 뉘 개리고, 일 험서도 노래허고 춤 춰 감서 했는디 뭐가
일이고 뭐가 노는 건지 가리매 타덱끼 갈라 볼 여개나 있었덩가?
할무니 젊었쓸 직애사 서답 보따리나 이고 나가서 새미나 꼬랑 갓에
모타 앙거서 새살해 감서 빨래 허는 일이 쉬는 일이었고 서방 숭 보고 씨엄씨 험구덕 허는 거시 속 푸는 일이었고 부애 난 일이 있쓰먼 빨래
방맹이를 내리 뚜드는 걸로 풀었는디 더 말허먼 뭣 헐꺼여!
그래도 늦개라도 좋은 시상을 만내 농깨 그 발광 안해도 묵을 꺼 천지고
새복부텀 그리 안 설치도 힉헌 쌀밥이 짐도 안빠주고 바차 주는디 이 놈의 몸뗑이는 쎄가 빠지개 일 헐 때보담도 더 씨리고 애리 쌍거는 뭔
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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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는디 그거이 뭔 소린가 인자 보돕시 알 것는디 뻴따구에 백히 삐린 빙을 뭔 재주로 고칠 껀가? 죽는 날까지 땅 파 묵다가
죽으라는 팔잔디 늙은 말년에 호사가 머이당가!'
우리 할무니나 어무니 아부지거치 촌에 나서 크고 나이 묵은 어른들은 일이 운동이고
일이 휴식이고 일이 보약이고 일이 명줄이다. 들에 나감서 빈 지개라도 지고 나가야 직성이 풀리고 사나쿠 똥가리 하나라도 들고 들어 와야 맴이
놓잉깨 손이 일헐 직애는 발이 쉬고 발이 일헐 직애는 손이 쉬고 허리가 쉬고 어깨가 쉬는 거제 한참에 싹 다 쉬는 거는 잠 잘 직애뿐이다!
낼모래 백수를 내다보는 시방도 아직부텀 눈만 뜨먼 호맹이 챙기 들고 나가 풀푹시라도 매야허고 걸래 쪼가리라도 들고 나가서
방맹이질을 해야 몸이 풀리능가 아무리 그런거 허지 마라고 말기 싸도 소용이 없는디 기냥 삼시 세끼니 밥만 묵고 멍허니 옹구라 앙것거나 잠만 자는
것도 채리볼라먼 애 터질상 시푸다.
그통에 모감지가 달랑기리는 놈들은 은방울꽃이니 매발톱꽃이니 할미꽃이나 제비꽃, 패랭이거튼
풀꽃들인디 언재 할무니헌티 들키서 패대기 칠랑가 모르고 근다고 따라 댕길 수도, 할무니 손발을 뭉꺼 놀 수도 없고, 꽃낭구 숭거진 디를 싹 다
울타리를 칠 수도 없씅깨 울 할무니허고 잡은 일 다 허고 갈 때까장 쌈이나 험서 채리 보고 살아야제 별 수 없구만! 울 할무니 쉬는
날은 죽는 날이껑깨 쉬고 들앙것는 거보담은 안 쉬고 나부대는 거시 상구 났구만~!
http://column.daum.net/nong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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