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머리 국밥 이야기
여지껏 신선이 됬쓰먼 싶었는디, 막상 일이 할랑해 질라 헝깨 이거시 아니다 시푼 거시, 신선들은 솔 이파리 한 주먹 허고 쌩쌜 댓퇴기랑 쌩콩 몇 낱만 있쓰먼 하리를 때운다던디, 나가 이 날 입때까지 삼서 젤로 사는 재미가 묵는 재민디 그거 빼 뿔먼 기냥 살아 있는 송장이제!
거그다가 바둑이라도 한 판 띄먼 귀경허는 놈 도칫자리가 썪을 만큼 느작기리는 갑던디, 에구! 그런 꼴을 속에 천불이 나서 어찌 채리 보고 살 것는가?
기냥 신선되는 거는 파이쳐 뿔고 여지껏 허던대로 허고 사는 거시 상구 신간 편헐 모냥인디, 날도 죽은 놈 싼다구 맹키로 꾸물꾸물 험서도 오지개 더버 농깨 입맛도 없고 헌디, 각시 귀찮으나따나 맛낸 거 좀 해 묵자고 꼬시야 쓰것그마!
저번에 누가 돼지머리로 국밥 잘 맹그는 디가 있다고 해서 읍내까지 따라 가 갖고 배지껏 잘 얻어 묵었는디, 각시가 이런 거먼 나도 한본 해 봐야것다 해서 오랫만에 아그들도 오고 긍깨 몸보신도 좀 시킬 겸 해서 만들어 묵자고 날을 잡았는디...
기왕 허는 짐에 넉넉허니 해 갖고 넘헌티 얻어 묵은 것도 있고 헝깨 싹 다 불러다가 갈라 묵자고 돼지 대가리 두 개를 샀는디, 요새 돼지괴기가 하도 금값이라서 대그빡도 오지개 비쌀랑가 했는디, 아는 동숭 집이라고 싸개 받았는가는 몰라도 만원만 주고 갖고 가라는그마!
"아따! 어찌 이리 헐타냐? 이리 폴먼 손해 안 강가?" 말로만 헛 인사허고는 기계로 반트로 벌트라 갖고 와서는 일을 시작허는디, 꼽넁이 우리 각시 돼지 대가리 장만 허는 것을 젙에서 봐 봉깨, 통째로 쌂으먼 국물이 틉지다고 살은 살대로 볼가 내고, 뻴따구는 뻴따구 대로 한볼 푹 쌂아서 국물 부 내뿔고 새 물 부서 다시 앉치고, 또 한본 낋이 갖고 부 내뿔고, 살케기도 살짝 낋이서 핏물을 빼 내 뿔고 다시 앉치서 쌂는그마!
두본 낋이 낸 뻴따구에다가 대파허고 양파를 호빡 쌔리 여 갖고 힉헌 국물이 우러나먼 부 내고 다시 새 물 부서 고우고 허기를 네본이나 해서 모타 놓고, 살케기는 꼬들꼬들허니 쌂아 갖고 이삐개 썰어 따로 맹글아 놓고는 묵을 사람들을 청허는디, 사람들 모칠 때까지 나 주뎅이가 참고 전딜라 헝가?
"어이! 넘들 오기 전에 나가 몬춤 간이라도 좀 봐야 안 허것능가?" 맛 보나마니 이리 맹글아 논 거시 어디 갈라던가 마는 젙에서 채리보고 내금새를 맡고 있쓸랑깨 당체 쎄가 뛰 싸서 전딜 수가 있어야제!
아따! 참말로 꼬들꼬들허니 잘 쌂아진 거시 내도 안나고 어찌 이리 맛내당가? 암튼 나가 진작에 각시랑 한양 가 갖고 국밥집만 맹글아 삐맀쓰먼 시방 손끄터리에 흙 안 묻치고 배지 내밀고 살았쓰껀디... 참말로 앵해 죽것네!
여그저그 기벨들을 해 농깨 몬춤 온 디는 몬춤 오고 일 마치고 오것다는 디는 늦개 오는디, 오는 거시사 젝제금들 알아서 헐 일이고 오늘 하리는 둠벙 젙에 맹글아 논 우산각 개통식을 겸해서 국밥집을 맹글아 논 판잉깨 난중에 와 갖고 바닥 나 뿔먼 그만이제 뭐~!
사람들은 여럿이 들어도 젝끔내기로 등깨 상은 기냥 하나만 놔 놓코 국그럭허고 숫구락 젯그락만 바까다 내 주먼, 젝제금 알아서 묵고 뒷사람 오먼 비끼 주고 모지랜 거는 이녁들이 챙기다 묵고 긍깨 그리 바뿌도 안허그마!
글고 말이나 따나 쇠괴기국밥이냐 해 쌓코 싹 다 맛내다고 해 쌍깨 한나잘 내 쎄가나개 뜨건 불 갓에서 맹근다고 땀 빼고 욕 본 각시도 여러라 쌈서도, 인자 누가 오먼 돈도 얼매 안 들고 한본 해 본 가락이 있씅깨 자주 해 묵어야 것다네!
근디 막판에 멀리 부산서 이웃에 놀로 오신 손들이 느직허니 들어 서 갖고는 술을 동우째 퍼 마시고 밤을 새다시피 허고 놀다 갔는디, 뒷날 아직질 내 퍼 자고는 한거리 때나 됭깨 또 와서 판을 벌리고, 가라고 가랑비가 오는 디도 절대 이슬비제 가랑비 아니다 허고 갈 길이 바뿌다 쌈서도 가기 싫어라 헝깨 그것도 애터지그마!
나도 묵고 놀자는 디는 넘헌티 지기 싫은 놈인디, 아따! 성님! 참말로 찔기요 이~!
그나저나 돼지 대가리 두개로 벌린 국밥 장사는 한 서른 그럭은 넹기 폰 상 보잉깨 이만허먼 대박 난 거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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