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장에 댕기 왔구마니라!
날이 덥어 지기도 전에 장마부텀 드능가 뭔 놈의 봄비가 시작만
했다 허먼 댓새씩 내리 부서 붕깨 짐승막이 물천이고 쑥쑥헌디 우거진 풀 댐시 물이 안 빠져 갖고 영판 굽꿉헌디 참말로 장마가 들이닥치기 전에
물구녕을 내 놔야 쓰것다 시퍼서 마침 하동장날이고 해서 핑계찜에 모처럼 각시랑 장태롱을 나섰다.
촌구석에 상깨 좀 까탈시러분
물건들을 사다 쓸라먼 광양읍으로 나가덩가 하동읍으로 가야 허는디 여그서는 하동이 상구 가찹응깨 자주 나서는디 그래도 전만허니 자주는 안 가 지는
거시 차도 있고 질도 좋체마는 사는 모냥새가 배끼 뿌러농깨 거그 장 뿐만 아니라 거십 한개라도 가찹은 부식가게 거튼 디서 싹 다 갖차 놓고 퐁깨
장태롱 갈 일들이 없어져 삐리서 그렁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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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먼 시방도 오금이 저리는거는 뭔 병인고, 넘들 경찰서 거튼디서 깽판 치고 소락떼기 지르고 허는 사람들 보먼 인자 느그들은 싹 다 죽었다 시푼디
쌩쌩허니 나돌아 댕기는거 보먼 큰 재주나 있는상 시퍼 달리 배긴다.
날도 따땃허고 해서 도라꾸 문짝을 벌씨 갖고 가는디 느닷없이
물총을 내 갈기는디 깜짝 놀래 갖고 돌아다 봉깨 요새 구제역인가허는 거 땜시 방역헌다고 약을 치는 거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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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도 뻥긋 못허고 속으로만 씨불기리고는 하수구 대롱 포는 디를 찾아 가서 물건을 챙기서 실고 나서 계산을 헐랑깨 “삼만 육천 구백원인대 삼만
육천원만 주이소!”헌다.
“아따 싸닥해서 재넘어 왔는디 싸도 안허그만요 이~!” 허고 너스레를 떵깨 “그라마 천원 까고 삼만 오천원이먼
되겠능교?” 허는디 안 깎아 주먼 어쩔 것이여?
차 욱에다가 얀다무치게 묶어서 실고 장 갓에는 차 대기가 사나붕깨 멀찍허니 바차 놓고
장귀경을 가는디 볼쑤로 매실이랑 제피 열매가 나오는디 아직은 제대로 나올 때가 아니라서 긍가 값도 거년만 상구 못허구만! ‘매실 값이나 좀
올라사 쓰껀디....!’
울아부지는 아홉 살 자실 때 부텀 비찌락 엮어 갖고 짊어지고 댕김서 장똘뱅이 노릇을 험서 동구간 거천허고
우리 형제 육남매를 갤차 내 논 장이라서 긍가, 아니먼 장날 아부지 잡화점 젙을 찌웃기리야 돼지 뻴따구 곤 국에다가 밥 한덩거리 몰아 주는
국밥이나 그 국물에다가 적시 갖고 따땃허니 뎁히서 패 썰어 언거서 내 주는 장터 국시나 얻어 묵어서 그런가는 몰라도 사람들 복작기리는 장터에
들어 서먼 국시가 젤로 묵고 잡아 지고 안 묵고 나서먼 뒤가 돌아배기 싸서 발이 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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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디 인자는 새새로 점방들이 많이 들어서고 판장을 많이 맹글아서 뜨내기 장꾼들은 새새로 찡기 앉아서 보돕시 자리를 내고 있는 모냥새가 별로
안 좋아 배긴다.
쪼굴씨고 안거서 머굿대나 까고 산천을 누비고 댕김서 끙커 온 꼬사리랑 취너물이랑, 몇 푼어치 되도 안체마는 재수
좋아서 초장에 쥔을 만내서 언능 넹기 삐린 사람들은 국밥이라도 넉넉헌 맘으로 사서 막걸리 한잔 찡가서 걸치는디 언능 손을 못턴 사람들은 하루
점두록 파장이 될 때까지 땡볕에 옹글고 앙거서 전디야 허는디 그 애 터지는 속을 나가 잘 알제!
장바닥을 쉬엄쉬엄 귀경허고 돌다 보먼 재 넘어 진상 사람들이나 섬진강 건너 다압
사람들이 심심찮게 배깅깨 서로 인사도 해 감서 장시세도 알고 주막거리에 앙거서 막걸리라도 한잔 갈라 묵는디 사둔내들이나 만나 노먼 서로 내가내니
니가내니 험서 돈 낼라고 쌈을 허고 난리고 하루 장 본 걸 다 털어 여도 어디 사둔을 만내서 한잔 샀다허먼 만사 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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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은
이 약은 없것제마는 좀약 장수는 힉헌 덩기리만 갖고 댕김서 폴던 옛날허고는 다르게 이것저것 구색을 갖차 갖고 한자리 잡고 앙것고 살아서
퍼덕기리는 가물치랑 민물짱어랑 미꾸람지는 귀허고 약 되는 겅깨 그래도 돈냥이나 있는 사람들 입으로 들어 가것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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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 할매가 다 되 가는디 여그는 정년퇴직도 없능가 판장에서 궁굴고 살아농깨 새끼들이 넘 부끄렁깨 나가지 마라고 사정사정허고 호강 시키 주것다고
불러 딜이 놔 봤자 온 삭신이 쑤시고 근질근질해서 도로 나오고 마는디 장바닥이 빙원보담도 상구 났단디 뭐랄꺼여?
괴기전에서
채소전으로 건너가는 쫍짱헌 샛질 갓에 자리를 잡고 앙거서 달구새끼를 벌트라다가 포는 집안에 9촌 되는 고모님이 한분 계시는디 지냄서 “고모!
많이 폴았소?”허고 인사라도 허먼 “아~! 환이 왔나? 할무니랑 잘 기시나?” 허고 흥감시럽게 맞아 주시는디 시집 온 지 30년도 더 되
삐리농깨 완전히 경상도 사람이 돼 삐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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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고숙님이 먼 질을 떠나시고 자석들 다 에워 삐리서 혼차 사시는디 나야
달구새끼 나가 질러서 묵는 놈잉깨 닭 한 마리도 못 갈아 주는 거시 항시 미안헌디 전라도 사람이 혼차 산다고 기씨는 놈은 없씅깨 잘 전디고
사신다.
장바닥을 돔서도 해나 친정 동내 폐 될까니 하동장 진상장 옥실장 광양장을 돌고 하루 쉬는 광양 하동 장똘뱅이들이 맡아
놓고 댕기는 질을 진상장날은 딴디로 가고 남치기 장만을 넘어 댕기신다.
한집 건너먼 며느리 집이고 두집 건너먼 사우집인디 해나
우리 자석들이 미운 지서리나 해서 시집이나 안 상가 시퍼서 사둔 동내서 온 이웃만 배기도 우리 새끼 고상허먼 말이라도 거들어 주라고 서로 오두고
서로 한잔이라도 더 믹일라고 난린디 해나 모른입으로 기냥 보내 놓고 나먼 앵해 싸서 자꾸 뒤가 돌아다 배기는디.......!
각시랑 마늘도 사고 괴기도 몇마리 챙기고 나서 출출헌 속을 국시나 묵으까 허고 갔다가 손으로 뜯어 옇는 수제비를 보고 시언허것다
시퍼서 수제비 한그럭으로 때우고 왔는디 이리 좋은 사이를 무단허니 돌씨만 돌아오먼 찢어 조질라고 발광을 허는 미친 놈들이 한두놈씩 나오는디 뭔
빙인가 통간에 그 속을 모르것구만!
지놈들이 근다고 찢어 지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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