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사는 촌놈

가실 전어에는 소설이 있다.

농부2 2002. 9. 18. 19:47




전어 이야기




가실 전어에는 소설이 있다.


 


전어철이 됐다!


흭헌 비늘을 빤짝기림시롱 유리로 맹근 물통 안에서 쌩쌩허니 헤엄치고 댕기는
놈들을 보먼 참 시상은 좋은 시상이다 허는 생각이 몬춤 드는디 우리가 알고 맛내개
썰어 묵었던 전어는 시방 맹키로 살아 댕기는 놈들이 아니었다.


 


 


회상 1 - 전어 장수


전애란 놈은 썽질이 급헌 놈이 되 나서 물 욱에만 올라 오먼 금새 숨이 떨어져 삐리는디
전어 배가 그물질을 해 갖고 잡아 들어 오먼 선창 갓에서 지달맀다가 그걸 아그들
목간통 보담도 더 큰 다라니에 받아서 이고 폴로 댕기는 전어 장수 아지매들은 아매 적으먼 30키로에서 많으먼 50키로도
더 되개 제바닥에서는 쌈직허니 사서 이고 달리는디 망덕 선창에서 머리
욱에 엉글 때야 누가 젙에서 거들아 중깨 얹짔것제마는 전애가 흔해 빠진 진월에서야
누가 사 묵을 사람도 없씅깨 죽으나 사나 이고 진상이나 옥곡이나 다압으로 가야
허는디 요새 겉으먼 차로 5분이나 10분이먼 가고 질이라도 좋체마는 십리도 더 되는
질에 다가 쬐끔 반반해 질라허먼 아그들 대그빡만헌 호박돌을 내다 부 갖고 바굿뎅이가 드글드글헌 신작로를 달리
가는디 요새 철인경기니 마라톤이니허고 된 일 허는 사람들을 우다 쌌는디 그 때
우리 아지매들이 이고 달리던 다라니를 받아 이고 달릴 장사는 아매 다시는 없쓸
상 시푸다.


질은 멀고 한 발이라도 넘 몬춤 가야 담은 몊 닢이라도 더 받을 수 있씅깨 죽을

살 둥 모르고 내달리는디 잠시 숨 돌릴 여개도 없고, 미리 채비를 헌다고 허고 나섰제마는
어쩔 수 없이 급헌? 용무라도 봐야 될 일이 생기더라도 큰 거시 아닌 담에는 그냥 내달림시롱 해결해야제
그 무건 다라니를 내라 놓고 일 볼라다가는 그날 하리 장시는 땡 치고 마는......참말로
무작시런 시상을 대그빡 욱에 얹고 살았는디도 모감지 안 뿔라진 거 보먼 희안허다는
생각 뿐이다.


뱀재를 넘어 서고 나먼 동내를 잘 개리 맞차서 들어서야 허는디 해나 딴 아지매가
몬춤 훌치고 간 뒤에 들어 갔다가는 고생만 쎄가나개 허고 허빵 치고 망깨 그 바뿐
와중에도 동내 앞에서 지내는 사람헌티 "해나 여그 전애 장수 안 지내
갑디여?" 허고 물어 갖고 안 배기더라 허먼 들어서서 골목을 댕김서  "전애
사이다~!" 허고 외고 댕기다가 집집마다 넹기다 보고 사람 기척이라도 나먼
"전애 안 사요? 싸개 주껑깨 한두름 갈아 주이다~!"" 허고 딜이 대는디
혼차서는 전애 다라니를 내루도 못허고 보돕시 젙에서 거들아 조야 쭉담 욱에 내라
놓고는 어찔 때는 한참을 숨도 못 쉬고 퍼주고 앙거서 기진을 허기도 허는디 제주도
해녀들이 숨 몰아 쉼서 낸다는 휘파람 소리는 아니라도 땀에 범벅이 되 갖고 땀낸지
괴기 비린낸지 핑김시롱 가뿐 숨을 몰아 쉬는 아지매들을 보먼 짠헌 생각이 들기도
했는디 제대로 숨 돌릴새도 없이 양판이나 소쿠리를 내 오라 해 갖고 전애를 두마리씩 세
담아 주는디 스무마리를 세고 나서 두세 마리는 더 엉거 주는디도 거그다가 한 마리
더 주라느니 안된다느니 실랭이를 벌이기도 험서 한집 두집 댕김서 다라니를
비워 간다.


그리 쎄가나개 내 달리는 디도 한낮에는 더분 철이라 씽씽허던 전애가 눈구녕이
삘개 갖고 나자빠지는디 이러코롬 되 뿔먼 제대로 값도 받도 못허고 퍼 조 삐리야됭깨
까딱허다가는 본전도 못 허개 됭깨 다라니에 괴기가 다 떨어질 때까지는 한참도 쉴
여개가 없이 동동기리고 달린다.


드문드문 댕기는 동방여객 고물뻐쓰가 없는 거는 아니었제마는 차 시간이 물 때허고 맞아 떨어 지기도 에렙고
차비 몇 푼도 아까바서 상구 먼 디로 폴로 가는 사람들 아니먼 잘 안 타고 순전히
걸어 댕기는디 말이 걸어 댕기는 거제 엔간헌 사람은 달리 가도 못 따라 가꺼구만.


한참 전애가 많이 날 때는 다 치워내지도 못허고 망덕 선창 갓에서는 다라니로 이고 댕기는 사람들이 사 가고 남은
거를 아지매들이 모타 앙거서 전어 창수만 빼서 모투고는 남치기는 거름으로나
쓰고 그랬던 시절도 있었는디 그 창수를 모타서 소금을 허치서 잘 삭하 농 거를 밤젖이라고 허는디 그 맛도 요생깨
여그 저그서 알제 예전에는 이 짝 사람들 아니먼 참말로 돈냥이나 있는 사람들이나
맛 보던 비싼 귀물이었다.


나사 보돕시 젙에서 쬐까니 본 거시 이 정돈깨 골목달음을 허던 아지매들이사
오지개 헐 말이 많것제마는 이러코롬 아금을 물고 독허개 벌어 갖고 새끼들 믹이 살리고 갤차서 그래도 다
즈그 앞가림이라도 허고 밥줄이라도 챙기고 살개 맹글아 놨는디 이녘들은 인자 온
삭신이 성헌 디가 없쓸거구만!


 


회상 2 - 전어 맛!



전어는 초여름에 모내기 헐 때 쯤이먼 버들 전어라고 해 갖고 보들보들헌 놈허고,
요새 거튼 가실철이 되 갖고 살이 통통허니 찌고 지름이 찬 가실전어를 알아
주는디 모 숭굴 때도 그렇체마는 가실로 나락이나 벤다덩가 타작이라도 해서 놉이
있쓸라치먼 두어 두름 사고 기냥 이녘 건석들만 묵을 직애는 반두름도 사는디 전애가
싱싱허니 물이 좋으먼 비늘을 쳐 내고 배지를 따서 괴기를 써는디 첨부터 잔잔허니
짱그는 거시 아니라 두세본은 칼집만 옇고 한 마리를 두세똥가리로 굵직굵직허니
썰어서 투가리에다가 담아 놓고 부떡 욱에 항시 세워 논 촛병에서 잘 익은 막걸리
초를 따라 붓고 꼬추장을 퍼 여서 주물주물 무치 내 놓는디 배추나 몇 이파리 있쓰먼
밥허고 싸서 아구지가 벌어져라 허고 눈을 흘김시롱 밀어 여 갖고 묵는 맛은 말로는
다 못허제!


놉이 있쓸 직애는 회로 무치 내는 거 말고도 비늘만 친 전애를 통채로 냄비에다가
옇고 무시를 넙덕허니 썰어 옇고 꼬치장이랑 꼬칫가리를 풀고 장으로 간을 마차서
매움허니 지지 내고, 몇 마리는 통채로 밥 허고 난 부석에 남아 있는 잉그락불 욱에다가
적쇠를 놓고 살살 디씨 감서 놀맹허니 꾸서 양념장을 볼라서 내 놓기도 허는디 전애
한두름만 있쓰먼 상이 걸어 빠진다.



이렇게 꿉덩가 지진 전애를 젯그락으로 살 볼가 묵는다고 띠젝기리다가는 어른들헌티
생 야단을 맞기도 허는디, 전애는 아나 어른이나 통채로 한 마리씩 들어다가 밥 욱에다가
엉거 놓고 대그빡부텀 묵던지 꼬랑뎅이를 몬춤 묵던지는 이녘 맘이고 야튼 뻴따구
채로 씹어 묵어야 제 맛이 나고 속 창수나 대그빡을 씹어 묵으먼 상구 꼬시고 맛낸디
오죽이나 맛냈쓰먼 '가실 전애 대그빡에는 깨가 서 말이나 들었다'고 허까!


가끔 선창 갓에서 횟집을 허덩가 괴깃배를 모는 사람들헌티 전애 창수로 맹근
밤젖을 얻어다가 묵을 때가 있는디 남새밭에서 가실 배추를 한 폭시 빼다가 보드라분
속 이파리에다가 밥을 떠서 얹고 그 욱에다가 밤젖 한 덩거리 엉거서 싸 묵으먼
야만헌 밥도둑도 없쓸거구만 이~!


쌩 전애를 장만헐 때먼 어른들은 굵은 소금 한주먹 내다 놓고 새미 갓에 조굴씨고
앙거서 전애 장만허는 사람이 불구레험서도 거무티티헌 속 창수를 빼 내 주먼
어른들은 통소금에 찍어 갖고 술 한잔 해 감서 맛내개 묵는디 창수를 빼 내는대로 모툴 것도 없이 한 개라도 더 묵을라고 투닥기리는 것을
보고는 '에구 징그러분걸 뭔 맛으로 묵는다고 저리 싸와싸까 이~!' 허고 보고 지냈는디 나가
대그빡이 큰 디에 그 맛을
보고낭깨 그 때 부텀은 전애를 사 오먼 괴기는 뒷전이고 그 창수 묵는 재미에 홀딱 빠져
삐리고 말았는디 누구든지 이 맛을 모르는 사람이 해나 섬진강 갓에 와서 전애라도
사 묵을 여개가 나먼 꼭 쌩창시를 챙기 주라 해 갖고 한본 자시 보라고 허고 잡다.


전애를 회로 무치 묵고, 지지 묵고, 꾸 묵고 허제마는 꾸 묵는 것도
연탄화덕 욱에 다가 적쇠 엉거 놓고 굵은 소금 헛치 감고 꾸 묵는 재미는 또 별난건디
술꾼들 며치 모치서 도리뱅뱅허니 둘러 앙거서 서로 문춤 주다 묵을라고 대그빡
쌈 해 감서 다 꾸 지기도 전에 손이 볼금기리고 난린디 서넛만 앙그먼 쐬주
댓병 한나 날리기는 일도 없제!


이 맛낸 전애를 제대로 묵고 잡으먼 기벨허고 와 보더라고 이~!


 


현실 - 전어 축제



요새사 눈만 걸어 비씨먼 "눈을 떳다 감았다 허고 꼬랑뎅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전애가 왓어요~! 전~애! 언능 사로 나오시요~!" 허고 마이크로 외고
댕김서 포는 차들이 줄을 성깨 암 때라도 묵고잡은 생각만 나먼 사다 해 묵을
수는 있는디 급헐 직애 말이고 제대로 제맛을 알고 묵을라먼 고상시럽더라도 제 바닥으로
와서 묵어야 제 맛이 난다는 거는 모르는 사람이 없것제!  전애는 가실에 나락이 익어
감서 부텀 제 맛이 나는디 이 달 한달이 최고로 맛날 때고 많이 잡는 철인디 광양시
진월면소재지에 들어서먼 천지 사방에서 전애 꾸 묵는 내금이 깨소금 볶꾸는 거 거튼디
망덕 선창가에 질 갓으로 바다를 찌고 앙거서 늘비허니 횟집들이 들어 서서
옜날 먱키로 우악시럽개 썰어 내는 것이 아니라 보들보들허니 묵기도 좋개 포도 뜨고
뼈꼬시도 썰고 해 주는디 기냥 따라 나오는 거십들도 푸짐허니 채리 중깨
암디나 맘 씌는대로 발질 닫는대로 점 찍고 들어 가서 한접시 묵고 가는 나들이도
해 볼만 허꺼구만요!


근디다가 9월 28일허고 29일에는 전어 축제를 헝깨 색다른 볼거리도 있고 해서
엄청 사람들도 많이 복짝기리고 허는디 사람 찌대는 거시 좋은 사람들은 이
때 마차서 오먼 좋고 건석들이랑 오붓허니 앙거서 초근허니 묵어 볼라먼 그 안에
댕기 가시거나 뒤로 늦차 갖고 댕기 가는 거시 나슬상 시푼디.........!


먼 디서 찾아 오기도 쉬분디 섬진강 휴게소가 있는 동낸깨 뽀짝 젙에 있는 진월
톨게튼가 허는 디서 빠져 나오먼 바로 거그 가기만 헝깨 와 자심서 한 자리에 앙거서
섬진강도 귀경허고 남해
바다도 채리 보고 가실바람 쐬는 재미도 기똥찬디 이녘들만 묵고 가기 뭣허먼 소리허먼
달리가서 한잔 거들아 줄랑깨 기벨허시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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