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사는 촌놈

달밤에 체조하기

농부2 2002. 10. 11. 09:09




가을 밤의 여유!




촌놈만 맛 볼 수 있는 가을 달밤의 잔치!


 


먼디서 반가분 손들이 찾아드는 가실 밤!


낮으로는 안직 대그빡이 따땃해도 해만 떨어지먼 바깥날은 으실으실허고 쌀쌀헌디 그래도 달이 볽긍깨 씨언헌 바람 쐼서 바깥에서
묵는 맛이 좋태서 마당
갓에 와상을 피 놓고 술판을 벌맀는디 사람들이 모치고 신이 나먼 날수록 죽어나는 놈들은 따로 있제!


그동안 나가 쎄가나개 종 노릇 해 감서 조석으로 거돠 믹인 놈들이 인자 밥값을
해야 될 모냥인디 염생이막이랑 달구장터에 들어 가서 젤로 통통헌 놈들을 골라 잡아 갖고
들고 나옴서, "느그들이 가만 봉깨 나 덕을 젤로 많이 본 상 시풍깨 느그들부텀
밥 값을 해사 쓰것다 이~!" 허고 이약을 해도 이 놈들이 가만 자빠티리 놓고 믹일
직애는 암말 않터마는 밥값 허랑깨 되개 싫어라허그마 이~!


"나가 긍깨 애시당초 이약 안 허더냐! 느그들을 너른 집이서 편안허니 믹이
주고
재와 주고는 허는디 언재던지 나가 한본 부를 직애는 그 값을 해사 쓴다고.......!
오늘이 그 날잉깨 암말들 말고 나 허잔대로 모감지 맽기 놔야 헌다 이~!!" 말
허나 안허나 나맘대로제마는 그래도 서운헌 맴이 있씅깨 속으로 이라고 달갬시롱
모감지를 끌고 나오는디.......염생이,
달구새끼들의 몸바친 희생 덕에 술안주는 푸짐허니 맹글아 졌고
은은헌 달빛 아래서 오가는 술잔 속에 정도 넘쳐나는디 어찌 술맛이 나지 않으껀가!


제주도서부터 술한잔 얻어 묵것다고 불원천리를 찾아오신 성님내외랑 이웃 성님
내외가 일찍부텀 저녁을 겸해서 벌린 술판이 밤이 이슥해져서 지리해 질만 헝깨 하매나
하매나 허고 지달리던 새 손들이 딜이 닥친다.



멀리 부산 사는 장원장네 가족들이 목포 큰 집 가는 질에 들맀다 가라고
호출을 해 농깨
느직허니 찾아 드는디 몬춤 자리 잡은 사람들은 반배나 채운 뒹깨 뒤로 나 앉고 새 손들이
자리를 잡고 들앙것는디 먼디서 때도 못 챙기고 오니라고 배가 꼴짝헌 판이라농깨 오지개 맛나라
험서 검어 옇는디 젙에서 술 묵는 사람들은 술 묵고 밥 묵는 사람들은 밥 묵음서
또 다른 술판이 짚어 가는디....!


선선헌 가실 바람이 이보담도 더 좋을 수는 없다 시푼디 모처럼 도시를 떠나서
달밑에 앙거서 저녁 묵는 재미에 어른들은 말 헐 것도 없고 아그들도 재미나라 허는디
도시서만 살던 놈들잉깨 이런 요상시런 자리도 귀경거리가 되것제?



술 묵는 사람들이사 술이 들어 강깨 밤바람이 추버도 추분 줄도 모르고 떠들아 쌓체마는
술 안 묵는 사람들이사 추분 거는 추분 겅깨 도라무깡을 짱그라서 맹근 크댐헌 화로에다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
앙거서 한쪽으로는 잉그락불을 끄내 갖고 적쇠를 걸치 놓고는 입가심으로 알밤도 꾸 묵고 감자도 꾸 묵는디
배는 부르다 쌈서도 손이 놀 여개가 없이 입으로 주 옇는디, '느그들 여그서 하리
묵고 가먼 사흘은 살 뺀다고 뛰사 쓰꺼이다 이~! ^.^ ' 허는 생각이 드는디 야튼
낼 일은 낼 일이고 당장 재미나먼 그만이제 뭐!


밤이 제복 질어 졌는디도 달이 넘어 갈 직애까지 밤이 짚어 가는 줄도 모르고
술독에 빠지다 봉깨 왼내들은 실멍실멍 잔다고 들어 가 뿔고 술 욕심 많은 소나들만
죽을둥 살둥 모르고 술잔을 보듬고 날을 새는구만 이~!



촌에 맨날 백히 살아도 요런 똥폼이나따나 누가 와야 보돕시 잡아 보제 암만
달이 좋고 바람이 좋아도 나 혼차 요러고 자빠졌쓰먼 "저 놈이 미쳤능갑네!"
허는 소리 빽끼 더 듣것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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