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오는
들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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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학동에서 본
백운산 억불봉의 운무
밤새 잠이 안와서 설치다가 새복닭 울 염시나 되 갖고 보돕시 잠이 들었는디 각시가 깨배댄다.
딴 때 겉으먼 좀 더 자빠져 자도 되는디 오늘은 작은 놈이 입학헌 학교에서 시험 치는 날잉깨 일찍 나가야 헌다고
설치 대는디 억지로 눈을 비비고 인날랑깨 눈이 안 떨어 질라는그마!
엊지녁 날이 꾸물해서 그래도 밤 늦개 비설거지를 다 해 놓고 들어 오기를 잘했다 시푼디 느직허니 온다던 비가
새복부텀 꼽꼽허니 추주기 시작허는그마!
아 밥 챙기 믹이서 보내고 낭깨 모처럼 초근허니 봄비님이 오시는디 망구에 헐지서리도 없고 이웃 성수랑 모치서 계란
몇 알 쌂아 갖고 샛거리로 묵고 노작기리다가 대충 정심 때우고 낭깨 짐승들 배 곯고 있는 거시 생각나그마!
비가 올 직애는 나댕기기 뭣헝깨 께으름을 부리다가 때를 넹갔는디 인자 배지도 채우고 했씅깨 야들도 밥을 챙기 믹이야
것다 시퍼서 나성깨 가랑비에 속곳 젖는다더마는 비가 어중간허니 옹깨 비옷 챙기 입기도 뭣허고 우산 챙기 들고 댕기기도 뭣해서 꿉꿉허나따나 비를
맞음시롱 염셍이랑 달구새끼랑 개밥을 각단지개 챙기 주고 있는디 쇠 우는 소리가 난다.
"성님! 난디다~! 어디서 고리수 물 두어통 구헐디 없소?" 뭔 뜽금없는 소리다냐? "볼쑤로 물이 난당가? 안직
산에 안 들어 가껀디? 허기사 야푼 디는 날랑가 모르것능깨 한본 알아 보껑깨 지달리 보게!" 허고 끊코 나서 여그저그 전화를 해 봉깨 "2월
10일이 되야 산에 들어 강깨 아직은 물 없는디 해나 이녁 산에서 받는 사람들은 좀 받아 놨능가 모르것그마!" 헌다.
짐승들 밥 주던 것이 남아서 각시보고 알아 보라고 해 놓고 마무리허고 옹깨 한통은 받아 논 디가 있단대서 가 갖고
한통이나 더 챙기 보기로 허고 오라고 했더니 금새 달리 오는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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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백학동 안에 있는 산동네로 가는 참이고 비도 꼽꼽허니 와서 봄 손님이 솔찬허니 내리 왔쓰꺼다 시퍼서 카메라
챙기 갖고 나서는디 아직질 내 쬠씩 내리던 비가 아짐찮허니 딱 그치 주는디 비 온 디에 질 갓에 낭구마다 달린 물방울들이 보석맹키로 이삐개
달맀고 매화 꽃몽우리가 탱탱 불어 금새라도 터질라 허그마!
지제비라는 동내까지 올라 가서 물을 챙기다 봉깨 고방 안에 숭카 논 물이 두 통이 더 있는디 그건 딴디서 열
말 맞차 주래서 챙기 논거라고 손도 못 대게 허는디 오늘 비가 옹깨 기왕 거그도 못 맞차 주껀디 몬춤 온 사람들이나 맞차 주시요! 허고 각시가
떼자구 써 갖고 보돕시 두 말 챙기서 맞차주고 낭깨 먼 질 온 보람이 있그마!
고리수물 챙기서 차에 엉거 놓고는 여그저그 봄을 찾아 찌웃기리다 봉깨 거문골 논꼬랑에 찬물 받친디 물 속에 새파라니
고개 내밀고 있는 돌미나리가 쑥부제미랑 엉크라져서 살이 통통허니 올라 있는디 어따메! 이거시 뭔 떡이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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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을 제대로 안 챙기 와 농깨 대충 뿌렝이째 건질만 헌거는 건지고 차에 있는 까시개로 대강 훌터 갖고 와서는
따듬아 갖고 미나리는 쌩채로 초무침 맹글고 쑥부제미 무치고 애호박 볶끄고 해 농깨 묵은 배추지랑 궁합도 잘 맞능그마!
아나 어른이나 한 양판에 버물러서 배지껏 검어 옇코 낭깨 백운산 봄을 나 혼차 다 묵는거 겉애서 미안헌 생각이
드는디... 인자 봄비 오고낭깨 봄너물이 지천으로 널맀는디 요새 촌에는 너물 캘 손이 없어서도 아깡걸 묵하 뿔고 망깨 때 지나먼 세서 베리는
건디 아직도 가심에 따신 기가 남아 있고 예전 생각 새록새록 나는 분들은 바람도 씰겸해서 아랫녁 들로 나서 보시시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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