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교육농장 농부네텃밭도서관

청용등 도서관에 오는 봄!

농부2 2004. 3. 26. 19:46
청용등 도서관에 오는 봄!

한참 딴 디 봄 오는 것만 채리보니라 정신도 없었는디, 그래도 인자 매화도 질릴만큼 보고, 봄 꽃들도 볼 만큼 보고 낭깨 인자 백목련이 송두리채 핐다 떨어져도 인자 긍갑다 허는 생각이 드는거 봉깨 봄이 짚어진 상 시푸네!

날도 좋고 주말이 됭깨 누가 와도 몰리 올 거 겉은 디... 이 존 날 존 손들을 기냥 놀리먼 안되것고 진작부터 맘 묵고 있던 일을 하나라도 마무리 해야것다 시푼 생각이 뜽금없이 드는디, 그럴라먼 나가 몬춤 일 단도리를 해 놔야것다 시퍼서 돌 일허는 성님헌티 전화를 옇다!

"성님! 난디다 이~! 뗏짱 좀 구헐 수 있것소?" "엇다 쓸라 긍가?" "어디는 어디라요! 도서관 젙에 아그들 놀 디 좀 맹글라고 근디 우선 한 삼십평 쓸랑깨 쌈직허니 좀 여 주시요!" "그란해도 오늘 물겐이 들어 오기는 허는디 진작에 다 맞차 갖고 오는 건디..." "아따! 금 잘 됬그마! 딴 디사 낼 옇터라도 나가 시방 급헝깨 몬춤 여 조야 쓰것소!" "암튼 차 옹 거 봐서 기벨 허깨...!"

반치나 떼자구를 써 놓고 낭깨 반나잘도 안 되서 "시방 어딨능가? 차가 왔는디...!" "안집으로 들어 오시요! 나 금새 갈랑깨...!" '빨리도 왔네!' 허고 달리 가 봉깨 인자 막 밭에서 캐 온 뗏장을 부라 놓는디 쌩쌩허니 영판 좋크마!

조막만 허개 짱그라 뭉꺼 갖고 온 겅깨 엥간허먼 넙적헌대로 숭구먼 좋은디 글라먼 너무 헤푸고 돈이 많이 등깨 삽가래로 쫒아서 짱그라 갖고 숭구는디 한두 덤벵이가 아니라 농깨 이거시 장난이 아니네~! 아부지가 소 여물이나 썰고 헐 직애 쓰던 작두가 어디 있더라 시퍼서 찾아 봉깨 요새는 써 묵을 일이 없어농깨 창고 구석에서 얌전허니 자고 있는디, 작두를 챙기다가 반트로 짱그라 숭그는디, 어따! 누가 방송을 했다냐? 뭔 일꾼들이 이리 많이 들이 닥친다냐?

실상은 둠벙을 맹금시롱 파 낸 흙으로 밭을 맹글아 놨는디 물 가찬딩깨 채마밭으로나 쓰꺼나 했는디 "어이! 거그 아니먼 남새 숭굴 디가 없어서 거그다가 남새 숭굴라고 긍가? 기냥 잔디나 숭구제! 난중에 나가 여개나먼 라이브라도 해 줄랑깨...!" 허는 딴따라 성님이 있어서, "그러라먼 글제다 뭐!" 허고 답은 했는디 맨날 날만 잡다가 봉깨 삼동 다 보내고 인자 더 넹구먼 여름 되삐리것다 시퍼서 뒤늦개 바빴그마!

정때도 늦은 연에 시작을 했는디 느지막허니 들이 닥친 손들이 하나 둘 거들고 나성깨 눈이 께을제 손은 부지런타고 일도 장난이고 노락질허는 거 맹키로 해도, 뗏장 짱그는 사람은 짱글고, 꼬랑 파는 사람은 꼬랑 파고, 주다 숭구는 사람은 숭구고 허다 봉깨 금새 너르던 바닥에 잔디가 쫙 깔리네!

갓을 잡아 한 줄 숭구고 담상허니 줄을 떼서 숭구는디 잔디값도 장난이 아니고 어중간허니 모지래먼 안됭깨 안으로 감서는 더 담상허니 숭군다고 허는 디도 워낙에 바닥이 너르다 봉깨 다 못 채우고 자리가 남기는 허는디, 쬐끔 모지랜 디는 난중에 방천 떼라도 떠다가 여개 나는대로 채우제 뭐!

사람이 많응깨 뗏일 허는 사람은 뗏일 허고 아짐씨들은 그새 찬거리 장만헌다고 쑥부쟁이를 캔다고 엎짔고, 아그들은 주구들 끼리 모치서 농구헌다고 뛰는 놈들은 뛰고, 책 보는 놈들은 책 보는 재미에 푹 빠졌그마!

해 떨어질 때 쯤 되서 대충 일을 마치고는 때 맞차 순천서 돼지 키우는 동무가 고리수 물 몇 통 보냈다고 까 보내 준 돼지도 한 마리 있것다 난장에다가 숯불 일가 놓고 원 없이 꾸 재끼 농깨 꼴짝헌 판이라 아나 어른이나 오지개 잘 묵는디 참말로 청용등 도서관에도 봄이 제대로 온 상 시푸그마!

딴 디 댕기 보먼 뭐이든지 아그들이 더 어른이고 엔간허먼 아그들 오두고 챙기 믹이니라 어른들은 뒷전에 밀리서 참말로 쑤싯대나 뽈던디 우리집이서는 절대 그런 꼴 못 봉깨 어른들이 몬춤 자시고 사람이 많으먼 아그들 자리를 따로 맹글던지 새새로 찡기서 챙기던지 해야헝깨 아예 주구들은 책이나 보고 엎짔다가 난중에 오너라 해야 나올 줄도 알그마!

인자 둠벙 갓에 숭거 논 수선화랑 창포랑 붓꽃 상사화 꽃무릇들도 제대로 피고, 날 더버지기 전에 잔디밭 갓에 원두막이라도 맹글아 세우고 허먼 아그들이 귀경허고 놀아 감서 책도 보고 허는 자리가 넉넉해 질거고... 글먼 한 놈이라도 더 들것제?

아그들 덱꼬 놀러 와 보시랑깨....!